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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기록

037. 슬픈짐승

by 책이랑 2020. 8. 5.

이것은 통독 직후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하여  서독, 동독 출신의 두 남녀가 겪는 격정적인 사랑과 집착을 그려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통일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목차

     

     

    책소개 

    2009년 독일 국가상을 수상한 현대 독일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모니카 마론이 1996년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구동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던 이전 작품들과 다르게 사랑과 열정이라는 모티프를 전면에 내세워 작가의 문학 세계에서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받았다. 

     

    주인공인 '나'는 자유가 박탈된 상태에서 상명하복으로 모든 것이 통제되었던 시스템에 순응하여 박물관에서 공룡을 연구하면서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 하나를 낳은 전형적인 동독 여성이다. '어느 날 갑자기' 독일은 통일이 되었고, 그녀는 낯선 자유를 맛보게 된다. 그 '자유'로 그녀는 잊고 살았던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다가 서독 출신의 프란츠라는 중년 남성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개인의 삶과 사회 전체에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가져왔던 '독일 통일'의 모티프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짜임새 있게 결합시키며, 구동독의 '기이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통일 후 엄청난 변화를 겪은 이들의 삶과 사랑을 성숙하고도 강렬한 문체로 형상화했다. 작가는 '나'와 프란츠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여러 사람들의 사랑과 사회 문제를 연결시키면서 흥미와 긴장감 속에서 독일의 통일이라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나간다. 주인공 '나'의 회상 속에는 동독에서 자란 여자와 서독에서 자란 남자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정착하지 못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낳은 독일의 역사가 교묘하게 짜여 있다. 

     

     

     

     

    아직 분단 국가인 우리입장 서울대에 큰 규모의 연구조직을 만들 정도로 독일통일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해왔다.
    독일 문학에서도 '통일 전후'가 중요한 주제였다.
    통일 이후 작가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는데 토론한 바 있는 <카산드라>의 작가 크리스타 볼프의 경우 통일전작품인 <나뉘어진 하늘>과 비교하면 통일 이후의 작품인 <메데이아>는  좀 더 개인적인 관점으로 변했다.

    모니카 마론은 통일 이후의 시기를  크리스타 볼프보다 더 개인적인 관점에서, 독특하게 형상화했다.

    http://tongil.snu.ac.kr/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tongil.snu.ac.kr


    [1] 이 작품에 대한 별점과 소감은?

     

    내 별점은 4.9이다. 
    - 낯선 느낌인데 세련되고 좋다.

    - 작품소개에서 '독일통일'이 꼭 나오지만 시대적 배경에 맞주지 않아도 좋다.
    - 통독이전의 체재에서는 '안정'이 있었다면 그 이후에는 불확실성/자유/야만이 증가하는데
    - 그런 상황에서 인물들을 좁게 설정하지 않고 넓게 처리했지만 동시에 섬세하게 그렸다.
    - 주인공인 화자가 간질발작을 했던 게, 그 이후의 행동에 개연성이 생기게 됐고
    - 프란츠와 아내의 식사/여행에 대한 서술부분에서 감탄했는데, 현실인지 상상인지 모를 정도로였다.


    나의 별점은 3.5이다. 

    - 얼마전 토론하는 꿈을 꿨는데, 다른 토론참여자가 현학적인 이유를 대며 나를 나무라는 내용이었다.  주어진 논리대로 읽어야 한다고 하면서 "세번째, 돼지의 발톱을 잘라도 돼지가 자유롭지 않은 건 아니잖아요.~" 라는 괘변이었다

    -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다 밖으로 나와서 또 다른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걸까? 싶었다. (심청얘기나 흥부 얘기처럼 진부한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
    -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가 와서 본인이 받아들이고 있던 것이 무너졌을 때의 개인의 변화'라는 설정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 그러나 뒷부분으로 갈 수록 좋았다.
    - 지금 세대는 '통일문학' 만이 아닌 다양한 포커스에서 읽고 싶은대로 읽게 하면 좋겠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과 비교한다면 독일이라는 특성이 드러나 있는 작품이기는 하다.

     

     

     

     

    내별점은 3.5이다.

    - 에로틱한 연애소설을 기대하면서 읽어서일까, 작품에 나오는 사랑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 갑자기 나를 침범해서 오는 사랑 얘기이다.
    - 그러나  화자가 '아내'가 되고 싶어하는 부분에 오자, 흥미가 툭↓ 떨어졌다.
     (아니, 왜 아내가 되고 싶어하지?.... 이해 할 수 없다.)


