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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기록

불안사회(2020.10.29)

by 책이랑 2020. 11. 1.

어제는 <불안과 재난의 시대, 인문학으로 길을 찾다> 첫번째 시간이었다. 여성문학읽기팀 말고도 같이 토론 하던 분들께 살짝 홍보를 하긴 했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같이 할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내년에 도서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채택된다면 등록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금방 마감이 될 것 같다.

 

오붓하게 열린 첫번째 시간을 마치고 우리가 참 살기 어려운 때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평균적으로 물질적 조건은 좋아졌지만, 지역간 계급간의 격차는 훨씬 더 커졌고, 물질적 가치가 강조되면서 여간해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다. 사회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뭐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파악이 잘 안되고, 교육과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너무 심하고, 겨우 잡은 일자리도 언제 짤리게 될지 모르는데다가, 짤려도 대책이 없다. 빈부격차는 점점 더 커지는데, 미디어가 발달해서 부자와 빈자간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사회가 잘못되었으니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보다는 당신의 노력이 부족한 거라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생활여건에서 오는 불안감 위에 부당함에 대한 분노가 더해져 울화가 차곡차곡 쌓인다.

 

요사이 읽고 있는 불교관련 책을 보면 사실 인생은 넓은 바다위의 출렁거리는 한 파도의 출렁거림이라고도 한다. 파도를 바다와 뗄수도, 파도를 멈출 수도 없는데, 인간의 인식은 자기가 파도임을 바다와 뗄 수 없게 이어짐을 보지 못한다. 사람은 파도타기를 하는 서퍼로서 인생을 산다. 

 

예전에는 바다가 지금보다 더 잠잠했던 것일까? 출렁거리는 바다를 생각하다가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주인공이 고딩 때, 미팅상대들과 월미도의 놀이기구를 탔던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중심을 잡으려 하지만 여간해서는 잘 잡히지 않는다. 두쌍의 커플을 골려줘야겠다고 생각한 놀이기구 DJ가 놀이기구를 더 심하게 요동치게 하는 것 처럼, 예전보다 세상이 더 요동치는 것인가 싶다.

 

 

불안사회  


에른스트 디터 란터만 지음, 이덕임 옮김/책세상

 

<불안사회>의 저자는 급진주의자들의 움직임의 뒷배경에 불안과 분노가 있다고 한다. 바닥이 울렁거려도 너무 많이 울렁거려. 견디기 힘들어서 안전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을 단단한 바닥을 고른다. 그것은 외국인을 혐오하거나, 자기 자신을 소외시키거나, 몸을 완벽하게 하기위해 노력하거나, 음식에 대한 엄격한 잣대이다. 그런데 그룹마다 주장의 내용은 다르지만, 행동방식이 같다고 한다. 자기와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급진주의자들은 전체주의자는 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재자가 만든 전체주의와 다른 점은 같은 시간대에 여러개의 생각이 있다는 것 뿐이다.


경제적 변동, 빠른 사회변화가 현대인들의 불안을 부추긴다고 한다.  왜 그럴까? 인간은 자기 보다 더 큰 존재와의 연결점을 찾지 못한다면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했는데, 너무 불안해서 침착하게 신이나 자연과 같은 더 큰 존재에 대한 연결점을 찾을 여유가 없는 것이 이유일까? 게다가 늙음도 없고, 병듦도 없고, 죽음도 없는 척하는 자본주의적인 가치관 때문일까?

 

8장에서 극단적 채식주의를 설명하는부분에 삶의 삶의 방식과 생활방식에 대한 설명이 인상깊었다. 삶의 방식은 본래 자기이해, 도덕성,도덕관점과 관련이 있는 것인데, 어느 새 생활방식을 삶의 방식으로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한다.  바깥으로 보이는 "스타일"을 삶의 방식과 동일시하는 매우 피상적인 인식수준이다.  자기이해, 정체성, 도덕적 관점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태도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가 없고 중요한 것으로 말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방식과 생활방식
삶의 방식
- 선택의 순간에 자기이해, 정체성, 도덕 관점과 일치하는 지 질문(p.134) 
생활방식
기회가 될 때마다 스타일리쉬하게 보이려고 애쓴다.


