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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서면으로 했던 많은 인터뷰에 따르면 저자 엘레나 페란테는 나폴리에서 자랐고, 고전문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리뷰어들은 이 작품이 신화와 고전을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설명한다. 나폴리4부작은 신화와 고전과 연관짓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내용이 아주 풍부하다. 그러나 관련 신화들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그 이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가 들어왔던 신화와 고전이 남자-영웅 중심이고 그의 해석방법도 같은 관점이었다고 한다면 엘레나 페란테는 1. 나폴리에서 자란 2. 고전문학을 전공한 3. 여성으로서 고전과 신화를 새롭게 재해석한다. 그동안 읽었던 내용 중에 가장 관련이 깊다고 생각되는 것은 ①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드>와 ②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신화이다.
1.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1) <아이네이스>의 내용
<아이네이스>는 로마제국의 건국신화이다. 로마는 기원전 753년에 로물루스(Romulus)에 의해 건국되었지만 왕정과 공화정을 거치고, 아우구스투스가 로마 최초의 황제가 될 때까지도 '신성한 역사의 뿌리', 건국신화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초대 황제가 된 아우구스투스는 시인인 베르길리우스에게 로마의 건국신화를 써줄 것을 요구했나 보다.
베르길리우스는 로마의 기원을 트로이 전쟁의 패장인 아이네아스에서 찾았다. 그가 쓴 <아이네이스>는 크게 두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1) 1-6권까지는 트로이 멸망 이후,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 방랑하는 아이네아스 일행들의 이야기이고
2) 7-12권의 부분은 이탈리아에 도착 후, 이탈리아인들과의 전쟁에서의 승리 후, 로마에 새로운 트로이를 세운다.
당시 로마는 시민 전쟁의 투쟁 이후 공화정을 폐지하고 새로운 로마 제국을 건설했는데 건국신화를 마련함으로써, 이를 정당화시키고자 했다.
2) 나폴리 4부작과 <아이네이스>
1권과 2권에서, 릴라와 레누는 아이네이스 4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1,2,3 권에서 트로이 패망후 아이네아스와 그 일행들이 방랑을 하는 내용이 이어지다가, 4권에서 아이네아스는 디도가 다스리는 카르타고에 도착한다. 비너스의 개입에 의해 아이네아스와 디도는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지 불과 50여일 만에 아이네아스는 자신에게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할 '막중한 '임무'가 맡겨져 있다고 말하면서 떠난다. 아이네아스가 떠난 후 디도는 실연의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한다.
여성적이고 여성화적인 amor ( "사랑")는 남성의 노동 영역 ( "일")을 손상 시킨다는 것이 이제까지 우리가 들어왔던 해석이라면, 릴라는 여기서 사랑과 노동의 가중치를 바꾼다. 사랑이 없으면, 도시가 다 무슨 소용인가, 릴라는 "사랑이 없을 때 그 도시는 황폐화 된다"고 말한다.
3) 나폴리 건설 신화-파르테노페 신화- 사랑의 도시
한 리뷰어는 나폴리는 릴라와 레누와 같은 비중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도 할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폴리는 두 주인공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모든 도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런데 릴라는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도시에 사랑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라고 한다. 나폴리 건설신화인 파르테노페(그리스 말로 "처녀"라는 뜻) 신화에 따르면 나폴리는 사랑을 위한, 사랑을 위한, 사랑의 도시이다.
나폴리는 기원전 8세기에 그리스인들에 의해 세워졌다고한다. 파르테노페 신화에는 세가지 버전이 있는데 첫번째는 ① 사이렌으로 변한 파르테노페가 근처를 지나가고 있는 율리시스를 유혹했으나 그에 응하지 않아 상심해서 바다에 빠져 죽었고 그녀의 머리는 카포디몬테의 언덕이 되었고, 꼬리가 포실리포의 언덕이 되었다는 설이고 두번째는② 소녀인 파르테노페가 아테네의 영웅시모네와 나폴리로 도망쳐 와서 12명의 아들, 딸을 낳고, 아직까지도 나폴리에 살고 있다는 설이며 (보기 드문 해피엔딩 스토리다) ③ 나폴리 연안에 살던 인어인 파르테노페가 켄타우르스 청년 베수비오와 사랑에 빠졌는데, 이를 허락하지 않은 제우스가 청년 베수비오를 화산으로 변하게 만들었다는 설이다. 이야기의 내용은 다르지만 새로 세운 도시, new/city인 나/폴리는 사랑을 위해, 사랑에 의해 세워진 사랑의 도시라는 것이 공통된 내용이라고 하겠다.
