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작은 아씨들
자매애 sisterhood와 저자의 탄생을 상징한다.
2. <인간 불평등 기원론> - 불평등 문제
▶불평등에는 고약한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나는 드디어 깨달았다. 그것은 내면 깊은 곳에서 작용하며 금전적인 문제를 초월하는 것이다. 식료품점과 구두공장과 구둣가게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는 우리의 출생 배경을 숨기지는 못한다. 릴라가 계산대 서랍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꺼낸다 해도, 그 액수가 3백만 리라가 되었든 5백만 리라가 되었든 돈으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p.170
인간 불평등 기원론 -
장 자크 루소 지음, 이재형 옮김/문예출판사
인간의 불평등은 어디에서 기원했는가?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읽기 전에〉, 〈요약〉, 〈루소의 세계〉, 〈루소의 주요 개념〉
4가지 풍부한 해설로 더 쉽고 깊이 읽는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불평등의 기원이 무엇이며, 불평등이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라는 질문에 루소가 내놓은 답이다. 루소는 자연 상태와 사회 상태를 구별해 사회 상태가 만들어내는 불평등에 주목한다. 루소가 사회에 대해 가하는 가장 큰 비판은 사회가 인간 간에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며, 그에 따르면 이것은 가장 큰 악이다. 즉 그것은 인간을 노예로 바꿔버리는 것이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의 마지막 부분에서 전제주의는 “불평등의 마지막 단계”로 소개된다. 그런데 루소는 자유를 인간이 향유할 수는 있지만, 그 누구도 처분하거나 그에게서 빼앗을 권리는 없는 자연의 선물로 정의한다. 사회는 인간을 자존심, 타인들, 재산 등의 노예로 만듦으로써 큰 잘못을 저지른다. 기존의 법과 정치제도가 불평등을 합법화한다는 루소의 주장을 담은 이 책은 프랑스혁명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출간된 지 2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필독서로 평가받고 있는 고전이다.
문예출판사에서는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새롭게 번역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읽기 전에〉, 〈요약〉, 〈루소의 세계〉, 〈루소의 주요 개념〉 등과 같은 해설을 추가했다. 이러한 해설을 통해 독자가 《인간 불평등 기원론》뿐 아니라 루소 사상 체계의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니노는 내게 진정 경탄하는 듯한 시선을 던지면서 말했다.
"맞아. 내 생각이 바로 그래."
나는 너무 기뻤다. 나는 니노의 칭찬에 고무되어 루소의 책과 갈리아니 선생님이 강요해서 읽은 책 내용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개 성과 보편성의 균형을 찾는 법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3. <'국가'라는 아이디어>- 국가에 대해 - 페데리코 샤보
페데리코 샤보의 책을 읽어봤어?"
샤보의 이름을 꺼낸 것은 얼마 전 몇 페이지 정도 읽기 시작한 국가의 개념에 대한 책의 저자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도 그 작가에대해서 특별히 아는 바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학교에서 자기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아는 척하는 방법을 너무 잘 배워오지 않았던가,
니노는 대화를 나누다가 이때에만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나는 페데리코 샤보가 누군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짜릿한 만족감. 짧게나마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니노에게 저자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려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신의 박식함을 강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니노의 강점이자 약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니노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느낄 때 자기 힘을 얻었고 할 말이 없을 때 기운을 잃었다. 그때도 니노는 금세 표정이 어투워지더니 내 말을 가로막았다. 대화의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 기방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방의 중요성을 인정받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주의, 지역 경제를 배탕으로 한 계획 경제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하나같이 이때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용어들이었다. 그래서 페데리코 샤보 따위는 내버려두고 니노가 대화를 이끌어가도록 했다.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다. 그의 얼굴에 나타나는 열정을 보는 것이 좋았다. 흥분을 하면 니노의 눈빛에는 생기가 넘쳤다.
