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오프라인으로 토론했습니다. 인연이 닿은 새로운 공간에서 오붓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오랫만의 만남이어서 서로의 근황을 길게 나눈 후,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토론에서는 먼저 ① 고전문학을 전공한 ②서양의 ③ 여성인 저자가
▶ 이 작품에서 성취했다고 여겨지는 부분/아쉽게 느꼈던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하면서
▶ 그동안 토론했던 작품들의 여성주인공들을 떠올려보게 되었고 ▷여성문학을 읽을 때 내가 바라는 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3시간 정도 토론을 한 후,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음은 토론은 9기 마지막 토론으로, 10월 23일, <돌봄선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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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케, 매들린 밀러, 이봄, 2021 ■ 일시 :10.2(토) 오전 9:00 ~ 오전 12:00 |
‘서사시’에 현대적인 숨결을 불어 넣어 탄생시킨 ‘여성 서사시’
- 호메로스가 오디세우스에게 목소리를 부여했다면, 매들린 밀러는 키르케에게 목소리를 선사하기로 한다. 키르케가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또한 키르케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자와 늑대의 존재적 이유, 사람을 돼지로 변신시켜야 했던 필연적 근거, 키르케의 베틀이 갖고 있는 의미 등.단편적으로 묘사된 키르케의 상징물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 그 목소리를 듣는다.
[1] 책 읽은 소감
▶ 저자가 고전문학전공자로서 키르케가 언급되거나, 키르케와 연관된 내용이 나타난 모든 고전텍스트를 리서치해서 작품에 반영한 것을 짐작할 알수 있었다. 그것이 놀라운 점이지만, 그것이 또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을 만들었다.
- 제거되었던 인물들의 목소리를 모두 반영한 것은 성취이지만,
그렇게 해서는 그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 또한 저자의 이전작품인 <아킬레우스의 노래>는 어떤 작품인지 궁금해졌다.
▶ 나는 올해초에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강의에 참여 했었다. 그래서 인물과 줄거리를 어떻게 변형, 추가했었는지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키르케가 이성애를 삶의 중심에 놓는 개인인 여성으로 그려진 것이 아쉬웠다.
나는 키르케가 페넬로페와 여성공동체를 이루는 것을 기대했었다.
▶ 나는 키르케라는 인물이 철저히 남성중심적인 관점에서 그려진 졌다고 느껴져서 아쉬웠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 <쇼리> 등에는 주어진 상황에서 한발 앞서 나간 역할을 하는 여성 주인공이었던 것과 비교되었다.
⊙ 킨- 노예제도에 놓인 여성
⊙ 블러드차일드-애정이나 혈연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에서의 여성
⊙ 쇼리- 한 무리,국가를 이룰 수 있는 온전한 리더로서의 여성상 등
- 나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잘 쓰여진 작품이긴 하지만, 답답하고 기존의 남성중심적인 시각에 갇혀 있다는 답답한 느낌이 들고, 제3세계의 여성작가가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등이 인물들이 더 인상깊다. 허술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여성성이 제시된다고 느낀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지음, 강승희 옮김/천문장 |
※ 작품의 인물- 인물의 성격에서 아쉬운 점 등
(1) 키르케와 가족 |
(2) 키르케와 남자들 |
(3) 신들과 인간들 |
1) 아버지 헬리오스 2) 어머니 페르세 3) 남동생 아이에테스 (콜키스의 왕) - 메데이아 4) 여동생 파시파에 (크레타의 왕비) - 아리아드네, 미노타우로스 5) 남동생 페르세스 |
1) 글라우코스 2) 헤르메스 3) 다이달로스 4) 오디세우스 5) 텔레마코스 |
1) 티탄 신족 2) 올림포스 신들 3) 님프 4) 인간들 |
[2] 서술기법
▶ 인물형도 인물이지만 작품의 서술기법이 아쉬웠다.
현대 소설에서는 소재와 인물 외에 기법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 작품이 얻은 명성에 비해 기법면에서는 현대소설적인 요소가 없었다.
▶ 나도 그런 부분은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혹시 번역과정에서의 손실이 있을까 생각해서 영어원문을 구해보았다. 간결한 서술로 해당 장면과 정서를 생생하게 묘사한다는 것에서는 영향을 받은 것 같고, 그리스 서사시인 <일리아스> <오딧세이아>의 정형시 운율인 hexameter를 반영한 것은 아니었다.
(구전문학 시대에 있던 두 작품은, 암송 하기 쉬운 운율이 있다. 일리아스를 낭독하면 전쟁터에서의 발자국 소리같이 들리고, 오딧세이아를 낭송하면 바다에서 배를 탔을 때 느껴지는 파도의 출렁거림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https://booksreview.tistory.com/1538
[3] 여성, 문학을 읽는 이유...