https://booksreview.tistory.com/1390
4) 버림받는 여자
'버림받은 여자'는 엘레나 페란테의 작품에 주요한 주제로 <아이네이스>에서 버림받는 여자의 대표가 디도라면 나폴리 4부작에서 버림받은 여자의 대표는 '멜리나'이다. 레누에 의해 묘소되는 릴라는 다른 사람에 대해 무관심한 것처럼 그려지지만 릴라가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드러내 놓고 관심을 가지는 대상은 바로 철도원 도나토 사라토레에게 버림 받은 멜리나이다. (다른 사람은 모두 니나라고 부르지만 레누는 리나를 릴라lila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부를때 멜리나melina와 릴라의 이름은 더 비슷해진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멜리나에게 동정의 표시를 하고, 아다가 어머니를 외치며 달려가고, 스테파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모든 일이 해결되어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아다를 뒤따라가는데 릴라만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멀찌감치 서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릴라는 멜리나의 딱한 모습에 감정이 북받쳐 오른 것 같았다. 델리나는 지저분한 모습으로 창백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물에 흠뻑것은 얇디얇은 옷은 진흙투성이였다. 삐쩍 마른 몸매를 옷 아래로 드러낸 상태로 친구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힘없는 몸짓으로 인사를했다. 릴라는 이 모습에 상처받고 풀이 죽어 있었다. 멜리나의 혼란을 자신이 직접 느끼는 것 같았다. 나는 릴라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보였지만 릴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멜리나를 아다에게 넘겨주고 릴라를 찾았다. 올리비에로 선생님 일과 안토니오가 내게 던진 독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릴라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p.130 )
새로운 도시를 세우기 위해서 떠났지만 그들이 세운 세상은 여자들의 한숨위에 지어졌다. 새로운 도시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일으키는 전쟁과 폭력으로 세상에는 슬픔이 더 늘어났다. 새로운 도시를 만든 결과가 그런 거라면, 새로운 도시라는게 무슨 소용이지? 라고 하는 릴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5)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나폴리 4부작을= '엘레나 페란테가 다시 쓴 <아이네이스>' 라고 한다면 누가 디도이고 누가 아이네이스 일까? 레누의 두 딸들의 이름인 Dede와 Elisa는 Dido의 다른 이름이라고 하지만 떠나간 자는 아이네아스 -레누이고, 머무른 자는 디도 릴라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레누는 지옥같은 고향을 떠나 피사로 갔다. 하지만 어떤 리뷰어는 피사도 레누에게 천국은 아니었고, '천국'으로의 상승을 준비하는 연옥쯤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레누는 공부를 사다리로 해서 지옥같은 고향을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레누의 '여성적' 에너지가 말라갔다.
