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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가부장제와 자본주의(2024.6.8)

by 책이랑 2024. 5. 24.

 

 

 

 

목차

     

     

     

     
    ■ 토론도서:『가부장제와 자본주의』(마리아 미즈, 갈무리, 2014)​
    ■ 일시 :2024.5.25 (토) 오전10:00 
    ■ 장소

     

     

     


     

     여성의 가사노동과 비공식 영역의 노동을 강제적으로 숨기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1986년에 초판이 출간된 후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오늘날 이 책의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전히 실감나게 다가온다. 가부장제를 이용한 자본주의적 착취는 한 세대 동안 더욱더 노골적이 되었으며,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확대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원과 본질을 찾으며, 현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뿌리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설명을 제시하는 에코페미니즘 정치철학서이다. 자본주의에 관심 있는 사람, 맑스주의나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 현대 자본주의가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과정인지, 아니면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과정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어본 사람들에게는 필독서이다.

     

    [1]장

     

    1장 페미니즘이란? 46
    오늘날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46
    좋을 때만 인정받는 페미니즘? 64
    페미니즘, 무엇이 새로운가? 지속과 단절 71
    지속성 : 여성해방 ― 문화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가? 72
    단절 : 몸의 정치 82
    단절 : 정치에 대한 새로운 개념 90
    단절 : 여성의 노동 96
    개념들 105
    착취 혹은 억압/종속? 106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109
    과개발 사회와 저개발 사회 111
    독립성 114

    더보기

     

    자본주의는 통념과 다르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자본의 축적 또는 지속적인 성장은 거대한 인간적 그리고 인간 이외의 요소들이 식민화되는 조건 아래에서나 가능했다. 여성, 그리고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자연과 사람과 토지가 지금까지의 주된 식민지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자본축적과정의 지하에 자리한 보이지 않는 기반이었다. p.23

     

    -자본과 임금노동이 '물 위로 드러난' 빙산의 보이지 않는 일각이고, 가사노동, 비공식 영역의 노동, 식민지에서의 노동과 자연이 만들어 낸 생산은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구성함(23)

    - 시간제 일자리에서부터 자유를 저당 잡힌 계약노동, 이른바 생계형 자영업, 원거리 통신 시설 등을 이용한 혹은 다른 여러 형태의 가정노동을 이용하는 새로운 선대제, 거의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아주 낮은 임금의 가내 노동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산 형태가 있다. (68)

    우리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 인간의 성과 섹슈얼리티가 순전히 자연적이고 생물학적 문제였던 것은 결코 없었다. 여성의 혹은 남성의 몸이 순전히 생물학적 문제였던 적도 없었다. 인간의 본성은 언제나 사회적이고 역사적이었다. 인간 생리는 모든 역사를 통해 다른 인류와, 그리고 외부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받으며 형성되어 왔다. 따라서 성도 젠더만큼이나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범주이다.  p.81

     

    페미니즘은 남녀 관계를 비롯해서 인간의 자연에 대한 관계, 중심부와 식민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의 관계들에 대해 투쟁해야 한다. 한 관계에만 집중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할  수는 없다.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p.111

     

     

    - 맑스 : 가사노동="재생산" 노동. 임금노동자의 "생산노동"과는 대조적으로 "잉여가치"를 생산하지 않는 노동으로 봄. 일부는 여성의 가사노동을 남성의 임금노동과 동등한 수준에 놓기 위해 "가사노동에 임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마리아 미즈와 다른 이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자본주의의 계속적인 자본 축적 과정을 왜 이런 무급노동이 필수적인지를 연구했다(7)

    - 식민지민과 자연이 같은 방식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자본은 그들의 "생산"을 아주 적은 비용으로 전용했다. 이는 자본주의 초기부터 여성 노동이 남성의 노동보다 가치가 낮은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오늘날 이런 심한 착취는 폭력 및 가장 잔혹한 노동환경과 결합되어 있다. 이 회사들은 국제노동기구의 노동법도 의식하지 않는다(7)

    - 가난한 국가에서 여성이 과하게 착취당하기 때문에 부유한 국가의 슈퍼마켓에 있는 일용품과 의류가 그렇게 저렴할 수 있는 것이다(8)

    - 강간, 강제결혼, 여성 매매, 강제 성매매, 여성에 대한 고문, 소녀 매매, 여성에 대한 공공연한 모욕 등 이 모든 것은 가부장적 폭력의 현대적 형태이며 큰 비즈니스 이다. 직접적인 폭력과는 별개로 상징적 폭력과 매체, 인터넷, 컴퓨터게임, 광고, 패션산업 등에서 여성이 몸을 상품화 하는 것은 국제시장에서, 이윤을 위한 경쟁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 왔다. 자본주의적 이윤추구와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식민화 사이의 밀접한 상호작용을 볼 수 있다. (8

    - 신자유주의 원칙에 따라 1980년대 초세계 경제가 재편되었음. (9)

    자본주의의 재생산적 전환

    과거의 자본주의=산업자본주의,서비스적 자본주의

    -> 물품생산이나 서비스를 통해서는 더이상 이윤을 창출하기 어려워지는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체제의 위기

    70년대 때 오일쇼크, 기름 가격이 굉장히 높아지고 그다음에 물건을 너무나 많이 대량생산해서 그 물건이 더 이상 팔리지 않으면서 자본주의의 이윤축적 위기가 옴. 영국의 대처나 미국의 레이건이 대통령이 되면서 새로운 형식의 자본주의를 만들어야겠다.

