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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기록

052.욕구들(캐럴라인 냅, 8.28)

by 책이랑 2021. 8. 28.

토요일 아침 캐럴라인 냅의 <욕구들>로 토론했습니다. 아직 만나서 토론할 여건이 안되는 것이 아쉬웠지만,  저는 어떤 방법이더라도 토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토론하면서는 각자의 경험에서 선택에 비례하여 늘어나는 불안감, 어머니와의 관계 , 인정의 결핍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고요,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는 소비주의와 비례하여 증가하므로,  지금의 20~30대, 10대 여성(과 남성)은 더욱 강도 높게 겪을 현상이라는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맨끝장인 6장의 주제- 행위주체성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토론은  9월 25일에 <키르케>로 할 예정입니다~.

 

 

 

욕구들(Appetites: Why Women Want (2003년), 캐럴라인 냅, 북하우스, 2021     
 
일시 : 8.28 (토) 오전8:00 ~ 오전10:30
장소 : Zoom  

 

- 우리 시대 여성의 내면을 다정하게 비추었던 작가 캐럴라인 냅이  거식증의 한때를 회상하며 깨달은 것
- 그 모든 욕구는 연결되어 있다
- 우리 시대 여성들의 세계를 경유해 ‘나’와 ‘우리’를 해명한 책

냅의 분석에 따르자면, 이러한 죄책감과 두려움은 여성들이 자라는 내내 주입받은 고정관념, 즉 여성의 갈망은 억제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식으로만 갈망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명령 때문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개인과 사회의 역학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가 파편적으로 해체되어 분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거식증으로 고통받는 여자들, 물건을 훔치는 여자들, 자신을 해치는 여자들,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는 사랑에 빠지는 여자들… 이 모두가 전혀 다른 현상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분석되고 있는 갈망의 뿌리는 동일하며, 이들의 불안, 죄책감, 수치심, 슬픔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냅의 분석이 빛을 발하는 지점은 바로 이 연결되어 있는 현상의 배경, 그 저변을 바라보는 넓은 시선이다.

 

 

목차

     

    [1] 여성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 문화적 압박에 대한 이 에세이에 대한 소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거식증과 비만은 드러나는 바는 다르지만 동일한 원인이라고 한다.

     

    ▶여성이 겪는 내/외면적 경험과 사회적 압력을 다양하게 다뤘다.
    (식욕, 어머니와의 관계, 육체혐오, 소비생활, 거식증) 
    특히 성적인 욕구에 대한 부분을 잘 썼다고 느꼈다. 여성의 욕구에 대한 담론 자체가 없는 부분 등. 

     

    ▶ 체중감량과 -성취감을 연결하여 설명한 부분을 놀라워 하며 읽었다.
    하지만 뒷부분으로 가면서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동어반복'이라고 느껴 건너뛰며 읽게 되었다.

    ● 논리를 갖추어 써야 하는 논문이 아닌 에세이 형식이기 때문인 것 같다.
    저자가 자유롭게 써나가기에 역작이 나올 수 있기도 하고, 페미니즘의 걸작들이 에세이 형식인 경우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라 생각된다. 하지만  독자가 감당해야 할 이런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 에세이 형식이기도 하다.

     

    헝거 : 몸과 허기에 관한 고백 - 10점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사이행성
    자신의 모순을 인정하며, 더 나은 평등한 사회를 향한 열망과 용기를 보여준 <나쁜 페미니스트>의 작가 록산 게이의 자전 에세이다. <헝거>는 출간 직후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수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책’을 휩쓸었다. 이 책에는 어린 시절 겪은 끔찍한 폭력과, 그로 인해 몸에 새겨진 상처의 기록들을 묘사하고 있다.

    몸집이 커지면 남성의 폭력으로부터 안전해질 거라 믿어 ‘먹고 또 먹어’ 거구가 된 록산 게이. 그는 다시 한 번 “뚱뚱한 주제에”라는 경멸과 혐오의 시선과, 그 자신도 자기혐오에 시달리면서 보낸 시간들을 낱낱이 털어 놓으며, 성폭력과 혐오의 시선이 자신에게 가한 고통을 남김없이 증언한다. 더불어 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계속 말해야 하는 것이며, 이 고백들을 통해 자유를 찾았노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헝거>는 용감한 고백을 통해 폭력, 상처, 수치, 혐오를 딛고 ‘나 자신’으로 귀환하는 숭고한 승리의 기록이다. 또한 여성의 몸을 평가하고 억압하고 통제하려 하는 악의적인 문화로부터의 해방을 외치는 ‘몸’에 관한 자유 선언문이다.

     

    2003년 미국이라는 이 작품의 시대, 지역적 배경에 대해

    ▶ 이전에 토론하면서 읽었던 책들중 미국 캐나다쪽 작품과 나폴리4부작 이 떠올랐다.