    - 프란츠의 아내가 매력적인 인물로 느껴졌다.

     

     

    내별점은 4.5이다.
    - 감성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지적이지도 않는데, 동시에 표현이 정확하다.
    - 결말부분에 반전이 있어 결말을 읽은 즉시, 책의 맨앞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읽으면서도 정확한 표현이라서 놀랐던 표현이나 상징들이, 맨끝까지 논리적으로 계속 연관되어 있는 걸 발견하고 더욱 놀랐다.
    - 또한 남/녀의 사랑의 모습이 사회변동/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확확 변하고 빛을 바래져 가는 것, 남자들이 전쟁에서 돌아왔을 때의 남자 자신과, 배우자들의 변화에 대한 서술이 정확해서 놀랐고, 한편 서글펐다.

     

    그들은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 모든 어린애들을 어머니들하고만 같이 있도록 내버려두어야 했을 것이다. 그들은 아들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서 자신들의 부상당한 몸과 낙인찍힌 전쟁의 영혼들을 치료할 장소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그들이 당시에 분별력이 있어서 자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한 가지라는 것, 즉 자식들이 그들의 존재를 모르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다르게 흘러갔을지 나는 요즘도 즐겨 상상해 본다. [...]

    무엇보다도 우리는 어머니들의 이해할 수 없는 변화를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것을 내가 알아차리기 전에 먼저 어머니가 웃는 모습이 달라졌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머니는 예전과 다르게, 나와 다르게 웃었다. 예전에 어머니는 걸핏하면 웃음을 터뜨렸고, 가끔은 웃음을 그치려야 그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 입 모양을 적당한 크기의 계란 모양으로 만들면서 입술이 치아를 반쯤 가렸다. 나는 일생 동안 여자들이 이렇게 웃는 모습을 경멸했다. 그 당시에 나는 어머니가 왜 아주 간단한 일도 서툴러서 못히겠다고 투정했는지 이해하기는 했다. [...] 언젠가 나는 어머니가 여자친구 앞에서 남자들이 다시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당시에 내가 한지 페츠케에게 처음으로 "우리 엄마는 멍청해"라고 말했고 한지도 "우리 엄마도 그래"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때 우리 어머니들이 본래의 웃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자신들이 퓨즈를 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자백 했다면 어머니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 그들은 이 저주받은 세기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미침내 사슬을 끊어버리고 마침내 아들들을 아버지들로부터 떼어놓을 수 있는 힘을 어머니들이 갖고 있었다. 따라해야 할 전사의 포즈, 권위자의 명령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한 번에 보여줄 수 있었다. 남자들의 자의식에 그들의 이해력과 생활력과 웃음을 내맡기지 않은 어머니들에의해 아들과 딸들이 교육받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줄 수 있었다.

     

    "카린은 비키니를 입고 .... 손수레를 퇴비더미로 밀고 갔다. 카린은 나중에 비키니 대신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고, 마지막 몇년동안에는클라우스의낡은 셔츠를 그 위에 입고 있었다."


    하지만 내상객에는 이런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하다.

     통일직후에 동독에 간적이 있다. 작품에도 서술되어 있지만, 말 그대로 모든 길이 모두 under construction  공사중이었다.

    통일전 70,80년대 독문학은 과거에 대한 지루한 회고를 반복하고 있었다.그랬던 상황에서 통일이 된 후,  통독시대를 잘 형상화 하는 작품이 아직 나오지 못했다.
    게다가 크리스타 볼프 같은 경우, 독일의 비밀경찰 슈타지에 협력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것이 문제시 되었다.


    - 이런 상황에서 모니카 마론은 과거 동독지역 사람들의 혼란과 심정을 피해자의 심정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2] 인상적인 부분

     

     p.178이다.

    그런 가능성은 일상속에 내재해있지만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곳에서 거의 죽음의 상황에 이르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것은 아마 뉴욕이 그렇게 위험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최소한 한 번은 죽음을 체험하고 싶다는 소망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갖고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그전에 죽음 가까이로 갔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항상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데 단지 뉴욕 같은 도시에서는 우리가 그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더 뚜렷하게 감지하는 것뿐일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자기가 사는 곳에서는 저녁 귀갓길에 자동차가 우리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왔어도그저 불쾌하고 난폭한 행위로 여길 뿐,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때문에 그것이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이라고는 인정하지 않는다.

     

     

    사랑과 젊음이 교화되지 않는 존재라고 하는 부분

    아테가 늙는 것을 두려워하고, (사랑을) 마지막 자연이라고 하는 부분

     

    그런데 프란츠의 모음을 길게 발음한다고 하는 하는 건 무슨 뜻인지?