6) 아이네이스 6-애도의 들판
이웃들은 릴라의 보살핌 아래 번창한다. 디도가 카트타고를 번성하게 만든 것 처럼 릴라가 관여하는 모든 사업은 스테파노의 식료품에서부터 엔조와의 컴퓨터 사업에 이르기까지 번창한다. 아이네아스가 디도를 버렸을 때 디도가 깊은 분노에 잠겼던 것처럼 4살박이 딸 티나가 사라지자 릴라는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긴다. 릴라의 마음은 "지옥"이 되고, 그려는 동네 거리를 배회하는 쓰레기로 변한다. 릴라의 슬픔은 고향동네를 모르닝의 밭으로 바꾸고 고향동네는 디도가 머무는 지하세계가 된다. http://hsalbert.blogspot.com/2009/02/publius-vergilius-maro.html
7) 불태워지는 작품, 서사시의 저자
베르길리우스는 이 작품의 마지막 손질에 전념하기 위하여 생의 끝 해인 기원전 19년 그리스와 소아시아 답사길에 올랐다. 그리스 메가라 근처에서 열병을 얻은 후 이탈리아의 브룬디시움까지 건너왔으나 병이 악화하여 그곳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베르길리우스는 자신의 시적 재능에 자신이 없었는지, 아니면 완벽주의자였는지 그는 친구인 마리우스에게 만약 귀국하기 전에 자신이 죽게 되면 『아이네이스』를 불태워 없애버리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사후 아우구스투스의 명령으로 바리우스와 툭카(Plotius Tucca)가 초고를 정리하여 책으로 간행되면서 이 대작은 불타지 않고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불태우기를 원했다는 대목에서 베르길리우스와 릴라가 겹쳐보이기도 하고, 60년간의 두여성의 인생을 '서사시적'으로 서술했다는 점에서 작품속에서는 레누가 작품외적으로는 나폴리4부작의 저자인 페란테가 베르길리우스와 겹쳐보인다.
8) 엘레나 페란테: 반서사(시)의 거장
<아이네이스>의 전반부는 영웅적인 주인공이 방랑한다는 내용으로 호머의 오딧세이와 유사하고 후반부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아킬레스적인 힘을 발휘해서 전쟁을 한다는 내용으로 일리아드와 유사하다.
<나폴리4부작은>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라는 형식에서 아이네이스의 주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도 작품의 촛점을 '새로운 도시'가 아닌 그 도시에서 살아간 ① 두 여성의 ②'삶'에 맞추었다는 점에서 보면, 아이네이스의 세계관을 부정하고 해체한다고 할 수 있다.
"엘리나 페런테의 소설은 궁극적으로 남성적 형태를 취하지 않는다. 그들은 남성적 형태를 거부하는 것에서 비형식적인 형식을 가져온다. 그녀의 산문은 소설로서, 서사시가 아니다. 평생 동안 여성적인 우정을 유지해 온 나폴리 4부작은 무기와 남성에 관한 폭력적인 노래(서사시)와는 정반대이다."
https://f-reading.tistory.com/215
2.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1) 신화의 내용
릴라는 레누와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레누의 인형 티나를 돈아킬레의 집 지하에 던진다. 인형과 인형의 주인은 심리적으로 딸-엄마 관계가 된다고 한다. 지하에 던져진 인형= 지하에 던져진 딸이라고 한다면 이 일화에는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신화가 배경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데메테르(Demeter)는 대지의 여신으로 농업 · 풍요 · 생식을 담당하는 여신이다. 그런데 지하의 신 하데스는 꽃을 따고 있던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에게 반해서 그녀를 (Persephone)를 납치한다. 딸을 찾아 헤매던 데메테르는 지상 어느 곡물도 열매맺지 못하게 했고, 제우스에게 항의하자 제우스는 형인 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를 놓아주라고 한다. 그런데 하데스는 명계에서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는 점을 이용해서 페르세포네에게 석류를 권하여 먹게 한다. 결국 데메테르는 일 년의 삼분의 일만 딸과 지내게 되었고 헤어져 있는 기간을 겨울이라고 불렀다. 이로써 데메테르는 사계절의 변화를 확립하고 엘뤼시스 제전을 시작하였다.http://yellow.kr/blog/?p=1704
- 데메테르는 자신의 딸의 운명이 자기를 제외하고 제우스와 하데스의 손에 맡겨져 있는 것에 분노한다. 이는 고대여인들 뿐만 아니라 지금 여성들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다.
- 릴라는 레누의 인형 티나를 지하실에 던지는데 이후 50년동안 계속되는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의 시작이다.
- 레누는 인형을 잃어버린 후 페르세포네를 잃어버린 데메테르처럼 심하게 앓는다.
2) 지하실, 터널, 동굴
① 여성들이 살아온 세계- social underworld
여성들은 공식적인 자리에 나오지 못하고, 일상이 제한되었다. 말 그대로 여성들은 social underworld에서 살아왔다.
