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별점과 소감은?
▶ 순식간에 몰입해서 읽었다.
1) 편집상의 이유 때문에 장수는 많지만 실제 글의 적은 양은 적을 수도 있겠고
2) 글의 몰입도가 높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작품의 '구조'가 좀더 치밀하면 좋겠다. 연작이 아닌 장편소설이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 연작소설은 먼저 쓴 작품을 바꿀 수가 없다는 한계점이 생긴다.
작가가 쓸, 다음의 장편소설을 기대해본다.
▶ 재미있게 읽었다.
- 문장들이 좋고 기발하다.
- 한편, 한 작품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한 것인가? 싶다
- 서사에 집중하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섬세한 묘사를 해서 독자들이 '느끼게' 하는 스타일이다. → 좀 더 유럽식에 가깝다고 할까,.
▶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어떠셨는지 궁금하다.
내가 아직 익숙치 않아서 그렇겠지만
① 성가신 느낌- 메모를 하는 편인데 아직 잘 안되서 성가신 느낌이 있었고
② 구조나, 전체적인 파악이 잘 안되는 듯 하다.
(실용서, 이론서등 챕터가 끊어지며, 짧은 책들은 전자책이 괜찮은 듯하다)
[2] 인상적인 부분
▶1996년 연세대학교 고립, 2008년 명박산성, 2009년 남일당사건
한 사람이 말하는 상식이란 그의 생각하는 면보다는 그가 생각하지 않는 면을 더 자주 보여주며, 그의 생각하지 않는 면은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비교적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당신은 방금 너무 적나라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그렇지. 적나라赤裸裸. 그 광경은 마치 투명한 창을 통해 보이는 남의 집 베란다처럼…… 우리는 왜 때때로 베란다를 청소하듯 그것을 점검해보지 않는 것일까. 모조리 끄집어내서 거기 뭐가 쌓였는지도 확인을 좀 해보고 먼지도 털어보고 곰팡이 끼거나 망가진 것은 닦거나 내다버리고 하면서 정리도 다시 해보고 새로운 질서로 쌓아보거나…… 하지를 않는 걸까 좀처럼.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일까? (266p)
아렌트의 말이 떠올랐다.
《뉴요커》에 낸 그의 아이히만 공판에 대한 보고서(나중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으로 발전하게 된다)에서 그는 악이 근본적인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진부함(banality;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의 활동이나 비(非)활동이 낳을 결과에 대한 비판적 사고 없이 명령에 복종하고 다수 의견에 따르려 하는 경향)의 작용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생각없음(thoughtlessness)이 결과적으로 악의 진부함을 낳는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는 철저히 파편화되고 소외된 개인들과 그들의 수동적이고 마치 죽어 있는 듯하며 ‘생각없이’ 모든 것을 안이하게 수용하는 생활에 던져진 강렬한 메시지로 작용하였다
서수경과 나는 1996년의 고립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지않았다. 각자가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말이다. 그 고립의 기억은 잊혀지지는 않고 다만 묻혀 있다가 2008년 6월 10일, 광화문 대로에 명박산성이 등장했을 때와 2009년 1월 20일, 용산에서 남일당 건물이 불타오르기시작했을 때 구체적으로 환기되었다.(p.187p)
▶ "하찮음"을 서술한 부분이다.
- 세운상가에 남아 있는 사람, 세월호 아이들 모두 하찮게 취급받으며 권력자에게 무시당했다.
- 그러나 하찮음에 저항하고 있다.
- 마무리 되는 표현이 뜨겁다.
여소녀가 다시 다이얼을 돌렸고 그들은 엘라 피츠제럴드가 부르는 「블루 문」Blue Moon을 들었다.
d는 눈을 뗄 수가 없어 진공관을 바라보았다. 너무 쉽게 깨지거나 터질 수 있는 사물. 그 진공을 통과한 소리들에도 잡음이 섞여 있었다. d는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얇은 유리 껍질 속 진공을 들여다보며 수일 전 박조배와 머물렀던 공간을 생각했다. 그 진공을. 그것은 넓고 어둡고 고요하게 정지해 있었으나 이 작고 사소한 진공은 흐르는 빛과 신호로 채워져 있었다. d는 다시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느꼈던 진공을 생각하고, 문득 흐름이 사라진 그 공간과 그 너머, 거기 머물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들과 d에게는 같은 것이 거의 없었다. 다른 장소, 다른 삶, 다른 죽음을 겪은 사람들. 그들은 애인愛人을 잃었고 나도 애인을 잃었다. 그들이 싸우고 있다는 것을 d는 생각했다. 그 사람들은 무엇에 저항하고 있나. 하찮음에 하찮음에.