    미국사회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무시무시한 압력, (금욕적) 청교도 분위기에 대한 생각이 났고
    여성해방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자들의 일상은 변하지 않았고,혼란이 심해졌었던 부분은 나폴리4부작에 잘 나와 있었던 것 같다.

    출간일           토론했던 작품들 
    -------  ------------------------------------------------
    1899  각성(케이트 쇼팽,열린책들, 2019 )      
    1985  시녀 이야기(마거릿 애트우드, 김선형, 2018)    
    1990  육식의 성정치(캐럴 제이 애덤스, 이매진, 2018)     
    2002  소녀들의 심리학(레이첼 시먼스)
    2003 욕구들(Appetites: Why Women Want ) 

    2011  나의 눈부신 친구(엘레나 페란테, 한길사)   
    2012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엘레나 페란테, 한길사,2016)   
    2013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엘레나 페란테, 민음사, 2017)   

    ● 2003년 당시 미국의 교육받은 여성이 요구받던 바가 잘 드러나 있다.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고 느끼는데 저자가 서술한 상황은 우리보다는 우리 다음세대인 지금의 20,30대가 겪는 바인 것 같고 도서관에 이 책이 예약이 꽉 차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2] 선택의 불안을 처리하는 방법으로의 거식증  

    ● 선택할 수 있는 바가 너무 많아서 불안이 커진다는 말에  공감하는지? 

     

    ▶ 선택할 수 있는게 많다고 생각해본적이 없고, 대부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왔을 때 선택이 많아졌는데 뭘 선택해야 할지 몰라서 불안했었다. 그런데 명목상으로는 주어지는 거지만  현실에서는 이루어지 지지 않는 격차가 있었다. 

     

     [...], 따라서 나의 음식 거부는 내가 마련할 수 있는 가장 주체적인 해결책이 되었다. [...] 당신의 필요들이 당신을 압도하는가? 당신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이 그 필요를 충족해주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없는가? 심지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가? 그렇다면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말라. 표류하고  있는 듯 혼란스러웠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도 부족했던 그 시기에 굶기는 하나의 분명한 목표를, 두각을 나타내고 통제력을 발휘할 수단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제시해주었다.(p.28-30)

     

    [3] 20대 30대 여성이 불안을 유독 더 심하게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 10대의 불안은 사회가 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입장이고
    20~30대에는 길찾기를 하고
    40대는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극복한 사람이 보이는 것 같다.

    ▶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는 늘 있어왔고, 여성해방이 되었지만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여성의 몸과 마음을 통제하려는 힘의 강도는 더 세졌다.

     

     

     

     

     

    ● 여성에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져 열려있으나, 한편으로 통제의 방식을 달리하여 통제된다.

     

     

      내면세계와 외부 세계 사이의 암묵적 갈등을 내포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욕구에 관한 이야기다. 시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자유가 주어질 때 함께 솟아나는 불안에 관한 이야기이고, 여자가 성별과 여성성에 관한 깊고 견고하게 뿌리 박힌 오래된 규칙들을 시험할 때 솟아나는 죄책감에 관한 이야기다. 자아와 문화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이며, 여전히 여성의 권력에 대해 심히 양가적 태도를 취하 는 세계, 욕구와 수치심을 똑같은 정도로 불러일으키고야 마는 세계 안에서 여성의 욕망을 속박하고 있던 고삐가 덜컥 풀어졌을 때 생기는 일에 관한 이야기다. 갈수록 더 시각에 치중하고 상업성이 짙어지는 세계, 여성의 형태가 무자비할 정도로 외현화되는 세계, 여성의 욕망에 관한 관념이 너무나 협소한 틀 안에 갇혀 있는 세계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몸과 자신의 욕망에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관한 이야기다. 전통적인 심리 구조와 사회구조가 얼마나 오래도록 멀쩡히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고, 여전히 소녀들에게 자기부정의 씨앗이 뿌려지고 권장되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며, 40년에 걸친 법적․사회적 변화가 진정한 대안적 변화를 아직 일구어내지 못한 까닭에 우리가 행위 주체성과 주도권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이나, 자신의 욕구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만족시켜도 될 타당성과 자격을 지니고 있다는 확신이 부재한다는 이야기다. (p.48)

     

     

    영혼보다는 몸에 관해 걱정하는 것이 더 쉽고, 문화가 여자들에게 제시하는 좁은 정체성의 틈새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것이 처음부터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쉬우며, 사회적으로 승인된 욕망의 제단에서 예배하는 것이 모든 열정의 표현과 모든 욕구의 만족까지 고려해 자신만의 제단을 건설하는 것보다 쉽다. 다시 말해서, 음식과 쇼핑과 외모 같은 것에 엄청나게 골몰하는 것은 허기에 진심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허기를 한껏 채워주고, 허기를 이해하고, 허기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일-이라기 보다는 허기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어마어마한 노력이다.
      더 날씬해지고, 더 예뻐지고, 옷을 더 잘 입고자 하는, 그러니까 다른 존재가 되려는 이 충동은 무엇일까? [...] 우리가 육체의 이미지에 관해 다시는 생각하지 않게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행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게 될까? (p.108-109)

     

    [4] 인정과 사랑, 그리고 그 둘의 차이

     

    [5] 인정이 결핍되어 있는 경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까?