Federico Chabod 사학자
이탈리아 역사가이자 정치가
1901년 2월 23일, 이탈리아 아오스타출생
1960년 7월 14일, 이탈리아 로마 사망
그는 이탈리아의 역사를 광범위한 유럽의 맥락에서 연결함으로써 전통적 고립에서 확장 한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있다.
'국가'라는 개념은 유럽의 낭만주의에서 비롯되었으며, 개인처럼 국가에 어떤 개성~이 있다고하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는데, 국가마다 다르다. 같은날씨나 같은 토양을 가진 지역이라는 개념에서 시작되어 점차 정치적인 의미를 띄게 되었다...는 식의 내용인 듯.
(5) 대학생인 니노와의 대화 vs. 그리고 릴라와의 대화의 차이는....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그것만은 확실했다. 학년 말에 진급 확정 성적표를 받아든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와 나는 대하는 몇 년 전 릴라와 나누었던 대화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도 느꼈다. 릴라와 대화를 나누면 머리에 불이 환하게 밝혀지는 느낌이 들었다. 서로의 입에서 말을 가로채기라도 하듯 열렬히 대화를 나누었고 그러면서 온몸에 전류가 이는 것과 같은 흥분을 느끼곤 했다.
니노와는 그렇지 않았다. 그와 이야기할 때는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무지뿐만 아니라 얼마되지 않는 나는 알지만 그는 모르는 지식도 숨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 나는 그렇게 했고 그가 자신의 생각을 내게 털어놓자 뿌듯했다.
4. <행복한 나날들>- 사뮈엘 베케트, -여성의 실존
빌려주었던 사뮈엘 베케트 그러더니 갑자기 릴라는 내가 그녀에게 빌려주었던 사무엘 베키트의 『희곡 전집』을 꺼내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 책은 읽어봤어?"
니노는 책을 집어 들고 찬찬히 살펴보더니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읽은 적이 없다고 인정했다.
"아니."
"그러니까 네가 읽지 않은 책도 있긴 있구나."
"그래."
"한 번 읽어봐."
릴라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책을 매우꼼히 읽었음이 느껴졌다. 예전처럼 단어를 적절하게 선택해서 인물과 사물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릴라는 감정을 담아용을 더욱 생생하고 현실감을 느낄 수 있게 묘사했다. 릴라는 의다는 감정을 담아 희곡 내
재을 기다릴 필요 없이 책을 읽으면서 일종의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1961년 영어로 발표된...릴라는 위니라는 부인에 대해서 오랫동안 이야기했다. 위니는 극중에서 어느 순간 '행복한 나날들' 이라고 외친다고 했다. 그러면서리라 자신이 그 대사를 읊었는데 격앙된 나머지 목소리가 떨렸다.
'행복한 나날들' 이라니. 말도 안 되는 문장이었다. 왜냐하면 위니의 인생에서 행복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행동에서도 생각에서도 행복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그 말을 한 그날도 그전에도 마찬가지다.
책에서 위니보다도 인상적인 인물은 댄 루니였다. 댄 루니는 장님이지만 괴로워하지 않았다. 시력을 잃은 인생이 더 나았기 때문이다. 귀머거리에 벙어리가 되어야만 삶다운 삶을 살게 되지 않겠느냐고, 삶을 있는 그대로 더 순수하게 살아가게 되지 않겠느냐고 자문하는 인물이었다.
"그 내용이 왜 마음에 들었는데?"
니노가 물었다.
"마음에 든 건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호기심이 생겼잖아."
생각하게 만들었지, 시력도 청각도 잃고 말도 할 수 없는 인생이더 삶답다니 대체 그건 무슨 뜻일까?"
원가 흥미를 끌기 위한 방편으로 쓰인 내용일 수도 있지.
"아냐. 그릴 리가 없어. 많은- 리가 없어. 많은 생각을 ....
...
"네 볼에도 입 맞출 수 있을까?"
"그럼."
입을 맞췄다. 닿을락 릴라가 승낙하자 니노가 그녀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조용한 입맞춤이었다. 쪽 소리 같은 것은 나지 않고.
