3월 27일 토요일, 샬럿 퍼킨스 길먼의 <누런벽지>로 토론했습니다. 아직도 5인 이상 모임 금지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화상으로 토론했습니다. 이 작품은 1892년 발표 당시에는 여성의 내면묘사와 섬뜩한 분위기때문에 호평을 받았었지만 거의 주목받지 못하다가 1973년 페미니스트 프레스(The Feminist Press) 출판사에서 재출간한 후 페미니즘 텍스트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페미니즘 텍스트의 목록의 위쪽에 있는데요, 130여년 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어떤 아쉬운 점이 느껴진다는 말씀도 있었고, 당시의 사회상을 고려한다면 벽지를 뜯고, 기절한 남편의 몸을 계속 기어다니게 된 화자의 용기가 대단하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6000자 길이의 작품에 대해 세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다시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토요일 아침, 이 책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다음에는 4월 24일 토요일 권여선 작가의 <아직 멀었다는 말>로 토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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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의 외딴 시골 땅을 배경으로 한 " 누런 벽지"는 한 여성이 우울에서 극도의 위기로의 하강을 보여준다.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제한과 비활동성이 가해지는데 이는 편집증, 엉뚱한 상상, 환각, 그리고 마침내 정신분열로 이어진다. ■ 누런벽지, 샬럿 퍼킨스 길먼 The Yellow WallPaper 2020, 시커뮤니케이션 |
목차
[0-1] 시대적 배경: 19세기 말 미국 사회- 여성의 욕구, 요구 수용 불가
(1) 여성운동 세력의 확장- 1848년 제1회 여성권리회의(Woman’s Rights Convention) , 이후 흑인해방운동으로 강화됨. (2) 과학혁명 과정에서 여성은 소외됨 (3) 여성에 대한 교육의 기회가 증가 - 여성에 대한 교육은 양적으로 증대했으나 질적으로는 빈약함 - 여성 대학교육 기회 증가, 여성 노동력 가치 상승, 과학기술 발전으로 가사노동 시간 감소, 의학 발전으로 출생률과 사망률이 함께 감소 (4) 독립적인 정신과 사회적 성취의 욕구를 지닌 여성들의 좌절감 상승 (5) 당시 미국 사회 내 여성의 히스테리 만연, 이를 다루는 전문의들이 성업을 이룸. (6) 글을 읽을 줄 아는 여성(독자)의 증가, 여성작가의 출현 - 이전과 달리 “직업 작가가 아니라 예술가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 |
[0-2] 작품 해석 방향- 심리/관계/정체성/상호텍스트성/여성의 언어
(1) 직후- 좋은 평가를 받음- 내면 묘사, 섬뜩한 분위기 등. |
[1] 책 읽은 소감
▶ 우화, 비유로 읽는 순간 의미가 전혀 달라졌다.
- 처음에는 진짜 '벽지'얘기로 읽었다. ^^;;
하지만 <동물농장>을 소비에트에 대한 비판으로, 쥐스킨트의 '향수'를 소용돌이 치는 인간의 욕망, 내면을 다룬 이야기로 읽으면 의미가 확 달라졌던 된 것처럼, 두 번째 읽으면서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 또 책에 대한 해설을 보면서 그간에 이루어진 사회변화, 여성해방의 역사를 알게 되어 여성의 현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현대적
현재의 작가가 과거를 배경으로 쓴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 카프카의 <변신>은 모두가 아는데 이 작품은 모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단어 하나하나를 매우 촘촘하게 분석을 해야하는 작품.
- '식민지풍의 저택' , 싼가격( 여성의 노동) , 꼭대기 육아실( 햇빛과 바람은 있으나 창살이 있는)등이 그렇다.
- 남편 존과 '제니'가 화자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변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 읽을 때마다 핵심어가 다른 의미로 느껴진다.
- 계속 변주되는 압축적인 시같은 작품이다.
- (상호) 텍스트성이 강한 작품으로서 '벽지'를 무엇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게 된다.