- 돈아킬레의 지하실 외에도 마을입구의 터널, 지하 등, 릴라와 레누의 인생에서 지하세계, 캄캄한 방, 동굴 등의 이미지는 반복된다.
니노를 기다리며 자기가 동굴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레누
시간은 더디게 흘러갔다.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이 동굴 속에서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바깥에서는 소년소녀들이 대학이라 불리는 미지의 장소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어차피 나는 절대로 갈 수 없는 곳이겠지만, 니노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벌써 이스키아에 공부하러 가버린 걸까. 니노가 내게 준 잡지와 그의 기사를 시험 준비라도 하듯이 꼼꼼하게 공부해두었는데, 내게 글에 대해서 물어보러 오기는 할까. 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내가 감정 표현에 너무 소극적이었던 걸까. 내가 자기를 먼저 찾기를 바라기 때문에 일부러 나를 찾아오지 않는 걸까 알폰스를 통해 마리사와 연락해 오빠에 대해서 물어야 하나. 하지만 무슨 핑계로, 니노에개는 이미 여자친구 나디아가 있다. 그런 마당에 그의 누이동생에게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묻는 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② 지하= 전후의 나폴리의 사회상황
③ 지하=나폴리의 '지하'경제
- 돈아킬레는 나폴리 지역의 마피아인 카모라의 일원으로 고리대금업등의 '지하'경제에서 활동한다.
3) 하강
- 릴라와 레누가 돈 아킬레의 지하실에 내려간 일화는 두 주인공이 여성을 괴롭히고 있는 괴물과 맞서는 것을 의미한다.
- 지하에 내려가 인형을 찾지 못하자 돈 아킬레에게 돈을 요구하고 그에게 받은 돈으로 작은 아씨들을 구입했기에 이 일화는 '저자의 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4) 상승
- 상승의 이미지는 '계급'을 의미할 때가 많다.
- 돈아킬레의 집에 찾아가는 것, 갈리아니 선생님집에 찾아 가는 것 등
3. '돈 아킬레'라는 이름
- 1권에서 릴라가 사라졌다는 내용의 프롤로그가 끝나고 시작되는 이야기는 '돈 아킬레 이야기'이다. 작품에는 그리스 고전, 신화의 흔적이 매우 많은데 아킬레의 이름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아킬레우스를 생각나게 한다.
- 아킬레스는 전쟁과 경쟁의 세계,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에너지를 상징한다. 가장 짧게 말한다면 나폴리4부작은 '아킬레스적 에너지에 맞서는 어린 두 소녀의 모험과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동독의 작가 크리스타 볼프가 신화 다시쓰기를 한 <카산드라>에서는, 아킬레우스는 숭고한 목적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겁쟁이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악귀처럼 싸우고, 사실은 동성애자이지만 보통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여자를 쫓아다니고, 자신이 죽인 펜테실레이아의 시체를 능욕한다. 그런 아킬레우스를 보며 카산드라는 그 같은 자가 절대 우리 거리를 돌아다니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시간이 가면서 트로이 역시 그리스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4. '엘레나 그레코'라는 이름
- "Elena Greco"는 문자 그대로 Helen of Greek의 헬렌 (Helen of Troy)라는 뜻
- 그러나 메넬라오스의 아내였던 헬렌을 트로이의 파리스가 납치해 간 후 메넬라오스의 형인 아가멤논왕과 아킬레우스가 이끄는 그리스 연합군이 헥토르와 파리스가 주축인 트로이군과 벌인 10간의 전쟁사를 다룬 것이 '일리아드'이다.