나의 사랑하는 사람은 왜 함께 오지 않았나.
너의 오디오가 이제 좀 특별해졌느냐고 여소녀는 물었다. 같은 모델이라도, 그 기기를 다룬 사람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고 여소녀는 말했다. 세상에 그거 한대뿐이니까, 빈티지를 고치려는 사람들은 고친다고 말하지 않는다. 살린다고 말하지.
눅눅한 바람이 수리실 안으로 불어 들었다. 비가 들이치자 여소녀는 창을 닫았다. 거무스름하게 그을린 유리 벌브 속에 불빛이 있었다. d는 무심코 손을 내밀어 그 투명한 구球를 잡아보았다. 섬뜩한 열을 느끼고 손을 뗐다.
쓰라렸다.
d는 놀라 진공관을 바라보았다. 이미 손을 뗐는데도 그 얇고 뜨거운 유리막이 달라붙어 있는 듯했다. 통증은 피부를 뚫고 들어온 가시처럼 집요하게 남아 있었다. 우습게 보지 말라고 여소녀가 말했다. 그것이 무척 뜨거우니, 조심을 하라고.(pp.144-145.)
Blue Moon,
Blue Moon, You saw me standing alone Without a dream in my heart
Without a love of my own
Blue Moon, You know just what I was there for You heard me saying a prayer for
Someone I really could care for
And then there suddenly appeared before me
The only one my arms will hold
I heard somebody whisper please adore me
And when I looked to the Moon it turned to gold
...
내 앞마당을 쓸자. 그것이 서수경의 목표가 되었으나 그 앞마당엔 IMF라는 회오리가 들이닥치고 있었다./어른은 부끄러움 뒤에 온다고 김소리는 말했지
3) 마치 이번 전쟁의 뒤에 지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음을 보았던 것과 같았다고 하면서 모든 그림자는 궁금적으로 빛에서 태어나는 것/ 오늘은 과거의 그림자
▶ 189쪽의 툴에 관한 내용.
- " 그렇지. 툴을 쥔 인간은 툴의 방식으로 말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찌된 영문인지, 툴을 쥐지 못한 인간 역시 툴의 방식으로..."
-요즘 내 생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틀에 맞춰 유도된 것이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 일전에 17세 학생이 코로나로 죽은 사건이 있어서였는지
일전에 꿈을 꿨는데 둘째아이인지 세째아이가 물에 빠져 죽은 꿈었다.
- 며칠이 지나 생각하니 꿈에서 내가 죽은 상태여서 아이들에게 내 목소리가 닿지 않은 거일수도 있는데 왜 나는 당연히 아이들이 죽은 상황이라고 생각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틀'은 그런식으로 사고를 제한한다.
[2] 작가의 감수성과 사유에 대하여
▶니체의 타자기에 대한 비유도 인상깊었다.
- 황정은은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작가로서 대상화 되기 쉬운 존재들의 입장에 있다. '약자의 감수성' 이라 할수 있겠다.
- 이럴 때, 문장이 거칠거나 짧기 쉬운데 그렇지 않고 섬세하다.
▶ 문장에 사유의 깊이가 있다.
- 주체로서의 정복하려는 사유가 아니라, 파편화,개인화되 있는 감정을 연결하려고 한다.
- 사물을 자세히보고 사물화된 인간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 언급되는 책들, 인용되는 구절들
▶ 작품에서 언급되는 책을 좀더 살펴보면 작가가 하려는 얘기를 더 알아차릴수 있을 것 같다.
- 예를 들면 <스토너>를 책장에서 내보내는 것이 그렇다.
스토너 책머리에 이 사람은 하찮은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교수로서의 그의 업적을 부정하는 말이 나온다. 이책과 내용의 연결성이 보이는 부분.
스토너는 미국이 가장 힘들었던 시대에 살았지만 자기 삶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인물인데 그런 내용의 책을 이제 내보낸다는 뜻이다.