     

     

     

     

     

      발음이 독특하게 되어,  유일무이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 Franz와  같이 발음해보는 단어는 독일어로는 '자음+r' 이므로 Fr과 비슷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단어가  '무덤'과 '관'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집에 간다고 표현 할 때 화자는 "   " 얘기하지만 프란츠는 " " 라고 말하는데 동서독의 표현이 다르다.
    가장 압권인 장면은 화자가 공산당 관련 노래를 부르자, 프란츠가 경악하는 장면이다.

    찬송가를 모른다고 내가 인정한다. 그리고 그 대신 스탈린 찬가를러시아어로 부르겠다고 제안한다. 프란츠가 소리 내서 웃는다. 내가스탈린 찬가를 러시아어로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거나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우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무릎을 꿇고않아 실내가운의 허리를 단단히 조이고 열한 살이나 열두 살에 학교에서 그 노래를 배웠을 때처럼 아주 열성적인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소중하고 사랑스러운현자 
    스탈린에 대한
    아름다운 노래를
    전 민중이 부른다.


    프란츠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른 것은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어쨌든그런 식으로 노래를 부른 것은 실수였다. 나는 두 배는 끔찍하게, 믿음을 저버리고 배반을 서슴지 않는 모습으로 노래했다. 프란츠는 즐거운 척했지만 노래를 부르는 동안 이미 나는 프란츠의 마음속에서무언가가 타오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경멸적이라고 부르기에는 약간 지나칠지 모르지만 당혹스럽다고 하기에는 너무 경미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뻔하긴 하지만. 남-녀를 대비시켜 동-서독의 다름을 보여준다. 

     

    화자

    프란츠

    연구분야

    고생물학자, 공룡

    이미 죽어버려 뼈대만 남은 것(사랑)

    화자가 기대한 사랑이 불가능했다는 것을 의미

    개미연구가

    군집생활

    자본주의 시스템을 의미

    고향

     

    울룸(시골)출신

    나는 멸종한 독거성 동물에 관심을 가졌고, 프란츠는... 무리를 지어야 비로소 완전한 하나의 유기체가 되는 작은 개미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가. 172 

     

    개미들의 생활은 매우 이성적으로 질서가 잡혀 있어서, 그것을 정서적으로 미화하고 싶은 아주 작은 욕구에 대해서 일말의 여지도 허용하지 않는다" 173 

    사멸하지 않기 위해서 꿀단지 개미가 봉사를 하여 여러 개미를 살린다. 나는 개미처럼 살지 못하며 사멸의 댓가를 치르기를 기꺼이 바란다.

     

     또한 '1억 3,500만 년 동안 생존해온 개미처럼 그들을 위한 국가의 체계화'(p.174)



    그런데 저자가 사랑에 대해서 “그러나 두 가지 중에서 재빨리 한 가지를 결정했어요. 그대를 차지하거나 아니면 죽는 것.” 그 얘기를 그렇게나 여러번 되풀이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너무 집착한다.

     

     

     

     

    그만큼 절박하게 원했다는 뜻이겠다.

     

     

     

     

     

    [3] 동독과 서독 출신 남녀간의 사랑의 에피소드

    서독출신

    사건

    동독출신

    알리(파르지팔)

    -'는 알리' 나중에 견세만 지급하고 자신의 필요만 채우는 행동을 꼬집는 이름

    - 우연히 만나 데려온 개 파르지팔을 사이에 둔 다툼

    - 키우던 개에 관한 분쟁이 개인의 '소유권'의 차원에서만 해결된다.

    아테

       

    카린-클라우스

    (청춘의 사랑)

    둘 다 동독출신으로 통일후에도 관계를 유지한다.

    지빌레(예술가)

     

    에밀레

    (정치적 욕망을 품은 인물)

       

    앙케-라이너

    라이너는= 호모클루스=앙케가 빚어낸 인물

    시대가 끝나면 끝나는 관계에 있었던 인물

    동독은 2차 대전후 소련의 시스템을 심어 짧은 시간 존재했던 전형적인 위성사회주의 국가였다.
    -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료주의가 강화되었다.
    통일 후, 동독과 서독이 같아지기까지 몇십년이 걸려도 차이는 남아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동독 사회가 덜기계적이고/문명의 영향을 덜 받은 사회라면
    서독은 '소유'가 완전히 사회의 기준논리로 자리잡은 곳이다. '소유'라는 가치관이  지배한다. 