결론에서 저자는 나머지 시민들이 급진주의자들과의 의사소통을 포기하면 안된다고 한다. 나머지 시민들이 급진주의자들과 의사소통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비난을 하면,  바람이 세게 불면, 나그네가 옷을 더욱 굳세게 여미는 것과 같은 원로  그들의 행동이 더 강해지고 사회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The North Wind & the Sun- 이솝우화

아뭏든 저자는 급진주의자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해 한다고 말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속담처럼 그사람과 그 사람의 의견을 분리해야 한다고 한다.  "이 바보야"라고 하지 않고  "제 생각하에는 당신의 그런 행동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와 의견은 다르지만, 그가 나와 같은 시민이라는 것을 잊지말라고 한다. 나머지 시민이 그것을 간과할 때, 사회는 극도로 살기 어려운 지옥이 된다고.

갈림길

(친정아버지의 말씀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조금도 참아내지 못하는 나인데..... 참 어려운 주문이다._
코로나 상황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독일의 경우 시민들이 정부의 방역조치에 저항하는 이유는 시민들이 안전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로나의 무서움보다 일상에 대한 정부의 개입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방역당국,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민들에게 요구하기보다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난과 불안의 시대, 인문학으로 길을 찾다>
코로나19를 어떻게 겪어 나가야 할지를 강의와 책을 통해 살펴본다.
올해 7월~9월 강서구 우장산숲속도서관에서 했던 것을 새로 다듬은 프로그램이다.

 

 

재난과 불안의 시대, 인문학으로 길을 찾다(20.10.29~21.3.4)

이번 강의는 10월 29일부터 줌을 통한 실시간 화상 강의로 진행합니다.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시거나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mirinae27@naver.com으로 메일을 주시거나 010-8383-2766으로 문자해 주십시

f-reading.tistory.com

 

<재난과 불안의 시대, 인문학으로 치유하다> 일정

  ■  함께 읽기- 강사: 이승은 2020.7. 15. ~ 9. 16.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12시   ■ 함께 쓰기- 강사: 권선영  2020. 7. 17. ~ 9. 25.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12시   ■ 주관: 우장산숲속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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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그 첫번째 시간으로
- 먼저 전반부의 강의에서 왜 이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 그 동안 겪었던 재해/재난 돌아보았다.

- 후반부에는 지정도서에 대한 논제로 토론을 했다.

 

10.29일 1차시 내용

 

목차

     

    [1] -1 인문학적인 방법이란?

    위기는 지금까지 하던 것을 더이상 할 수 없기에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이것을 인문학적으로 한다는 것은
    - 역사적, 사회적 맥락과 연관지어 살펴보기
    - 기존의 것에 대해 의심해 보기
    - 그리고 나를 포함한 반성적 되돌아보기를 하는 것을 말한다.

    [1] -2 토론 도서

    - 사회학+문학+과학기술

    [2] 우리가 그동안 겪어온 재난들

    한국이 겪었던 재난과 남의 일이라고 볼 수 없었던 세계의 큰 재난에 대해 살펴보았다.

    - 코로나19와 비슷한 감염병으로는 2004년의 사스 2015년의 메르스가 있었고
    - 자연재해로는 여러번의 태풍과 지진이 있었다. 
    -그리고 잊지 못할 세월호참사, 그리고 밀양의 화재 등이 있었다.

    여러 재난을 겪어왔지만, 지금 겪는 코로나처럼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중 2014년에 있던 세월호참사는 정말 남일 같지 않았고, 분노하고 좌절했었다.
    그리고 2015년 메르스때는 병환으로 기운을 잃은 어머니를 호스피스 병원에 모시고 싶었지만 병원이 더 위험해보였었다.