- 그러나 '그리스의 헬렌'이 아닌 헬렌은 '트로이의 헬렌'이라는 말이 더 익숙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트로이전쟁에서 남자들은 전쟁에 열중할 뿐 헬렌은 뒷전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그리스 서사시에는 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그리스의 서사시들은 베르길리우스가 지은 것과 같은 국가의 형성에 대한 젠더적인 우화는 아니다. 그리스 서사시의 중심은 디도에 대한 불타는 열정과 국가에 대한 충실한 집행 사이의 선택이 아니다. 만일 트로이의 헬렌의 아름다움이 수천척의 배를 항해하게 한 것이라고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그 전쟁은 헬렌에 관한 것이 아니라 남성의 명예에 관한 것이다. 그리스인이 헬렌을 도둑맞았다면, 그녀를 되찾기 위해 그들은 트로이에서 전쟁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특별히 그녀를 사랑한 사람이 없었기에 그녀는 2차적인 존재였다. 일리아스의 명백한 주제는 아킬레스의 분노인데 아킬레스는 헬렌에 대해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아킬레스는 그녀말고, 다른 할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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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누의 풀네임을 보면 페란테가 서사 시적 전통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Elena Greco"는 말 그대로"그리스의 헬렌Helen the Greco"이라는 뜻이다. 이는 아름다움을 지닌 트로이의 헬렌이 수천척의 배가 띄워지기 전에 그리스 가문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트로이는 그녀가 납치된 장소였다. 만약 그녀가 트로이의 헬렌이 되었다면, 그녀가 그녀의 이름과 함께 자신의 신분을 빼앗기고 자기를 강간한 트로이인에게 내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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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 외의 관련 신화
1) 아리아드네 Ariadene
- 레누는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동굴에 갇혀 있다고도 말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 수단, '실'을 찾기 어렵다는 서술을 할 때가 있다. 저자는 두주인공을 나폴리, 남성위주의 질서라는 미로에서 빠져나가기를 원하는 아리아드네로 설정하고 있다.
- 아리아드네는 미노스 왕의 딸로서, 아테네 왕의 아들인 테세우스에게 반했다. 테세우스에게 실뭉치를 건네주어 아버지가 미노타우루스를 가둬놓은 미로에서 길을 찾게 했다.
그에 대한 대가로 자신과 결혼해줄 것을 부탁하고 테세우스도 승낙했다. 그런데 미노타우루스 퇴치에 성공한 후 테세우스와 함께 도망쳤는데, 낙소스 섬 에서 잠깐 쉬다가
① 테세우스가 그만 깜빡하고 놓고 가버렸다는 설,
②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아테나의 신탁으로 그녀를 놓고갔다는 설,
③ 혹은 그녀에게 반한 디오니소스가 테세우스에게 명령해서 놓고가라고 했다는 설이 존재한다.
다음의 행적은 대체로 알려진 상심한 그녀를 위로해준 디오니소스와 결혼했다는 것. 이때 디오니소스가 그녀에게 결혼 선물로 선물한 왕관이 왕관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디오니소스의 자식을 12명 정도 낳았다고 한다. (출처:나무위키)
2) 아스클레피오스 Asclepius
- 의학과 치료의 신. 뱀이 변신하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 릴라가 여러가지 성격을 발휘하고, 구두제작자, 공장노동자, 컴퓨터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뱀의 허물벗기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3) 여자 예언자 Cassandra, Cumaean Sibly
레누의 딸인 임마콜라타는 레누에게 "엄마의 책은 리나이모처럼 미래를 볼 수 없잖아."라고 말한다.
" As Lenù’s daughter says to her: ‘you write books but you can’t see the future the way Aunt Lina does."
4) 키클롭스
- 릴라와 레누가 해체한 결혼사진에 릴라의 얼굴은 형제가 사라지고 눈만 하나 남았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의 외눈박이 괴물인 키클롭스가 연상된다.
- 릴라는 상징적인 수준에서 남성의 폭력에 의해 파괴된 몸을 해체하고 '행복한 아내'라는 이미지를 파괴했으며 스스로 자기존재를 지움으로서 수동적인 존재로서의 자신을 부정한다.
신부복을 입은 릴라의 육체는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조각조각 잘려 있었다. 머리가 대부분 자취를 감췄고 복부도 마찬가지였다. 남아 있는 부분이라고는 한쪽 눈과 턱을 괴고 있는 손, 찬란한 얼룩처럼 보이는 입, 대각선으로 잘린 가슴, 포개어진 다리 선과 구두 정도였다. (2권. p.1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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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verno - 아베르누스
1. 아르베 누스는 릴라와 니노가 도망갔던 화산지구인 캄피프레리지역인 나폴리 서쪽에 있는 호수 이름이며
2. 버질(Virgil)의 아이네이드(Aeneid)에서 나오는 지하세계의 입구의 이름이다.
