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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기록

03-3.대도시의 사랑법(2023.2.11)

by 책이랑 2023. 2. 12.

2월 11일 토요일, 대안연구공동체 강의실에서 3세션의 세번째 토론을 했습니다.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4편으로 이루어진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토론을 했습니다.

동성애가 타고난 것, 기질 때문이라면 그것 때문에 차별 하는 것이  정당한가?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의 결정적인 입장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등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혼자 읽을 때와는 달리  너무 가볍고 철이 없게 보였던 등장인물의 행동이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경쾌한 문체"로 쓰여졌지만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장애를 가진 사람과  동믈들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봤다면 이 시간에는 동성애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바를 살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로 그 입장이 되어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미묘한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작가는 퀴어를 다루면서도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모성, 우정, 연애 같이 관계를 규정하는 감정들이 그렇게 하나(의 단어)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진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런 질문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것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스스로는 맛을 잘 느끼지는 못하지만요.

 

토론을 마치고, 건물 1층에 있는 하연옥에 가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짧지 않은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낮이 완연히 길어지고 있는데요, 다음번에 만나면 더 긴시간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주후에 또 뵙겠습니다.

 

 

 

목차

     

     

     

    ■ 토론도서:  『대도시의 사랑법』(박상영, 창비, 2019)​ 
    ■ 일시 :2.11 (토) 오전10:00 ~ 오후 1:00
    ■ 장소 : 대안연 강의실(온+오프 병행) 

     

     젊은 소설의 첨단, 박상영 신작 소설

    2019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고, 한권의 소설집(『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이 일약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한 박상영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이 출간되었다.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을 비롯해 발표와 동시에 화제가 됐던 4편의 중단편을 모은 연작소설이자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으로, 청춘의 사랑과 이별의 행로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경쾌하게 그려내고, 때로는 밀도 높게 성찰하는 아름다운 작품들이다. 책을 묶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개작을 거친바, “모두 같은 존재인 동시에 모두 다른 존재”(‘작가의 말’)인 30대 초반의 작가 ‘영’이 좌충우돌하며 삶과 사랑을 배워 나가는 과정이 놀랍도록 흥미롭고 깊이 있게 펼쳐진다. 여름의 도시 풍경과 한데 어우러져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읽다 마는 일을 결코 할 수 없는’(김하나 추천사) 빼어난 소설이다. 그것을 방증하듯 출간 전에 이미 영국 Tilted Axis Press와 번역 출간 계약이 이루어졌다. 『채식주의자』 번역으로 한강 작가와 함께 2016년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데보라 스미스의 큰 관심으로, 한국소설로는 이례적인 일을 맞았다.

     

    [1] 책을  읽은  소감  

    청춘의  사랑과  이별의  행로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경쾌하게  그려내고,  때로는  밀도  높게  성찰하는  이  책의 작품들을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 지금 재 한국,서울에 살고 있는  젊은 동성애 남성의 생활가감없이 잘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 작가가 커밍아웃을 했는가 궁금해 하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독자분들의 열린 독서를 위해서라도 배수의 진을 치는 마음"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지 않았다.

    당사자성에 대해서 밝혀야지만 퀴어 소설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요. 트위터에서도 그런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어서 명확하게 얘기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한국 소설에서는 퀴어들이 대상화된 존재로만 그려졌고, 이제 슬슬 1인칭으로 당사자성이 생기고 있어요. 제가 그런 소설을 썼고, 그 흐름에 저를 끼워 주셔서 감사하지만, 퀴어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이 커밍아웃이나 당사자성에 대한 압박을 받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출처: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84917

     

    ▶성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너무 많다. 동성애=섹스가 아닐텐데, 그런데 그렇게 인식될 만큼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이다.


    ▶ 게이의 사랑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성적인 부분이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기에 그렇게 된 것일 것 같다.
    QEER성을 드러내는 장치일 수 있다. 

     

    ▶ 여성 동성애자가 썼다면 좀 다를 것 같다.

     

    [2] 재희와  영의  공통점과  차이점

     

    재희와  나는  정조  관념이  희박하고,  아니  희박하다  못해  아예  없는  편이며  그런  방면에서는  각자의 세계에서  좀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  세상은  가난하고  헤픈  스무살의  육체들을  마음껏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별로  어렵지  않게  아무  남자나  만나서  술이나  마시고,  아침이면
    둘  중  누군가의  자취방에  모여  부어터진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이고는  밤새  만난  남자들의  정보를  공유하곤  했다.  (p.10)


    그  시절  우리는  서로를  통해  삶의  여러  이면들을  배웠다.  이를테면  재희는  나를  통해서  게이로  사는 건  때론  참으로  좆같다는  것을  배웠고,  나는  재희를  통해  여자로  사는  것도  만만찮게  거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대화는  언제나  하나의  철학적  질문으로  끝났다. 