- 전형성에서 벗어난 등장인물에 대한 서술과 행동
작품에 등장하는 이름들과, 아버지 어머니를 호칭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 저자는 작품속의 커플들의 성별이 무엇이든지 동일하게 사랑과 상실을 느낀다고 말한다.
-또 하찮음을 역전시켜 말하는데 현실에서 하찮다라고 취급 되는 것이 그렇지 않음, 가치체계를 전복하는 사유체계를 가지고 있다.
- 동시대 다른 작가들보다 사유가 더 깊다고 느꼈다.
- 우산은 무슨 의미일까?
▶ <dd의 우산>에서 우산은 서로를 연결해주고 가려준다.
비를 가려줄때도 있고, 빛을 가려줄 때도 있고, 사회의 압력으로 부터도 가려주는 존재
- '사물', 물성
▶ 나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사물, 사물과 인간의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매우 인상깊었다.
- 또한
"동시에 있을 수 있으니까 사물은 여기엔 없으면 저기엔 없지만
사기를 치지마라. 있지 않으면 없고" 등등의 서술이 인상깊었다.
- 이는 말하자면 언어의 유희(말장난)로서 언어를 낯설게 하고, 줄거리를 따라가지 않게 하기 면서, 독자를 생각해보게 하는 장치이다.
비슷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배치하면서, 점점 의미를 달라지게 해서 독자가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물성에 관한 얘기가 나왔는데
- 권력자들에게 일반 시민들이 물성으로 보일 것같다.
- 신발장속 신발에 대한 서술이 인상깊었는데 신발은 다시 살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디디가 신어서 발이 들어가야 디디의 신발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디디의 신발은 딱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 우리는 물건들이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두개골이 서로 다른 것처럼, 같은 책이라도 잉크가 뭍어 있는 것이 다른 것처럼 고유한 것이다.
▶ 그렇다 인간의 존재가 대단한 게 아니고, 작은 차이가 그 사람을 그 사람이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인간의 지위가 낮아지고 있고 사물과 똑같아지고 있다.
- 자기 아닌 것과의 '관계'에 대한 태도
▶ 80,90 년대 유럽에서는 서열, 위계, 경계를 없애는 사고방식이 등장했는데 이 작품에서 그런 것이 느껴진다.
▶ 하찮다고 취급받고 있더라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그것을 비웃는 사람들
▶ 한편 우리는 스스로를 물성화 해서 보고 있으면서도 자각하지 못하기도 한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위계적으로 볼때 개새끼라는 말은 비하하는 말이다.
인간을 사물로만 취급했을 때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 육식의 성정치와도 연결되기도 한다.
니체를 언급하는 것 이부분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 뒷부분에서는 너무나 인간 중심으로 보고 있는 가치체계에 대해서도 말한다.
- 인간의 물성화, 자본주의
▶ 자본주의는 사람들을 대체가능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 프랜차이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며 포드의 조립라인의 노동분업, 업무의 매뉴얼화가 그런 과정이다.
- 과거 생산에서 장인이 처음과 끝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졌다면 이제 인간은 프로세스 속에서 단순한 몇가지 기능만 수행하는 존재가 된다.
▶ 파리 바게뜨에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하면서 7시간 논스톱으로 일을 시킨다. 그렇다면 최저시급보다 더 높은 시급으로 줘야 하는데 어려운 기능을 배워야 하는 수습과정이라는 모순적인 말을 하면서 덜 준다.
파리바게뜨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노동이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가 말한 잉여 노동력.
▶ <육식의 성정치>를 읽을 때 그걸 느꼈는데, '육식' 이전에 자본주의가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자본주의 양식 이전의 생활에서 쌓인 '풀'에 대한 지식도 많고, 자본주의 이전의 생활에 대한 생활양식이 있어 그들과 다르다는 생각이다.
- 작가의 세계관, 철학적 관점,
▶ 나는 작품을 읽기 전 편견을 가지기도 했는데 편견과 달리 작가는 전체 사회구조속에서 세월호를 말하고 있었다.
- 인간의 존재론에 대해 언급하는 철학적 에세이로도 읽힌다.
▶ 작가는 그동안 우리가 못보던 것을 보게 하면서 사건들간의 연결성을 보여줬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과 관련 인물들을 개별 사건의 희생자로만 그리지 않고- 그 사건들 간의 연결성을 언급해야 구조를 볼 수 있다.
