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토론기록

044.연년세세(황정은/ 12월 12일)

by 책이랑 2020. 12. 13.

 

지난 12월 12일 토요일 아침, 황정은 작가의 <연년세세>를 토론하였습니다.  마침 이번주에  이 작품이 소설가 50명이 올해의 작품으로 꼽았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해서 더욱 기대되는 토론이었습니다.  "순자가 왜 이렇게 많을까"라는 질문에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고 했는데요, 이 책안에는 다음과 같은 총 네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1. <파묘> 이순일이 차녀 한세진과 함께 철원군의 외조부의 묘를 없애는 이야기 ,
2. <하고 싶은 말> 장녀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백화점 판매원 한영진의 이야기 ,
3. <무명> 어릴 적 '순자'라고 불리던 이순일의 피란과 고난, 친구 순자와 얽힌 옛 이야기 
4. <다가오는 것들>  시나리오 작가인 한세진이 북페스티벌 참가를 위해 뉴욕을 방문하며
                         이순일의 이모 '윤부경'의 아들 노먼을 만나는 이야기 

 

작가는 전작인 <디디의 우산>에서 촛불집회의 그 현장에서 이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우리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혁명'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해준바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1946년생 순자씨'인  이순일과 그의 두 딸 한영진 한세진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면서 그 문제의식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작가의 할머니가 '순자'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도 하고, 작가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두명의 '순자'를  인터뷰했다고 합니다. 작가가 나를 '사찰'했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작품속 상황과 개인적 경험이 비슷하다고 하신 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토론하면서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일치하는 정황을 듣고 나머지 사람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황정은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을까요? 
논제는 역대급으로 길어서 16페이지였는데요,  선생님께 이 작품의 문제의식과 예술적인 성취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가지로 감탄하면서 토론에 참여자들이 함께 <무명>에서
이순일씨가 자문하던 질문에 답을 구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 잘 살기. 
그런데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이순일은 생각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바랐다. 끔찍한 일 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랐어. 잘 모르면서 내가 그 꿈을 꾸었다. 잘 모르면서. (<무명>, p.138)"

올해 여성문학 읽기 토론은 이 책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다음번 토론은 2021년 1월 9일이고,
에이드리언 리치의 <더이상 어머니는 없다>로 토론할 예정입니다.

 

연년세세, 황정은 , 창비, 2020
 
일시 : 12.12 (토) 오전8:00 ~ 오전10:30
장소 :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zoom으로 진행했습니다.

 

 여성문학 읽기

남성 중심의 문학사에서 가리워진 여성 작가들의 작품,여성 및 소수자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분야의 도서들을 읽고 토론합니다. 

 

 "울고 실망하고 환멸하고 분노하면서, 다시 말해 사랑하면서." 

 

황정은은 네편의 연작소설을 통해 가족, 사회, 친구, 국가 등 여러 관계 안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겪은 비극과 참사, 크고 작은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어떻게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지를 이순일과 두 딸, 한영진과 한세진, 한세진과 하미영이 나누는 사소한 대화와 평범한 일상을 통해 보여준다.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138면) 빌던 이순일의 바람은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고 서로를 무심한 듯 다독이며 견뎌내는 날들 속에 어쩌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끝내 말하지 못하는 것이 있어도, 뒤늦게 용서받지 못해도, 사람들을 실망시켜도, 삶은 바쁘게 지나간다. “울고 실망하고 환멸하고 분노하면서, 다시 말해 사랑하면서.”(182면) 현재를 있게 하는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를 있게 하는 현재를 만들어가는 우리에게 『연년세세年年歲歲』는 영원히 기억될, 꼭 필요한 이야기로 남아 지금, 여기의 삶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다.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

 

1. 가족, 사회, 친구, 국가 등 여러 관계 안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세계에 대한 질문이 담긴 이 책에 대한 소감
2. 이순일 혹은 순자
3. 어머니와 딸
   1) 이순일과 한영진  2) 이순일과 한세진  3) 하미영과 어머니
*주디스 버틀러의 윤리적 폭력 개념
4. ‘더러운 거짓말'에 대해
5.  한영진과-한세진 
6.  인물들
  1) 한상언
  2) 한만수
  3) 김원상
  4) 하미영
7.  안나와 노먼
8.  Zero Ground와 - 안산생명문화공원
9.  소나무와 아까시 나무

 

모임운영: 이승은

  

  •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 박사 (독일여성문학 전공)   
  •  (前) 서강대학교 독문과 강사.   
  •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문학 담당 교수.   
  •  (前) 김포대학교 국제교류처 한국어과정 강사.  
  •  한겨레문화센터 <Herstory: 여성문학 북클럽> 강사.   
  •  <페미니즘 함께 읽기> <Herstory 여성문학 북클럽> 모임 운영.(숭례문학당)   
  •  (前) 청소년 대상 <책을 통해 자라는 아이들> 독서토론 강사.   
  • 우장산숲속도서관 <페미니즘 함께 읽기> 강사.   
  • 우장산숲속도서관<재난과 불안의 시대, 인문학으로 치유하다> 토론 강사  
  • <여성문학 읽기> 토론 모임(현재 7기) 운영중~
  • 출간 작품   
    『아버지의 덫』, 『공모자들』,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등 다수의 번역서 출간.   
    『글쓰기로 나를 찾다』 공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