    -  우리는  왜  이렇게  태어났냐.
    -  모르지  나도.  (p.29-30)

    남아  있는  5개월의  계약기간  동안은  나  혼자서  방에  살아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전세금이  꽤  될  텐데  당장  돈이  급하지  않은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재희  쪽  집안  형편이  괜찮은  것  같았고,  은근히  기우는  결혼인  것  같기도  했다.  재희가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누구보다  평범하지  않게  자라난  여자라고 생각했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사회적  통념  같은  것을  코  푸는  휴지처럼  여기며  자라날 수  있었던  건  어쩌면……(p.39)

    ※  인용문에  표시된  페이지  수는  e-book을  기준으로  한  것임.(전체  206페이지로  설정)

    "재희" 라는 인물의 설정을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생각했다.
    깨어 있는 여성은 = 헤프다라는 식으로 생각될 수 있다.

     

    ▶ 나는 재희= 성적인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기질을 타고난 사람으로서 
    성장하면서 소수자가 받는 것과 같은 차별을 받았기에 
    영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생각했다. 

     

    이것은 태성적인 것, '기질' 때문인데 이런 것 때문에 처벌을 받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한다고 느꼈다.

     

    [3] 재희에  대한  영의  배신감


    둘은  만난  지  1년  만에  처음으로  크게  싸웠다.  거짓말에  소질이  없는  재희는  이것저것  지어내다가 결국  궁지에  몰려  ‘룸메이트  지은이’가  동갑의  남성이라는  사실을  실토하고  말았다.  또한  그가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라는  사실도.

    [...]  -정말  미안하다.  그러려고  했던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다.

    -  그럼  어쩌려고  했던  건데.

    [..]
    배신감.

    그것은  타인에게  별  기대가  없는  내가  평소에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웃긴  일이었다.  재희는  그저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했을  뿐이었다.  이전까지  나는  내  정체성이  밝혀지는  데  별  거리낌이  없는  편이었다.  술만  들어가면  길바닥에서  남자와  키스를  하는  주제에  소문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게  웃긴다고  생각했다.  다만  나의  비밀이  재희와  그  남자의  관계를  위한  도구로  쓰였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누구든  떠들어대도  괜찮지만,  그  누구가  재희라는  것
    이  도저희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다른  모든  사람이  나에  대해  얘기해도  재희만은  입을  다물어야  했다.

    재희니까.

    재희와  내가  공유하고  있던  것들이,  둘만의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었다.  우리둘의  관계는  전적으로  우리  둘만의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언제까지라도.

    -  연락  안  해도  돼.

    나는  가방을  싸서  곧장  잠실의  본가로  들어갔다.  내가  왜  그토록  격렬한  반응을  보였는지  나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채로.

    [...]  재희  역시  때때로  내  마음을  다  이해한다는  문자를  보냈는데,  나는  재희가  도대체  무엇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p.32-34)

    ▶영이 그런 것은 재희와 자신이 서로에게 가깝고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남친과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재희의 행동은 그걸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일것 같다.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   니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런..마음?

    ▶ 재희가 동성애자가 커밍아웃을 한다는 것에 대한 무게를 몰랐기 때문일 것 같다.

    동성애자는 끊이없이 존재자체를 부정당하고 사회적벽을 느낀다.

     

    -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달리 법적으로 결혼을 할 수 없는데 나는 이것이
    영과 재희간의 결정적인 차이점인 것 같다.

     

    ▶그런데 재희가 낙태를 "여드름을 짜내는" 것 과 같은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처럼 그려진 것은 현실과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들이 의무감, 생명에 대한 존중 등등의 말을 듣고 자라기에 작품에 그려진 것과는 좀 다른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4] 영과  어머니 

    –  고등학교  시절  정신병원  강제  입원  사건  

    –  어머니의  심리적  문제

    영의  어머니와  영의  공통점


    [...]  집  근처의  종합병원에서  2회차까지  치료를  받은  뒤  엄마는  상담과  약물  치료를  모두  거부했다. 상담자를  바꿔준다는  병원의  제안도  거절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자신은  이미  죄  사함을  통해 구원받은  상태이며,  따라서  더이상의  문제는  없다고  했다.  의사에게  그  말을  전해  듣고  나는  엄마에게 물었다.

    -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  -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라.  남부끄러운  일이니.

    도대체  뭐가  부끄러운  일이라는  건지.  두  살  많은  형과  키스를  한  것?  그  때문에  여름방학  동안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  나온  것?  미친  여자의  아들로  태어나  16년  동안  그녀를  버티며  살아온  것?  그중에  어떤  것을  비밀로  하라는  건지  분간이  잘  되지  않았고,  그래서  그냥  그  모든  것을  비밀의  영역에 두기로  결정했다.