     

    [6] 여성이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5장
    모든 욕구의 구세적 외현들 (저 아파트, 저 남자, 저렇게 깎아낸 몸) 은 몸속에서 본능적으로 느낀 부재에 대한 또 하나의 대체물일 뿐이다. [...] 번번이 실망시키고 마는 희망의 파편들이 된다. (340)

    이 철학은 인간 존재가 본질적으로 슬픔이 가득하고 상처입은 존재이며, 성취가 불가능한 엉뚱한 곳에서 영원히 성취를 추구할 운명을 부여받은 존재라고 말한다 (340-1)

    허기는 거대하고, 본질적으로 만족시킬 수 없는 것임을 안다면 요란한 소음을 줄일 수 있고, 균형 감각도 가질 수 있을 것

    한 소녀와 그 어머니의,  한 여자와 자기문화의 가로막힌 관계들

    6장 희망을 향해 헤험치기

    촛점을 내면으로 돌리고
    자아를 고요하게 만들고
    허기에 단순히 반응하기보다
    허기의 진짜 근원을 파악하는 법을 배울 것

    그 과정에서 더 영양가 높은 것으로.
    그러니까 관계아름다움이든 이든,
    당신이 채움을 어떻게 정의하든
    무엇이든 당신을 채워주는 것으로 그 공허의 일부를 채우는 법을 배우라는 것 (352)

     

    자기인식, 자기결단, 행운- , 다갖추기 어려운 아주 드문 조합

    어느 정도의 공허함과 불만족은 삶의 불가분한 부분일 뿐 아니라  유용한 부분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시선을 지긋하게 다른 데로 돌릴 수있다.

    마치 우주가 보낸 선물처럼
    기대하지 않고 있을 때 찾아오는,
    내가 잘 먹여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들이 있다.
    이런 순간들은 데었이 소박하게 포장되어 도착한다.
    친구와 나누는 농당으로, 여기서 느끼는 애정의 불씨,  저기서 느끼는 이해로.

    그 순간들은 내가 막 노를 젓기 시작할 때 수변을 비추는 아침 햇빛 속에서, 완벽한 한끼 식사, 완벽한 한 문장, 어떤 손길, 어떤 눈빛 속에서 온다. 마침내 이 삶에서 얻는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모를 순간들이 있다. 섬광처럼 느껴지는 만족감, 얼핏얼핏 희미하게 반짝이는 희망의 빛과 맛, 파이처럼 깊이 음미하며 완전히 누려야 할 아주 잠깐의 순간들이.

     

     

     

    마른 여자들 - 10점
    다이애나 클라크 지음, 변용란 옮김/창비

    자신의 몸과 불화하는 섭식장애 청소년과 성인 여성 들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생생한 일인칭 화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소설이다. 감정까지 서로 공유하며 거울을 보듯 똑같은 모습이었던 쌍둥이 자매 로즈와 릴리가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며 거식증과 폭식증으로 점점 외모와 삶이 각각의 방향으로 멀어지면서 겪는 아픔과 좌절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마치 누군가의 다이어리를 엿보듯, 인생 보고서를 읽어내리듯 현재와 과거, 사실과 정보를 교차 배열한 독특한 서사와 형식이 더욱 흥미를 유발한다. 청소년기와 청년기 여성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진 해로운 다이어트 문화, 여성의 외모에 대한 사회적 억압과 미디어의 폭력적 보도 행태, 여성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과 폭력, 데이트폭력과 성폭력까지, 이 소설 안에는 우리가 지금 반드시 주목하고 이야기해야 할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들이 모두 담겨 있다.

     

     

    모임운영: 이승은

      
        •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 박사 (독일여성문학 전공)   
        •  (前) 서강대학교 독문과 강사.   
        •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문학 담당 교수.   
        •  (前) 김포대학교 국제교류처 한국어과정 강사.  
        •  한겨레문화센터 <Herstory: 여성문학 북클럽> 강사.   
        •  <페미니즘 함께 읽기> <Herstory 여성문학 북클럽> 모임 운영.(숭례문학당)   
        •  (前) 청소년 대상 <책을 통해 자라는 아이들> 독서토론 강사.   
        • 우장산숲속도서관 <페미니즘 함께 읽기> 강사.   
        • 우장산숲속도서관<재난과 불안의 시대, 인문학으로 치유하다> 토론 강사  
        • <여성문학 읽기> 토론 모임(현재 9기) 운영중~
        • 대안연구공동체 <에우리피데스 비극 읽기>  <문학 읽고 에세이 쓰기 > 진행중

          출간 작품   
          『아버지의 덫』, 『공모자들』,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등 다수의 번역서 출간.   
          『글쓰기로 나를 찾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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