     

     < 질투의 화신>이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다자간연애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남녀의 사랑=독점적 소유로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여러 케이스들이 있었다. 또다른 상대와 뭘했는지를 듣는 경우, 관계는 인정하지만 얘기하지는 말아달라고 하는 경우, 다자간 연애를 중단한 경우 등 이었다. 독점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한다.

     

    청춘의 사랑

     

    그런데 화자에게 '청춘의 사랑'을=몸으로 하는, 성적 친밀감이 중심이 되는 사랑인 것 같다.

     

     

     

     

     

    진정한 기적은 우리의 몸이었다...... 우리의 몸이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나로서는 사실 몸이 없다면 진정 우리가 누구인지 정확히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사랑을 하는 것은 우리안에 있는 아직 교화되지 않은 존재, 젊음이다.[...] 교화 된 인간은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을 상랑한다. 그는 개를 사서 개를 사랑한다. 개가 죽으면 개를 새로 사서 그 개를 다시 사랑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쉬웠다. 프란츠를 만나기 전 나는 그 영원한 브라키오사우르스를 사랑했다.(p.90-91)

     

     

    화자는 청춘에  '청춘의 사랑'을 해 보지 못했다. 동독의 억압적 체재때문에. 그리고 쥐와 노는 것이 위협적인 것인줄도 모르는 시절을 보냈다. 

    - 성격/동경/열망이 사람에 따라 다를테지만 저자가 그동안 억압당했던 것이 분출되어 나온 것이다.

    - (프란츠 역시 생활로 인해 청춘의 사랑은 없었다.)

     

     

    짐승의 사랑

    사랑이라는 것은 공룡과도 같아서, 모든 세상이 그들의 죽음을 즐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미오와 줄리엣, 안나 카레리나, 펜테질레아, 항상 죽음만이 있고, 항상 불가능한 것에 대한 쾌락이 있다. 사람들이 핑게를 삼는 것처럼 그렇게 사랑에 무능력하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사랑들은 청춘의 사랑이 없는 불행한 영혼들에 의해서, 언제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일찍 죽음의 공포 속에서 소리치면서 그들의 사랑을 몸 밖으로 내 보냈던 불행한 영혼들이 의해서 그렇게 믿도록 설득을 당하는 것이다.(p.49)

    ← 화자는 원시적 사랑에 몰입함

     

    나는 원숭이처럼 팔과 다리로 프란츠를 꼭 껴안았다. 잠시 내 몸에 털이 자라난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다. 촘촘하고 짧은 짐승 털이 내 몸과 내 얼굴을 뒤덮었다. 나는 프란츠의 어깨와 목 사이 움푹한 곳에 나의 뭉툭한 짐승 코를 파묻었다. 프란츠는 내 호흡의 그늘 안에 숨고 싶은 것처럼 그 안에서 낮게 숨 쉬었다. 우리는 그렇게 말없이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나는 이 시간 속에서 죽고 싶었다. 프란츠도 비슷한 것을 느꼈음에 틀림없다. 그가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이야기를 했다.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사랑의 죄인들을 위한 지옥을 통과해 데려갈 때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고통 때문에 단테는 정신을 잃는다. 그들은 영겁의 세월을 거친 돌풍에 쫓기고 부딪히며 지옥을 통해 날아다녀야 하지. 프란츠가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놓아주지 않아. 지옥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아. 아버지가 루치에 빙클러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 두 사람 이야기를 내게 했었어. 짐승들은 지옥에 가지 않아. 내가 말했다.


    화자는 안아주는 원초적인 사랑을 원하며, 한 인간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싶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프란츠는 떠나려고 했던 걸까?

     

    프란츠가 열두시 반에 내 몸에서 자기 몸을 떼고 옷을 입고 파이프를 채우는 냉혹함은 매번 나를 광포한 무방비 상태에 남겨놓았다. .... 나는 더이상 버림받고 싶지 않았다.... 그대를 차지하거나 아니면 죽는것. 그 당시에 내가 무엇은 생각만 했고 무엇은 정말로 실행했었는지 더이상 모르겠다. 159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감히 숨도 쉬지 못했다. 한 문장이 아직 부족했다.
    항상 아버지가 진 빚을 내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버지가 옳았기 때문에, 루치에 빙클러에게 가기로 했던 결정이 정당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빚을 남긴 것이 아니었다면......
    프란츠는 더이상 말이 없었다. 의자등받이에 걸쳐져 있는 그의 흰색 셔츠가 빛나고 있었다. 여전히 한 문장이 부족했다.-192