    [...]
    나는  그녀의  집요한  필사가  구도자의  고행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본의  아니게  일어난  불행에 대해  울고불고  난리를  치고  머리를  쥐어뜯고  소리를  지르는  대신  모나미  볼펜으로  공책에  꾹꾹  성경을 눌러쓰는  방식을  택한  것이겠지.  마취조차  거부했던  엄마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삶의  방편이었기에  그
    녀의  필사는  일종의  호흡처럼  느껴졌다.

    들숨에  한  글자,  날숨에  한  글자.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지난  시간  동안  앓았던  열망과도  닮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에  대한  열망?  대상에  사로잡혀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한  열망?

    그래,  한없이  나  자신에  대한  열망.

    예수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열렬히  삶에  투신하는  자신에  대한  열망.  어쩌면  한때  내가  그를  향해  가졌던  마음,  그  사로잡힘,  단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었던  그  에너지도  종교에  가까운  것일지  모르겠다.
    새까만  영역에  온몸을  던져버리는  종류의  사랑.  그것을  수십  년간  반복할  수도  있는  것인가.  그것은  어떤  형태의  삶인가.

    사랑은  정말  아름다운  것인가.  (p.107)

    ● 보수개신교는 왜 동성애자 혐오를 신앙화했을까 2020-06-23 

    https://www.hani.co.kr/arti/well/news/950656.html


    해방 이후 친미·반공주의와 결합해 ‘북한 혐오’로 자기 정체성을 구축한 보수 개신교는 1990년대 세계적으로 공산권이 해체되자 새로운 혐오 대상을 찍었다. 동성애자들이었다. 보수 목회자들은 동성애자 문제에 한국교회의 사활이 걸린 것처럼 신자들을 교육해왔다. 이에 따라 ‘보수 교회=반동성애’로, 이를 거부하는 것은 ‘반교회’로 여겨지기에 이르렀다.
    [...]
    “차별금지법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지킬 뿐 아니라 남들을 저로부터 보호해주는 마스크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동성애자를 위한 법이라고 오해하지만 마스크처럼 모두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주기 위한 것이다. 제 이모가 저를 기독교적 사랑으로 포용한 것처럼 기독교의 근본 교리야말로 차별하지 않는 사랑과 포용 아니냐”고 물었다.

     

    “● '성소수자 축복’ 소송, 교회 편견 깨려는 싸움”

     - https://naver.me/5KOfdOLT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이동환 목사(42)가 결국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성소수자를 위한 기도 등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정직 2년을 선고한 교단의 처분이 무효라는 점을 확인해 달라며 지난 2월 2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목사는 소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소송을 두고 “작게는 혐오와 차별에 물들어 버린 감리회를 바꿔내려는 싸움”, “나아가 한국사회 인권의 장애물이 돼 번번이 차별금지법 등 인권의 진보를 가로막아온 한국 교회를 바꿔내려는 투쟁”이라고 규정했다. 이 목사의 소송을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에는 약 30개 단체가 참여했다.

    [5]  운동권  출신의  아재  애인



    이른  아침  세탁소가  열려  있을  때면  그는  내  두  발자국  뒤에서  걸었고,  닫혀  있을  때면  내  새끼손가락을  잡고  걸었다.  손을  잡고  길을  걷는  게  좋아  일부러  집에서  일찍  나설  때도  있었다.  그렇게  큰길까지  나간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서  첫차가  올  때까지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있었다.  내가  버스에  오를  때
    면  그가  내  등에  대고  손을  흔들었다.  [...]  버스가  코너를  돌아  완벽히  사라져버릴  때까지,  내  뒷모습이  그의  시야에서  완벽히  없어져버릴  때까지  계속해서  내게  손을  흔드는  그.  나의  뒷모습을  그렇게까지  오래  바라봐준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다.

    나는  한동안  언제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그가  나의  뒤에서  손을  흔들고  있을  것만  같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p.83)

    [...]  형이  과거에  학생회장이었는지,  뭐  얼마나  대단한  운동을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은  그냥  하루종일  방구석에  처박혀서  저자  욕이나  하며  맞춤법을  고치는  별  볼  일  없는  남자잖아요.  나만큼이나 보통의  사람이잖아요.  형은  그냥  나한테나  중요한  사람인  거  같은데,  그래서  나한테  이런  헛소리를  할
    수  있는  거겠죠.  압구정동  출신으로  학생운동에  투신해  도청을  당하는  20대를  살았으며  지금은  죽은 철학자의  글을  읽고  고치는  당신의  뇌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걸까.  엉망진창  낙서장이  되어버린 당신의  등과도  꼭  닮아  있지  않을까.(p.95-96)

    그는  누구이며,  우리는  무슨  관계일까.