출처: Elena Ferrante as the Classics , Tom Geue)
6. 인형
1) 인형 = 주체성을 박탈당한 존재
- 여성성,가부장제에서 여성에게 요구하는 역할을 상징.(fr)
- 임신의 시기는 여성이 '인형'이 되는 시기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임신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했다. 사내들이 우리몸속에 자신의 물건을 쑤셔 넣으면 우리 몸은 살아 있는 인형을 담은 고깃덩어리로 된 상자로 전락한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p.151)
2) 인형 = 고유한 주체성이 없어진 존재
- 첫날밤의 스테파노
3) 인형 = 엄마/딸/친구 관계의 상징
- 문학에서는 여성간 엄마-딸간의 비극적 관계를 서술할 때 제시된다
4) 인형의 분실 = 인형에 투사했던 자신의 주체성의 상실
5) 인형의 분실 = 딸의 상실
- 인형은 소녀가 엄마로서의 역할을 연습해 보는 물건으로 인형의 상실= 딸의상실
- 인형 소유주는 심리적으로 인형에게 엄마- 딸 관계를 설정한다.
- 레누는 인형을 잃어버린 후 페르세포네를 잃어버린 데메테르처럼 심하게 앓게 된다.
6) 인형의 반환 = 친구를 되찾음
7) 인형의 반환 = 페르세포네의 귀환 = 모녀의 상봉
8) 침묵 + 인형의 반환 = 대상화 되는 것에 대한 거부
- 아이네이스 4에서 디도는 침묵을 택하여 베르길리우스를 당황하게 만든다. 지하 세계에 간 그녀의 침묵함으로써 그녀는 자신을 명확한 서술의 대상이 아닌 불가해한 존재로 만든다.
- 릴라의 침묵은 자신이 다른 사람의 권위에 의한 통제의 대상이 되는 '살아 있는 물건'이 되는 것헤 대한 거부를 의미한다.
- 작가 페란테의 알려지지 않으려는 욕망과 유사하다.
"우리는 각자가 우리에게 맞는 대로 내레이션을 한다"
9) 통과의례- 고대 그리스의 컬트 의식
출처: 현대 문화에 나타난 지하세계에 관한 신화: 뒤돌아 보는 시선
<Myths of the Underworld in Contemporary Culture: The Backward Gaze>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타난 지하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주제가 20, 21세기의 픽션에서 어떻게 변형되어 사용되었는지를 탐색한다. 앞부분에 호머, 아리스토파네스, 베르길, 오비드 등 고대 작가들이 신화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개괄해서 설명한한 후, 엘레나 페란테, 살만 루시디, 닐 게이먼, A. Byatt, 토니 모리슨, 앤 패쳇과 같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오디세우스, 아이네아스, 오르페우스, 페르세포네아가 하데스로 가는 여행의 서사가 회적 주변부와, 타자성, 포스트모던적 반항 , 여성작가의 지위에 대한 문학적 규범과 문학적 규범에서 여성 작가의 지위, 그리고 난민, 망명자, 그리고 디아스포러 인구가 견뎌낸 탈주를 표현하는데 어떻게 쓰였는지를 설명한다.
- 데메테르/아르키메테스 신전에서 인형을 던지는 행위는 소녀가 사춘기에 가까워지면 행하는 통과의례였다.
- 고대 그리스어로 인형은 kore임 KORE/Persephone 와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nymphe는 bride라는 뜻인데, 페르세포네의 역할을 의미한다.
- 여성의 무덤에 같이 묻힌 인형들 때문에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옴(이태리 무덤 유적에서 흔히 볼 수 있슴)
- 죽음과의 연관성은 여전함
- 여자어린이 유괴 괴물 femail child-snathcing deomn
- 고대 그리스에서 소녀들은 사춘기가 가까워지면 통과 의례로 데메테르의 신전에 인형을 바침
a girl(kora) dedicates her girls(tas koras) ot a girl(korai)
- 그리스 여성들은 결혼전에 아르테미스 신전에도 인형을 바침
- 이탈리아 서쪽의 그리스 정착지인 Locri에서는 어린 소녀들이 통과의례로 Grotto Caruso에 있는 페르세포네의 신전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의식을 한다.