니노는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목까지 땅에 파묻힌 인물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현재가 인간 내면을 밝히는 불과 같다는 묘사도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했다. 하지만 영감을 주는 매디와 덴 루니의 수많은 대사 가운데 릴라가 말한 부분을 정확하게 집어내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물론 장님에 귀머거리에 벙어리인 데다 그 무엇도 맛볼 수 없고 촉감도 느낄 수 없는 상태에서 삶을 더 살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그 자체만으로 흥미렵다고 했다. 니노는 이 말의 의미는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존재를 진정으로 충만히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방해가 되는 또든 여과장치를 없애버리자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니노의 말에 릴라는 당황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기도 생는데 완전히 순수한 상태의 삶은 자신은 두렵게 한다고 했다. 필고 그는 상담히 힘 있게 자기의 생각을 표현했다.
"보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삶 말하지도 못하고하는 삶, 숨기는 것도 없고 어떠한 틀에 지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지 않는 삶은 무형의 삶이야"
그는 하루하루 매시간을 행복하게 보냈다. 릴라가 내 책을 가지고 간 것도 이제는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기쁘게 느껴졌다. 토론에 열중할 때 릴라는 점점 더 자주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니노가 릴라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다 뭐라고 대꾸할지 몰라 망설이는 것도산지 않았다. 그럴 때면 나노가 갑자기 나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의견에 대해 확신을 되찾는 데 내가 도움이 되는 것처럼 나하고만 이야기를 했다. 나에겐 그것이 싸릿하게 느껴졌다.
사무엘 베케트 -<오, 행복한 날들>
1961년 영어로 발표하고 1962년 불어로 번역 발표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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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데이스 - 사뮈엘 베케트 지음, 김두리 옮김/문학동네 |
Arresting … Fiona Shaw as Winnie in Beckett's Happy Days
at the National Theatre, London, in 2007. Photograph: Neil Libbert
희곡 『해피 데이스』는 총 2막 구성이고, 등장인물은 50대 여자 ‘위니’와 60대 남자 ‘윌리’다. 태양이 작열하는 황폐한 광야의 언덕 꼭대기에 부인 위니가 허리까지 파묻혀 있고, 남편 윌리는 언덕 뒤에서 사지로 기어다닌다. 아무런 설명 없이 내던져진 이 포스트아포칼립스적 이미지는 “또 천국 같은 날이야”라는 위니의 첫 대사와 함께 시작부터 충격과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해피 데이스』는 베케트의 작품 속에서 남성의 욕망과 공포가 깃든 시선으로 묘사되곤 했던 여성이 처음으로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인간 실존의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베케트의 주제가 치밀하게 설계된 대사·지문·호흡을 통해 빈틈없이 발현됨으로써, 그의 부조리극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고 압축된 정수를 보여준다.
실존과 소통을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인간의 악착같은 헐떡임
과연 위니가 처한 현실을 ‘행복한 날’이라 부를 수 있을까. 위니는 기상종이 울리면 눈을 떠야 하고 취침종이 울리면 눈을 감아야 한다. 자기 의지대로 잠을 자거나 노래를 부를 수 없다. 몸의 절반이 언덕에 처박혀 있고 그 아래서는 개미들이 들끓는다. 허락된 것은 쉴새없이 떠들 수 있는 입, 그녀의 존재를 보여주는 물건들(양산, 안경, 돋보기, 칫솔, 치약, 약병, 권총 등), 그리고 그 물건들을 만질 수 있는 양손이다.
위니는 자신의 물건을 집착적으로 만지고 사용하고 들여다보며 일과를 보내는 와중에, 혼잣말이나 기도를 하고 언덕 뒤의 남편 윌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면서 자신의 ‘살아 있음’을 확인받으려 한다. 하지만 윌리는 대답이 없다. 신문을 보거나 원하는 때에 잠들 수 있고 기어다닐 수 있는 윌리에게 위니는 애원한다. 대답하기 싫으면 손가락이라도 들어서 보여달라고. 위니가 줄곧 윌리의 존재를 환기시킴으로써 두 사람이 대화를 할 때도 있다고 보이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윌리의 대사가 신문기사나 위니의 말을 그대로 따라할 뿐이라는 점에서, 위니의 대사조차 물건에 쓰인 글자·문학 구절·상투어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결국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은 위니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인간이 그토록 갈구하는 관계와 소통의 허구성이 날카롭게 드러난다.