     

     

    기억과 정체성의 혼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는 잊고 싶은 것을 기억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왜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가치조차 없었던 사소한 사건들을 기억 속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는 마치 사용된 인생의 증거로서 쓸모가 있다는 듯 백 번도 넘게 다시 그것을 뒤져 보여주는 것인지도 이해할 수 없다. 내 인생에는 잊히지 않아야 할 것들이 많지 않았다. 간직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만 모으면 내 인생은 상당히 짧은 생이 되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내가 아직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던 사십 년 전이나 오십 년 전에는 망각이 죄악시되었다. 나는 그것을 당시에도 이해할 수 없었고 지금은 그것을 생명을 위협하는 횡포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큰 신체적 고통을 겪을 때는 기절만이 치명적인 쇼크가 평생 지속되는 충격을 막을 수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망각을 금지 했듯이 사람들에게 기절을 금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억한다는 것은 잊지 않는다는 것과 조금도 관계가 없다.(p.15)  

    기억은 자의적인 선택이다.



    기억은 내가 누구인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진주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자유/선택, 벗어나지 못하는 감옥

     기억은 내가 누구인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진주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뉴욕에서의 고립의 에피소드는 self감금으로
    체재가 변화했으나 개인이 바뀌지 못했다는 것,
    프란츠와의 관계안에 갇혀 있다는 의미도 된다.
    - 자유를 상징하는 도시 뉴욕도 혼돈상태이다.

    대도시의 정글. 맥박이 뛰는 도시, 소음이 포효하다. 교통이 밀려오다. 사람들의 물결이 밀려오다. 건물의 바다, 도로의 골짜기... 도시의 혼돈 속에서 ... 자연이 다시 깨어난 것 같았다. 180

    식육식물

    발전된 문명에 대한 비판이다.
    다름을 인정받지 못하고, 일방적인 가치평가를 받는다.'짐승들의 눈' ....등등에서
     
    동독인들의 좌절, 내면의 절망이 크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독일사회에서 동독주민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경제ㆍ사회적 차원과 개인적, 심리적 차원

    서독주도의 불공평한 통일과정에 기인한다. 즉 통일의 기폭제가 되었던 동독주민의 시민혁명은 통일과정에서 그 의미를 완전히 상실했다. 통일의 주체가 동독시민에서 서독의 정치가와 기업가로 바뀌었으며, 이 과정에서 구동독의 엘리트 청산과 함께 서독엘리트의 지배체제가 확립되었다. 서독엘리트와 서독자본의 지배는 정신적 영역과 물질적 영역의 전면적 장악을 의미했다. 

    일상에서 겪는 고통과 갈등에서 박탈감
    통일은 동독주민의 노동, 직업, 공동체적 삶의 양식과 개인적 실존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 상황은 동독주민들 사이에 심리적, 정서적 불안과 환멸을 확산시켰고, 상대적 박탈감의 내적 근원인 상실감과 소외감을 불러일으켰다. 

    구동독의 개인의 생활경험과 공동체적인 삶의 양식, 일상적인 미덕과 가치들이 부정되었다.

    통일 14년이 지난 독일사회에 대한 중간평가는 체제통합의 성공과 사회통합의 실패로 요약된다. 독일통일 14년의 현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진정한 통일은 결국 인간적 차원의 문제이며 ‘차이에 대한 인정, 상이한 인생도정에 대한 존중을 통해서 가능한 평등한 권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 이후 동독지역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 - 포커스인터뷰 분석을 중심으로
    이영란  한국사회학회한국사회학한국사회학 제39집 1호2005.02137 - 165 (30 pages)   G300-jX890876.v39n1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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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 이후 동독지역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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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시민사회에 관한 토론을 하고 있다.

    OECD 순위 10위에 왔지만,  "우리사회가 성취할 수 있었으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90년대 이후의 유럽문학을 읽어보게 되면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사회가 읽히는데, 그들은 6,70년대를 거치면서 90년대에  갈등이 있는 경우, 합리적으로 논의할 공론의 장이 마련되었다. 
    우리가 통일이 될경우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느끼게 될까를 생각했다. 우리는
    사람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


     

    며칠전,  지역의 중고품 거래 플랫폼에서 물건을 내놨다. 시가에 대한 생각없이 가격을 매겼다가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자 앗, 그럼 시가를 알아볼걸 그랬나? 싶었다. 하지만 이내 그 마음을 버리고, 줄 수 있는 물건을 더 줬다. 지나치게 계산적이지 않은 행동들이 이어져나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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