▶ 지금의 나에게는 이보다는 진취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식자층 여성의 무기력, 수동적인 내용이다. 지금 나와 맞는 목소리는 제3세계, 흑인 여성의 목소리이고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의 모습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이야기'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힘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 지금의 '우리'에게 맞는 '교과서'와 같은 텍스트가 있었으면 한다.
▶ 페미니즘 문학 vs. 여성주의 문학
- 맞다. 이 작품은 중산층 여성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서사'로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고, (말하자면) 독자를 괴롭힌다.
- 이 작품은 페미니즘 문학 목록의 맨 위에 위치하는 작품이다. <목욕탕>, 테레사 학경 차의 작품들도 이런 작품들이다.
- 여성주의 문학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은 '페미니즘 문학' 보다는 다양한 목소리가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 문학에서 여성적 글쓰기를 한 작품을 찾기가 어렵다. 문학+언어- 남성적 로고스가 체화되어 있는 것이 언어이고, 글쓰기도 남성적인 행위이었기 때문이다.
▶ 미쳐가는 여성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관심이 갔다.
- <82년생 김지영>, <채식주의자>에도 여성들이 미쳐가는 모습이 나온다.
- 남성작가가 쓴 미쳐가는 남자가 작품과는 어떻게 다른가 궁금해졌다.
● 남편의 직업이 '의사'로 설정되어 있는것은 이성을 중시하던 당시의 시대상을 상징한다.
● 한편 모든 여성이 문학을 볼 때 과연 '여성적인 관점'으로 볼까?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2] 집, 공간, 유아실 에 대해
그래서 우리는 이 집 꼭대기 층에 있는 아이들 놀이방을 택하게 된 것이다.
이 방은 거의 층 전체를 차지하여 널찍하고 바람이 잘 통하며, 사방을 볼 수 있도록 창문이 있어 공기와 햇빛이 풍성하게 들어온다. 내 판단으로, 이 방은 애초에는 육아방이었던 것 같고 그 다음으로는 놀이와 체육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했던 걸로 보인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 창문에는 온통 철창이 쳐져 있었고, 벽에는 고리며 뭐며 달려 있었으니까. (p.19)
● 육아실에 대한 느낌은?
▶ 결혼으로 협소해진 공간이 출산과 육아 이후 더욱 축소되고 감시까지 당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결혼으로 인해 여성의 공간은 협소해지는데 아이를 낳은 후 육아라는 조건에 갇혀 더욱 축소되는 것을 상징한다.
- 주인곤이 육아방으로 이동한 것은 돌봄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감시서 느껴지고
남자가 정한 시스템에 맞춰져야 한다는 느낌이 든다.
- 여성환자의 상황: 우리가 질병을 더 잘알아야 한다.
7. "노란 벽지"는 남성과 여성을 위한 "영역"이 따로 있다는 생각에 영향을 받았다. 19세기 초중반에는 남성과 여성을 위한 분리된 영역이 있다는 생각이 미국 사회를 지배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여성의 자리는 가정, 즉 "사적 영역"에 있었고, 남성의 자리는 직장, 정부, 경제 분야 즉 "공공 영역"에 있었다. '노란 벽지'에서 길만은 여성을 가정으로 제한하는 잠재적인 재앙적 효과를 보여준다. (출처: www.coursehero.com/lit/The-Yellow-Wallpaper/things-you-didnt-know/)
[3] 그녀의 질병과 증상, 의사의 처방에 대해
개인적으로 나는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 개인적인 생각으론, 재미도 있고 기분전환이 되면서 내 성향에 맞는 일을 한다면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러나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난 한동안 글을 썼다. 그러나 은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나를 정말이지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그렇게 안 하면 심한 반대에 부딪힐 테니 말이다.
난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이거 안 된다, 저거 안 된다 하는 말을 좀 덜 듣고, 사람들과 더 어울리고 그래서 자극을 더 받으면 내 상태가 어땠을까 하는 그런 상상. 그러면 존은 내가 가장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내 상태에 대해 생각하는 거라 말하는데, 솔직히 말해 이런 말이 늘 내 기분을 상하게 한다. (p.11-13)
● 길먼은 출산후 산후우울증을 겪고 이에대한 치료를 받았는데
3년 후에는 거의 발작이 일어날 정도로 악화 되었다.