- 신전 유적에서 봉헌된 수많은 관절인형들이 발견됨
7. 마가목관련 신화
- 1권에서 엔쵸는 리나에게 마가목열매로 만든 화관을 선물한다.
① 북유럽 마가목의 신화 - 함께 있으면 안심
- 꽃말 “함께 있으면 안심”이라는 꽃말도 이 신화에서 유래한다. 강하고 늠름한 벼락의 신은 언제나 농부들의 편이지만 한번 화가 나면 벼락을 내던져 어떤 것이라도 단번에 쓸어버렸다. 그런 벼락의 신이 큰 홍수에 떠 밀려가게 되었는데 이때 죽을 힘을 다해 붙잡고 있었던 나무가 바로 마가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벼락의 신은 마가목 덕분에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 같은 신화 때문에 스웨덴에서는 배를 만들 때 반드시 마가목 나무판 하나를 사용한다고 한다. 마가목은 불에 강하다는 뜻으로 7번 불을 지펴도 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출처: 새싹이 힘차게 솟아나는 강정제, 마가목[馬牙木] 2019.11.17
https://koya-culture.com/mobile/article.html?no=121560
② 다프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무 요정 페네이오스의 딸이다.
아폴론이 에로스의 활솜씨를 놀리자 (에로스는 아폴론의 노래를 싫어했다고도 한다) 에로스는 아폴론에게 화살을 쏘아 다프네와 사랑에 빠지게 했다. 아폴론은 에로스가 쏜 사랑의 화살을 맞고 강의 신 페네오스의 딸인 다프네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그리하여 다프네에게 구혼했지만 다프네는 에로스가 쏜 증오의 화살을 맞았기 때문에 아폴론을 보자마자 기겁하며 달아났다. 아폴론은 다프네를 쫓아다녔고, 아무리 달래봐도 소용이 없자 하는 수 없이 아폴론은 숲을 헤치며 다프네를 끝까지 뒤쫓아가 막 안으려할 때, 다프네가 더이상 도망칠 길이 없자 아버지 페네이오스에게 자기를 구해 달라고 소리쳤다. 페네이오스는 다프네의 몸을 월계수로 변하게 했다. 그렇게 해서 다프네는 월계수로 변하여 아폴론으로부터 구해지게 되었다.
8. 제우스- 이오의 신화- 릴라와 니노의 사랑의 도피
"리나, 내 말 똑똑히 들어. 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돌아가서 구두를 팔든 햄을 팔든 마음대로 해. 하지만 부탁이니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루려고 애쓰다가 나까지 망가뜨리지는 말아줘."
그날은 동거가 시작된 지 정확히 23일째 되는 날이었다. 신들은 다른 이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서로를 탐할 수 있도록 23일동안 이들을 구름 속에 숨겨주었다. 릴라는 니노의 말에 깊은 상처를 받고 말했다.
"꺼져버려."
<캄피 플레그레이는 구름이 뭉게 뭉게 피어나는 화산지대>
※ 그리스 로마 신화에 제우스- 이오의 신화
이오는 헤라를 섬기는 사제이자 당시 아르고스의 왕이었던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이었는데, 어느 날 제우스가 이오를 보고 눈독을 들이게 된다.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 구름으로 자신과 이오를 감싸고(혹은 구름 그 자체로 변신해서) 애정 행각을 벌인다. 제우스를 찾던 헤라는 구름을 이상하게 여기고 현장에 나타난다.(다급해진 제우스는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켜버렸다. 눈치 100단 헤라가 암소를 달라고 하자 제우스는 마지못해 넘겨주고, 헤라는 100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에게 이오의 감시를 맡겨 어디 도망 못 가게 감시시킨다. 아버지 이나코스와 가족들이 이오를 찾으러 오자 소가 된 이오는 발굽으로 자신의 이름을 써서 자신을 알렸지만, 이오의 가족들은 그걸 본 아르고스에게 쳐맞고 쫓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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