▶ 이야기를 하다보니 작가가 자신이 작품에서 하고자 했다고 선언한 것과 실제와는 동떨어진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에 토론했던 정유정 작가의<완전한 행복>은 사실 위험하다고 느꼈었다. 실제 일어난 일이고, 그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자칫, 가해자에게 심리적인 동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 사이코패스가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의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그런 면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물건도 소비되지 않도록 애쓴다는 황정은 작가의 말이 생각났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도움을 받으려고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는데, 진지한 철학적 고민이 반영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것 같다.
참고 ① 저자의 홈페이지에 있는 토론질문
참고 ② 고대 그리스의 식물에 관한 지식
https://booksreview.tistory.com/1581
참고 ③ 그리스 고전에 영감을 받은 현대의 작품들
『메데이아 또는 악녀를 위한 변명』 |
- 신화 속 콜키스의 공주인 , 고전적인 악녀 메데이아를 독립적이고 현명한 여성으로 재조명했다. - 고전 신화에서 메데이아는 사랑하는 이아손을 위해 아버지의 황금 양피까지 훔쳐다주며 모든 것을 걸었으나 끝내 배신당하고, 그에 대한 분노와 복수에 눈이 멀어 이아손이 사랑한 코린토스의 공주 클라우케와 자신의 아들들까지 죽였다. -그러나 크리스타 볼프의 작품에서 메데이아는 콜키스의 몰락을 피해 자발적인 망명을 택했고 이후 정착한 코린토스에서 나라 전체를 초토화시킨 페스트(흑사병)에 맞서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본다. 그러나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야했던 지배층은 글라우케 공주의 자살과 코린토스인들의 돌에 맞아 죽은 메데이아 아들들의 죽음을 메데이아가 벌인 악행으로 뒤집어씌운다.- |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 |
- 오디세우스의 지칠 줄 모르는 역마살과 여성편력, 영웅 콤플렉스를 견디며 평생 그의 정숙한 아내로 살아야 했던 페넬로페의 숨겨진 속마음. 그리고 얼굴도, 이름도 없이 사라진 시녀들의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가 겁탈당하고 그후 교살당했다는 것은 어쩌면 달을 숭배하던 모계사회가 아버지신(神)을 받드는 이방인들의 침략으로 무너져버린 사건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방인들의 우두머리, 즉 오디세우스가 유리 교단의 대제사장, 즉 페넬로페와 결혼하여 왕이 되었다는 거죠. - P194 - 저승의 페넬로페와 12명의 시녀들은 이승을 살고 있는 우리를 향해 세상의 눈과 입이 두려워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인내로 살았던 자신처럼 살지 말라고 말한다. |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 |
남성중심적인 신화 속에서 철저하게 외면 당한 마녀 키르케에게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사는 여성의 목소리’를 부여한 페미니즘 걸작 키르케를 세상이 정해놓은 틀과 주어진 운명을 뒤집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재조명 |
참고 ④ 체재에 순응적인 이야기만 전승된 것이 아닐까?
- 오뒷세우스와 다른 내용의 이야기들
출처: www.hani.co.kr/arti/culture/book/502997.html
아폴로도로스 <신화집> |
오뒷세우스가 페넬로페를 쫒아내거나 살해하는 것으로 나옴 1) 페넬로페는 호메로스가 그린 것처럼 정숙한 여인이 아니었단다. 그녀는 구혼자 가운데 안티노오스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를 알게 된 오디세우스는 페넬로페를 친정으로 쫓아냈단다. 그보다 더 끔찍한 소문도 있다. 2) 페넬로페가 구혼자 가운데 암피노모스와 정분이 났던 것을 알게 된 오디세우스가 그녀를 죽였다는 것이다.( 이몽룡이 남원으로 돌아와 변학도를 혼내주고 춘향을 구하고 보니, 그녀는 이미 다른 남정네들과 정분이 나 있었다는 꼴이다.) |
에우가몬의 <텔레고네이아>- 아버지 살해, 의붓어머니와의 결혼 |
서기 5세기께에 프로클로스가 남긴 문헌 <쓸모 있는 이야기 선집>의 내용- 키르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텔레고노스가 오디세우스를 살해함- 텔레고노스를 따라간 텔레마코스는 의붓어머니인 키르케와 결혼, 텔레고노스는 페넬로페와 결혼한다는 내용 |
다음번 토론입니다.
https://f-reading.tistory.com/374
모임운영: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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