- 여성에게 안좋은 것만 골라서 하는 치료법 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단절시키는 정신병원의 환경이 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 올리버 색스는 정신병 환자에 대한 기존의 시각에 의문을 제기했었다.
그의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나이>에서 어떤 능력은 모자라지만 다른 능력을 매우 뛰어난 환자들을 소개했었다.
- 또 한 글에서 병원안에서는 거의 움직이지 못하던 환자가 정원에 나와서는 바위를 기어오를 정도로 아무 이상이 없이 움직인 사례가 소개했었다.
- 고립시켜 치료하는 방법이 병을 악화시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올리버 색스가 ) 괌에서 만난 한 여성은 파킨슨병 환자였다. 그런데 이 여성은 식물원에 데려가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바위를 “신속하게” 오르내렸다고 한다.
정원의 치유효과 The Healing Power of Gardens- 정원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적·정서적, 생리학적 · 신경학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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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은 '생각'보다 더 논리적으로 상황을 파악한다.
- (우뇌는) '좌뇌'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분위기'로 상황을 파악한다.
- 몇달 전 눈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 갔었는데 의사는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몇 달 후 다시 갔을 때, 병으로 진단 될 수 있는 '기준치'에 도달했고 그때서야 치료가 시작되었다. (화자는 자신이 병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사인 남편은 병이 없다고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이 발생하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대한 이해
- 가수 선미씨가 경계성 성격장애를 고백했다.
- 감정변화가 심하고 버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상을 보이는데 그 이면에는 내면이 공허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 여성이 압도적 발병율을 보이는 이유는 여성이 자신을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 남자기자가 쓴 기사에는 정체성 문제 여성의 발병율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출처:정신의학신문 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21834
[4] 남편과 아내의 관계 - 당시의 '합리주의'를 표현, 지배의 한 방식
벽지를 바꾸고 나면 그 다음엔 육중한 침대프레임, 그 다음엔 철창 달린 창문, 그 다음엔 계단 앞 문 등등을 줄줄이 바꿔야 할 거라고 그이는 말했다.
“이 집이 당신에게 도움이 된단 걸 당신도 알잖아. 그리고, 진짜로, 여보, 겨우 석 달 임대한 집을 개조하고 싶지는 않아.”라고 그는 말했다.
“그렇담 아래층으로 옮겨요. 거기 방들은 엄청 예쁘잖아요.”라고 나는 말했다.
그러자 그이는 나를 품에 안고는 복덩이 아기 거위라 부르며, 원한다면 지하실에라도 내려가 하얗게 페인트칠도 해주겠노라 말했다. (p.27)
다정한 존! 그는 날 다정하게 사랑해주고, 내가 아픈 걸 싫어한다. 요 전날 난 그와 진심을 담아 합리적인 대화를 나누려 애쓰며, 사촌 헨리와 줄리아네 집에 놀러가는 걸 허락해주길 얼마나 바라는지 말해보려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갈 힘도 없고, 간다 해도 버틸 수 없을 거라 말했다. 그 말에 난 내 자신을 그다지 잘 변호하지 못했다.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울음이 터져버렸으니.
[...]
그러자 다정한 존은 나를 일으켜 와락 끌어안고 위층으로 옮겨 침대에 눕히고는 내 머리가 지칠 때까지 옆에 앉아 책을 읽어주었다.
내가 그의 사랑이고 위안이고 그가 가진 전부라며, 그러니 그를 봐서라도 내 자신을 돌보고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p.49-51)
▶당시의 이성중심, 합리주의가 현실을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보여준다.
▶매우 '잘해주면서' 상대를 관리, '지배' 하기도 한다.
▶ 아내를 아이 대하듯 하는 남편
이따금 난 그게 보기 싫다. 너무 느릿느릿 기어 다니고, 늘 창문으로 들어온다.
존이 잠고 자고 있었기에 깨우기 싫었다. 그래서 난 으스스한 느낌이 들 때까지 물결치는 벽지 위에 비치는 달빛을 숨죽인 채 바라보았다.
뒤에 있는 어렴풋한 형상이 마치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여인처럼 무늬를 뒤흔드는 것처럼 보였다.