오 알아요 두 사람이 모였을 때?(더듬거리며)?이렇게?(보통 목소리로)?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본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사람도 그 한 사람을 보는 건 아니죠, 삶이 내게 가르쳐줬어요… 그것도. (38p)
귀먹었어요, 윌리? (사이) 말 못해요? (사이) 오 알아요 당신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전혀 아니었죠, 당신을 사모해 위니 내 아내가 되어줘 그리고 그날 이후로 아무 말 없었죠 레이놀즈 뉴스의 토막 기사 말고는. (84p)
그러나 이 악착같은 몸부림도 결국 육체와 시간의 감옥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낡고 소진해가는 물건들처럼 위니의 육체도 쇠락해가다 제2막에서는 언덕 안으로 목까지 빨려들어가 그 분주하던 손놀림마저 불가능해진다. 위니는 제1막에서 양손을 사용할 수 있을 때 곁에 있는 권총에 입을 맞추기만 하고 스스로를 쏘지 않는다. 제2막에선 결국 양손을 쓸 수 없게 되고, 움직일 수 있는 남편에게 자신을 쏴달라고 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다. 어떤 사건을 예감하며 권총을 주시하는 우리의 시선에 결국 당도하는 건 아무리 최악인 삶이라도 ‘끝나기 전에는 끝낼 수 없다’는 메시지다. 그럼에도 “행복한 날이 될 거예요”라고 거듭 외치는 위니의 모습은, 한정된 공간에 얽매여 막연히 구원을 기다리는 인간의 무지와 삶의 잔혹성이라는 베케트의 주제를 소름 끼치도록 실감하게 한다.
5. <히로시마를 넘어서>
릴라가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에 대해서 책을 읽은 것을 과시할때의 상황도 이와 비슷했다. 그때 릴라와 나노는 꽤나 열띤 논쟁을받었다. 니노는 전반적으로 미국을 비판하는 쪽이었다. 특히 나폴리에 미군 부대가 있다는 사실을 싫어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매료되었고 더 알고 싶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릴라가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행위는 전쟁범죄라는- 투로 말하자 언짢아했다. 릴라는 더 나아가 사실 이 경우 전쟁 그 자- 물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미국인들의 행위는 전쟁범죄를 넘어선 교만에 의한 범죄행위였다고 했다.
"하지만 진주만 공습을 기억해봐."
니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는 진주만 공습이 뭔지 몰랐는데 릴라는 알고 있었다. 릴라는 진주만 공습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해다. 진주만은 사악한 전쟁범죄였지만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는 것솔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끔찍한 보복 행위로 나치의 대량학사다 저질스러운 행위라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싸잡아서 범죄자 중에서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죄인처럼 처벌받아야 해.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해서 복종하게 하려고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처럼 말이야."
릴라가 결론을 내렸다. 그녀가 어찌나 격렬하게 말을 쏟아부었는지 니노는 반론에 나서는 대신 침묵을 지키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니노는 릴라는 아예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내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원자폭탄 투하의 잔혹성이나 그 행위가가지는 보복성이 아니라고 했다. 당시 미국이 직면했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류 역사상 제일 잔인했던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었다.
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에 있을 모든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위해서 그 끔찍하기 짝이 없는 신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진순 그는 낮은 목소리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 동의를 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게는 멋진 순간이었다. 그 순간 니노의 모습도 멋졌다. 나는 너무나 감동해서 고물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어느새 다시 금요일이 되었다. 그날은 너무 더워서 온종일 '더워서 온종일 물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새 무언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1945 히로시마 - 존 허시 지음, 김영희 옮김/책과함께 |
레오파르디의 정원
6. <율리시스> vs. 오디세이
"무슨 책이니?"