- 언어라는 툴- 개념의 조작을 통한 통제
▶샌드위치와 샐러드는 소스, 계란, 버터, 햄, 베이컨 억지로 길러진 채소를 사용해야 하는, 자연을 심하게 착취하여 만드는, 가장 가장 가공된 식품이지만. '자연'스러운 음식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것을 언어적으로 정화시켜 "자연스러운" 것으로 개념화했기 때문이며 그 결과 사람들은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착각하게 된다.
▶ 언어에 대한 해체가 필요하지만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렇게 하는 사람을 피곤해하며
그들은 배제, 고립시켜 연결점을 끊어 버린다.
- 저자는 우리가 늘 접하는 사물, 만나는 순간에 촛점을 맞추어 그런 점을 드러낸다.
- 한강작가 역시 <희랍어 시간> 등에서 사유의 과정에 집착했는데 황정은 작가는 이와는 결을 달리하며 사회에 대한 사고를 드러낸다.
▶ 생리결석 트라우마 역시 "하찮다"고 취급되는 '기준'에 대해 말한다.
하찮은 것과 아닌 것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이 생긴다.
- 두 작품의 인물들의 행동의 폭이 비교된다.
▶dd의 우산에서는 d는 자기안에 갇혀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무것도 아닌> 에서는 광장에 나오는 사람이다.
▶ dd의 우산이 남성주인공이지만 행동반경은 좁고
뒤의 작품은 여성주인공이지만 행동반경이 넓은 것도 다르다.
▶롤랑바르뜨의 문장
‘산다는 것은 우리보다 먼저 존재했던 문장들로부터 삶의 형태들을 받는 것’이라는 롤랑 바르뜨의 문장도 인상깊다.
- 언어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감각
▶ 작가가 한국어에 대해 매우 통달해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 운율이 느껴졌는데, 사유의 깊이에서 오는 내적 운율이 있고
외적으로도 글자수, 소리 등이 맞아서 '시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여서 소리내어 같이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만큼 한국어를 잘썼다고 느꼈다.
(한 인터뷰에서 작가가 3년간 언어장애를 겪었다고 하는데, 그런 경험때문에 언어를 남다르게 구사하는게 아닐런지...)
- 서술방식
▶ 어려운 말, 튀는 어휘 없이 일상어를 쓴다."담백하다."고 느꼈다.
▶ 일반적으로 쓰는 단어를 가져와 다르게 느껴지게 쓰려면 얼마나 깊이 사고하고 고쳐썼을까 싶다.
▶ 옐리네크는 한문장을 250번 다듬었다고 하던데 황정은 작가 역시 그럴 것이다.
▶ 내 앞마당이나 쓸자라고 했는데 imf의 회오리가 앞마당을 쓸고 지나갔다 라는 표현에서 그런 점을 느꼈다. 평범한 언어로, 남다른 서술을 해낸다.
▶ 작가의 생각과 주제의식 사적영역이 맞닿는 지점이다.
작가가 언어철학의 여러 기법들을 읽은 듯하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 중에 이런 현대 철학, 현대 유럽의 철학을 곧장 적용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허술하기 쉬운데 잘 해냈다.
▶디테일을 통해 현실을 보여주는 기법이 봉준호 감독과 같다.
<기생충>에서의 집은 자본주의 사회 구조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 우리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독자들의 취향도 달라졌기에
작가들의 취향도 달라지고 있는 듯하다. 젊은 작가, 지금의 독자들은 이전세대 작가, 독자와 다르다.
▶과거가 종의 시대라면 이제 횡의 시대, 가로의 시대인 것 같다. 한국인이 한국을 상황을 그려도 전세계인이 공감하는데 봉준호 감독의 말대로 세계가 이미 '자본주의' 라는 하나의 국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 감각을 이용한 서술
▶ 작가는 감각을 복원시킴으로서 독자가 깨닫게 만들고 있다.
80년대 이후 서양문학에서- 냄새, 액체를 사용해서 혐오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설치미술에서 만져보게 하는 것 등은 이성중심의 사고 때문에 못 보는 것을 환기시키는 전략이다.
- 논리적인 것은 머리로만 느끼고 체화되지 않을 수 있지만 감각은 그렇지 않기에
감각을 동원하여 착취를 느끼게 한다.
- 롤랑바르뜨의 기호학. 상징 등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남성작가 중에 이장욱이라는 작가를 눈여겨 보고 있다.