    그와  만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삶을  알아갈수록  그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연했다.  애초에  그는  나와  뭔가를  맞출  생각이  없었고,  다만  아무도  없는  칠흙  같은  밤마다  순진한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는  어린애인  나에게  뭔가를  가르쳐주고  나와  몸을  섞는  일을  즐거워했을  뿐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나를  바꾸고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여겼으나,  불행히도  나는 누군가에  의해  쉽게  바뀌는  성격이  아니었다.  (p.103-104)

    -  우리가  무슨  관계인  것  같아요?

    -  그게  무슨  말이에요?

    대답  없이  일어나려는  그를  잡았다.  이대로  그를  보낼  수는  없었다.  나는  엄마가  아니니까.  연신  나를  뿌리치려고  하는  그를  꽉  붙들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측은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  사랑,  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죠?

    나도  모르게  그의  뺨을  후려쳤다.  (p.111)

    [6]  카일리


    독창적  별명  짓기.

    카일리  미노그를  듣다  꼬여버린  인생이라  카일리라고  지은  건  아니고,  그냥  이름이  예뻐서.  어차피 이것이랑  죽을  때까지  함께해야  할  판인데  나  듣기에  제일  예쁜  이름을  붙여주는  게  낫겠다  싶어서,
    카일리.

    맞아.  마돈나나  아리아나,  브리트니나  비욘세보단  카일리지.  아무렴. 그  이름을  후회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어.  (p.  119)

    애들이랑  술  마실  때,  길에  보균자라고  소문난  애가  지나가면  개그  담당인  은정이가  어김없이  “야, 다들  잔  가려”  말했고,  모두  웃기  바빴어.  나도  눈물이  나게  실컷  웃다가  아  맞다,  내  몸에도  그게  있구나,  생각이  들면  그제야  등골이  서늘해지고  빳빳해지고  그랬지.  그치만  평소에는  아무  생각도  뭐도 없어.  그러니까  종합하자면  나에겐  카일리가  있어.  이건  5년도  넘게  나와  함께  살아온  가족이나  다름없고.  어쩌면  가족보다도  더하지.  [...]  나랑  만나고  싶으면  말이야,  그걸  알아둬야  해.  내가  나이며  동시에  카일리라는  사실을  말이야.  [...]  만약에  이런  내가  부담스러우면,  실은  그게  더  자연스러운  일이고 자연의  섭리고,  따라서  그냥  가도  돼.  대신  조용히만  있어줘.  내가  지금처럼만  살  수  있게.  [...]

    언제가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둘이  함께  누워  있던  밤에,  규호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카일리가  있음에도  그때  왜  선뜻  나와  사귀기로  했냐고.
    -그러거나  말거나,  너였으니까.(p.140-141)

    [7]  박상영  작가의  독특한  문체와  퀴어소설


    ※   토론  소감

     

    다음 토론책- 지구를 구할 여자들


    https://f-reading.tistory.com/423

     

    03-4. 지구를 구할 여자들(2023.2.25)

    ■ 토론도서: 『지구를 구할 여자들』(카트리네 마르살, 부키, 2022) Mother of Invention (2021년) ■ 일시 :2.15 (토) 오전10:00 ~ 오후 1:00 ■ 장소 : 대안연 강의실(온+오프 병행) 바퀴 달린 가방에서 전기차

    f-reading.tistory.com

     

     

    모임운영: 이승은

      
    •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 박사 (독일여성문학 전공)   
    •  (前) 서강대학교 독문과 강사.   
    •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문학 담당 교수.   
    •  (前) 김포대학교 국제교류처 한국어과정 강사.  
    •  한겨레문화센터 <Herstory: 여성문학 북클럽> 강사.   
    •  <페미니즘 함께 읽기> <Herstory 여성문학 북클럽> 모임 운영.(숭례문학당)   
    •  (前) 청소년 대상 <책을 통해 자라는 아이들> 독서토론 강사.   
    • 우장산숲속도서관 <페미니즘 함께 읽기> 강사.   
    • 우장산숲속도서관<재난과 불안의 시대, 인문학으로 치유하다> 토론 강사  
    • <여성문학 읽기> 토론 모임 운영 
    • 대안연구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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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고전 문학 깊이 읽기 > 진행중https://cafe.naver.com/paideia21/14611


    • 출간 작품   
      『아버지의 덫』, 『공모자들』,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등 다수의 번역서 출간.   
      『글쓰기로 나를 찾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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