릴라는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외모며 목소리는 많이 변했지만 눈빛과 퉁명스러운 말투는 교실에서 질문을 던지던 때 그대로였다. 그래서 릴라도 과거의 태도로 되돌아가 선생님에게 무뚝뚝하고 공격적인 말투로 대답했다.
"『율리시스』 예요."
"오디세이에 대한 책이냐?"
"아니요. 현세가 얼마나 비참한지에 대해 쓴 책이에요."
"그리고 또 어떤 이야기를 하지?"
"그뿐이에요. 우리 머릿속에는 쓸데없는 생각만 가득하다고 해요.
인간은 살과 피와 뼈로 구성된 존재일 뿐이라고, 다 똑같은 거라고,
그저 먹고, 마시고, 섹스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요."
마지막 말에 선생님은 학교에서처럼 릴라를 야단쳤고 릴라는 뻔뻔스럽게 웃음을 터뜨려 늙은 선생님의 심기를 언짢게 했다. 올리비에로 선생님은 릴라에게 책이 어떠냐고 물었다. 릴라는 너무 어려워서 다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읽는 거니?"
"제가 알던 사람도 읽었거든요.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너는?"
"저는 마음에 들어요."
"어려워도 말이니?"
"네."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책은 읽지 말아라. 상처만 줄 뿐이야."
"상처받을 만한 일이 어디 이것뿐인가요?"
"행복하지 않니?"
"그냥 그래요."
"넌 더 크게 될 아이였는데."
"이미 그렇게 된걸요.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았잖아요."
"그거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저도 그 아무나 가운데 한 사람이에요."
"아니야."
"아니에요. 선생님이 틀렸어요. 선생님은 언제나 틀렸다구요."
" 어릴 때도 버르장머리가 없었는데 지금도 여전하구나."
"선생님이 저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죠."
....
※ 율리시스
율리시스는 오디세우스의 라틴어 이름이다. 아일랜드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대표작. 18장의 챕터 모두가 오디세우스 신화에 나오는 모험에 모두 대입되며, 이런 난해한 상징과 의미들이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을 따라 마구 흘러나온다. 음향과 분노에서 이런 테크닉이 '읽기 좀 난해하다' 싶은 정도로 나온다면 이 책에서는 충격과 공포급이다.
작품 구조는 오디세이아를 바탕으로 몇 겹에 걸쳐 은유와 비유로 오디세이아를 따라간다.[2] 그렇기 때문에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나오는 인물들이 패러디되거나[3] 모티브를 따 왔기 때문에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매우 잘 이해한다면 재밌을지도 모른다. 사실 기본구조는 오디세이아에서 뽑아 왔지만, 등장하는 상징물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 웬만한 율리시스 책은 방대한 서평이 실려 있거나 아예 학생용으로 뒤에 엄청난 양의 해설이 담겨 있는 것도 많다
오디세우스의 영어/라틴형 이름[편집]
- 단테의 신곡 등에선 이 이름으로 나오며 아이네이아스에서도 이 이름으로 등장한다.
- 작품 구조는 오디세이아를 바탕으로 몇 겹에 걸쳐 은유와 비유로 오디세이아를 따라간다.[2] 그렇기 때문에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나오는 인물들이 패러디되거나[3] 모티브를 따 왔기 때문에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매우 잘 이해한다면 재밌을지도 모른다. 사실 기본구조는 오디세이아에서 뽑아 왔지만, 등장하는 상징물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 웬만한 율리시스 책은 방대한 서평이 실려 있거나 아예 학생용으로 뒤에 엄청난 양의 해설이 담겨 있는 것도 많다. 번역이 아예 불가능하다고까지 불려지는 제임스 조이스의 다른 작품인 피네간의 경야[4]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단어, 구조, 문체까지 모두 함축된 깊은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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