난 정말로 벽지가 움직였느니 보려고 조심스레 일어나 벽지를 만져보러 갔고, 내가 침대로 돌아왔을 때 존은 잠에서 깼다.
“꼬마 아가씨, 무슨 일이야?” 그는 말했다. “그렇게 왔다 갔다 하지 마. 그러다 감기 걸린다고.”(p.55-57)
[6] 제인 혹은 제니 - 일정 '역할'만을 수행, 대체가능해짐
▶ 남편 존은 대체할 수 없는 그녀의 상상력 /글/말은 금지하고 대체할 수 있는 대체 가능한 '역할'만을 요구함
▶ '제인'은 제인에어의 제인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제인은 존에게 No를 할 수 있는 '독립적 존재', '자유로운 영혼'으로 당시 여성들에게 인기 있었으나 틀을 깨지 않는 한계로 인해 로체스터를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결국 로체스터를 무너뜨린 것은 바사임.
▶ 부재하는 여주인자리를 메꾸는 여자 집사
- 여자 집사가 오히려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상황은 뮤지컬 레베카가 생각난다.
- 그들은 가부장제의 유지에 기여한다.
▶ 여성캐릭터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비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 그동안 남성 중심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던 것은 아닐런지
* 여주인공은 누구의 눈에 들고 싶어 하는건지
* 못마땅하게 느껴졌던 여성 인물들을 그렇게 느끼는 것이 맞을까? etc
▶ 화자, 벽지, 제인의 관계
[7] 벽지 -이미지/기어다니는 것 /초록/문양
▶ 드라마, 영화로 많이 만들어지는 작품(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영화 9번, 드라마 3번)
- '이미지'를 사용하며 생생하게 그려내며 그 사용법이 매우 현대적이다.
- 채식주의자도 이미지를 잘 사용한 작품
▶ 화자가 '기어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 발로 기어다닌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네발로 긴다는 것은 여성으로서의 본래적 이미지를 캐치한 것
- 여성이 기어다니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제는 새로운 체계에서 허락되는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하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주인공들처럼
▶ '동물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벽지의 문양
- 사회제도 등
▶ 푸름, '초록'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생명성의 획득
▶ 화자는 방밖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방밖으로 나오게 될까?
방을 나온 이후 그녀는 어떻게 될 것인가?
[9] 토론소감
▶ 방=인식을 의미한다면 아직 방에 머무른다는 것은 인식을 점검하고 바꾸고 있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 여성이 꼭 '여성적' 인식을 하는게 아니기에 자신의 인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작품을 통해 여성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 준비해 주신 자료에 감사드린다. 토론에서 다채로운 해석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 화가가 절해 있는 남편을 넘어가는 것에 이른 것은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 여성의 '승리'의 기록으로서 (여성주의의) '출발점'이다.
참고자료
1) www.coursehero.com/lit/The-Yellow-Wallpaper/
2) 길먼 대 미첼, 휴식 치료는 여성 혐오일까? 글 깎는 의사May 14, 2019
thesciencelife.com/archives/3417
이 논리가 여성을 대상으로만 작동했다면 그가 여성 혐오를 보였다고 말해도 그다지 이상하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는 남성에게도 같은 접근 방식을 취했습니다. 그가 남성에게 제시한 것은 서부 치료였어요. 서부 치료가 뭐냐고요? 말 그대로, 당시 미개척지가 많았던 서부로 가서 신체적 활동에 참여하고 대자연에 빠져 지내면 된다는 치료법이었습니다.[5]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를 지치게 한 정신적 업무는 손에서 놓고, ‘남성적’인 활동에 매진해야 했지요. 미첼 자신이 스스로 신경쇠약이라고 진단해 서부 치료를 시행했고, 미국의 ‘국민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1819~1892)이나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1858~1919)에게도 같은 처방을 내렸습니다.
[..] 미첼이 주목했던 것은 성별의 이상적인 모습보다는 휴식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점차 속력을 높여가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지쳐가는 모습을 보고 그에 맞는 처방으로 휴식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한 미첼을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죠.
모임운영: 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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