    [3] <불안사회> 토론

    이 책은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른스트 디터 란터만의 대표작이다.
    - 급진적, 광신적 경향이 두드러지는 이유를 분석했고,
    - 그런 경향을 보이는 집단들의 심리적인 공통점을 짚었다. 
    - 이책은 사회심리학적 접근을 하는데, 사회심리학은 주로 개인의 심리적 과정과 사회적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한다. 집단 수준에서의 사회심리적 현상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심리학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책의 내용-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서는 현대인이 불안을 느끼게 된 정황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이런 환경에서 급진적/광신적 특성을 보이는 집단들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어떻게 급진적인 흐름을 광신으로 넘어가지 않게 할 것인가를 다룬다.

    1부 - 높아진 불확실성과 개인화 속에서 높아진 불안감

    현대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사회변화는 전체 조망 능력을 잃어버릴 만큼 빠르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경제적 불안요소가 매우 커져서 불확실함이 많이 커졌으며, 개인화가 진행되어 의사결정이나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할 만한 주변사람이 없다. 게다가 사회적으로는 연대와 공정함. 정의가 없어 사회에대한 소속감도 가지지 못한다.  자신이 상황을 잘 타개할 수있다는 자신감, "자기 가치감"을 가지기가 어렵다.

    이런 자기가치감은 내적 자원을 통해 생겨난다. 그러므로 불안한 상황을 타개하려면 선재조건은 내적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외부 자원이 없이 내부 자원이 발전하기는 매우 어렵다는게 문제다. (물론 외부 자원이 우호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불안한 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외부적 자원
    충분한 재정적 자원, 안정적 직업, 만족스러운 직장 내 위치, 적절한 교육 수준, 왕성 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 
    내면적 자원
    다양한 자기조절 능력, 높은 일관성,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뛰어난 방향감각과 불확실 성에 대한 내성, 강한 학습 욕구, 사회적 적합성, 다양한 차원의 신뢰.
     

    위태로운 삶의 조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소진하는 사람은
    자기결정권에 필요한 능력과 자원이 결핍될 수밖에 없다. (p.44~51)  


    2부. 현대인들이 자기가치감과 불확실성 극복하기 위해 보이는 행동

    급진적 집단들은 주장하는바는 다르나 타자를 배척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는 방법을 쓴다는 면에서 동일하다. 인생에서 질문할 필요가 없는 가치를 찾아서 인생의 의미를 채우고자 한다. 

    ① 이방인을 향한 증오
    ② 사회적 자기 유폐
    ③ 외부인 출입제한 공동체
    ④ 최적화된 몸
    ⑤ 의미 있는 식단

     

    현대인들이 1~5에 쉽게 빠지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려는 것이 힘든 작업"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가치 있고,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주장들을 비판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일이다.

    3부 개방과 폐쇄 사이

    광신주의자들이 품은 증오는  (사회를 파괴할 수 있는) 뜨거운 감정이다.
    저자는 급진주의가 광신주의의로 까지 가버릴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그리고  그 둘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감정의 강도와 질이라고 말한다.
    - 급진주의자들의 감정이  분노와 복수심, 경멸감과 모욕감이라면
    - 광신주의자들은 대상에 대한 완벽한 파괴욕과 끝없이 증오하는데 증오는 (훨씬 더 위험한) "뜨거운" 감정이다.

    급진적 신호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광신주의로 바뀌지 않게 하려면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은 급진적이고 광신적인 이들과의 사회적 소통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급진주의자들이 펼치고 있는 이분화된 위험한 논리의 비대칭을 부수기 위해 이 사회의 급진성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 경멸의 시선을 신중한 관심으로 응대하며
    - 지속적인 비판과 자아 비판으로 반응하면서
    - 상대를 적이 아니라 토론 가능한 상대편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되
    - 매우 관대하면서도 동시에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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