▶ 소위 "90년생"을 보는 관점도 사실은 바르지 않다고 본다.
자신들의 입장, 일하기 좋다 안좋다는 관점이다.
'90년생' 들을 개인성이 없이 역시 물성으로만 파악한다.
▶ '90년생'의 새로운 태도, 감수성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고 본다.
젊은이들이 10년후 쯤, 매우 높은 수준의 문화적 산물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욱 청년들에게 기본 소득을 꼭 줘야 한다!
▶ <d>에 여러번 등장하는 '죽음' 모티브를 어떻게 봤는지?
- 물성에 관한 애기를 한다. 대량생산 물건이므로 특별하지 않다고 취급하지만
사실 물건은 그사람이 쓴 것은 그만의 물건으로 고유한 것이다.
▶ dd의 죽음은 사고사로서 특별하지 않다고 취급되지만 d에게는 그렇지 않다.
타인에게 d의 죽음은 스쳐지나가는 사건이다.
6.25때의 죽음은 d에게는 스쳐지나가는 사건이다.
▶ 내가 길을 만들어서 간다고 생각하는 길이었는데,
격벽을 발명해 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혁명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부분이 인상깊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것이 혁명이라고 하는 발견이 뛰어난 부분이다.
- 여소녀라는 인물에 대하여- 왜 이름이 여소녀일까?
▶ 누나들이 돈벌어서 교육을 받은 사람, 자리를 잡은 사람이고,
지금은 쇠락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이전시대에서부터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통시성-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존재.
두번째 작품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조금밖에 안남아서 안타깝다.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 생각해보니 내가 문학을 읽는 이유는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부끄러움을 느끼기 때문인 것같다. 이 작품에서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구별한다. 수치심은 남이 나를 지적할 때 생기는 것이고 어른은 스스로 부끄러움 느낀다고 말한다.
- 부끄러움은 내가 성숙할 수 있게 한다.
▶ 대상과 나의 관계를 두가지 방식으로 설정할 수 있다고 본다.
1) 사물의 대상화 하는것
vs.
2) 사물과 내가 (접촉할 때) 존재를 나눠가진다고 보는 것
저자는 2)의 측면인데 이런 점에서 에코페미니즘과도 통한다.
▶ "튀김가게에서 500원어치 신중하게 고르는 동생의 모습"이라는 서술이 인상깊었다.
형에게는 dd의 그 행동은 고를 가치가 없는 것들에서 신중히 고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 그러나 저자가 중의적으로 쓸 때가 많으므로 이 부분의 의미도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
▶ 이 작품이 세월호와 '촛불'의 얘기를 다루었다고 광고되는 바람에 오해하기도 했었는데
나는 사실 우리 사회가 '촛불'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욹어 먹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촛불을 지나 새로운 생각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뒷덜미 잡혀 있는 느낌이다. 의식이 전환된 다수의 시민들이 있는 데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은 법적, 제도적으로 전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전환을 만들 수 있기에, 이번 총선이 중요하다.
- 세월호에 대한 논의도 슬픔, 애도에 머무르지 말고, 그것을 만든 조건에 대해 말하고, 이를 법, 제도적으로 전환하려고 해야 한다.
토론 소감
- 이 토론일정 덕분에 쳐지지 않고 활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 오랫만에 책 얘기를 할 수 있었다. 기쁘다.
- 만나서 토론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4월 23일에도 만나서 토론하기는 어렵겠다.
다음 번 토론책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페란테의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이다.
- 화상회의 툴인 zoom은 지저분한 뒷배경도 가려주고,
얼굴을 뽀얗게 만들어주는 기능도 있다고 하니 다음번에는 zoom을 이용해 보자.
- 모쪼록 건강하게 지내시고 투표일 다음날인 16일부터
토론할 책에 대해 발췌, 감상, 토론해 보고 싶은 내용을 올려주시길 바란다.
사회적 소수자로 배제되는 이들이
충분히 말할 수 있고, 대답을 들을 수 있고,
일상에서 지금만큼의 부침을 겪지 않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혁명인 것 같습니다.
─ 황정은 작가 인터뷰 中
'토론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2. 각성 (0) | 2020.08.05 |
---|---|
031.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0) | 2020.08.05 |
029.육식의 성정치 (0) | 2020.08.05 |
028. 금색공책 (0) | 2020.08.05 |
027. 재즈 (0) | 2020.08.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