    어떤 부분에서 했던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신자유주의라는 것임

    "어떻게 계속해서 자본의 팽창을 통하여 자본과 자산가의 이익을 늘려나가겠느냐?

    "이제까지 어떤 부분에서 상품이 되지 않았던 영역은 어디냐?"

    -> 우리가 집, 가정, 사적 영역에서 주로 행해지던 많은 노동들을 시장영역으로 끌어내서 그 영역을 상품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을 동원해서 그것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분야에서 우리가 이윤을 창출해보자는 움직임이 생겨남

    -> 신자유주의 체제는 자본가에게 노동을 유연화 시킬 수 있는 자유,그다음에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유, 또 여러 가지 이제까지 안전이나 환경, 산업폐기물, 이런 것과 관련해서 있었던 안전기준이나 이런 것들을 낮추면서 조금 더 책임지지 않는 자본가가 될 자유를 줌

    -> 자본주의의 재생산적 전환이라는 것은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적 존재로서 인간의 재생산에 필요한 모든 영역. 아기를 낳는 것, 아이를 기르는 것, 가사일, 돌봄, 성적 또는 감정적 친밀성의 제공, 환자나 노인, 장애인을 돌보는 것, 교육 등 모든 부분을 구매 가능한 상품으로 만드는 것

    -> 어떻게 구매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내느냐?

    이런 것들을 밖으로 상품으로 끌어내려면 이것을 담당할 수 있는 노동자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함. 과거에는 여성들이 돈을 받지 않고 집에서 가사일, 집안일을 무임으로 수행했다면 그것을 상품으로 만들어내면서 그 전까지 집 안에 있던 대규모의 여성들을 돌봄노동 또는 재생산 노동의 프롤레타리아제이션을 하는 것이 이 자본주의의 재생산적 전환

    김현미 교수님 <돌봄의 이주화와 인종화>

    - 신자유주의의 주요 원리는 세계화, 자유화, 사유화, 일반경쟁이다. 이런 원리는 국가가 자국 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고, 이를 이윤을 추구하는 초국적 기업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함(9)

    - 또다른 근본 변화는 9.11 이후 미국 부시 대통령이 촉발한 새로운 전쟁들이다. "무제한의 전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자유로운 서구"가 이슬람 여성들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주장. 그런데 언제 어디서 여성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이 있었는가?(10)

     

    가정에서 여성이 무급으로 하는 돌봄 노동과 양육이 남성 임금을 보조할 뿐 아니라, 자본의 축적에도 기여한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게다가 여성을 가정주부로 규정함으로서, 내 방식으로 말하면 '가정주부화'함으로써 가정에서 여성이 하는 무급 노동은 보이지 않는 것이 되었고, 국민 총생산에도 기록되지 않으며(Waring, 1988), 자연스러운 것, 즉 '공짜'로 여겨졌다. 여성의 '가정주부화'가 가져온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여성의 임금노동은 남성, 이른바 부양책임자를 보충하는 것으로 여겨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20

     

    어떤 지배도 종속당하는 자의 내면을 지배하지 못하면 결코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는 법인데, '연애결혼'이란 이데올로기는 전근대적인 대가족에서 근대적인 핵가족으로 이행해 하는 역사적 전환기에 가부장제에 근대적인 형태를 여성 스스로 기꺼이 선택하도록 한 이데올로기 장치로서 작용했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66 - 우에노 지즈코)

     

    여성은 가장 친밀한 남성과의 관계, 자신의 섹슈얼리티, 생리에 관한 경험, 임신, 육아, 자신의 몸과의 관계, 자신의 몸에 대한 무지, 피임과 관련된 문제 등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가장 친밀하고 개인적이며 개별화된 경험들을 사회화하고 그럼으로써 정치화 하기 시작했다. '몸의 정치'는 우리 사회에서 남녀관계가 기본적으로 폭력적이고 억압적 성격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정한 이슈에 대해 서구 사회의 여성 대중이 분노하고 저항하면서 성장해 나온 것이다. (82-83)

     

    [2] 2장 성별노동분업의 사회적 기원

    2장 성별노동분업의 사회적 기원 118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기원을 찾다 118
    편향된 개념들 120
    제기된 방법론 124
    남성과 여성의 자연에 대한 전유 128
    여성/남성의 자기 몸에 대한 전유 135
    남성과 여성의 자연에 대한 대상-관계 137
    남성의 자연에 대한 대상-관계 143
    여성 생산성, 남성 생산성의 전제조건 146
    남성-사냥꾼 신화 147
    여성의 도구, 남성의 도구 152
    봉건제와 자본제 아래에서 ‘남성-사냥꾼’ 162

     

    2장 성별 노동분업의 사회적 기원

     

     

    - 삶의 생산과 재생산에서 여성의 몫은 흔히 여성의 생물학적 혹은 '자연'적 기능으로 규정된다. 따라서 여성의 가사노동과 육아노동은 여성의 생리활동의 연장선으로 간주된다. 여성의 가사와 육아는 출산했다는 사실과 연결된 것으로, '자연'이 여성에게 자궁을 주었다는 사실과 연관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121

    - 성별노동분업은 그 규정에 따르면 '인간의 노동'과 '자연의 활동' 사이의 구분으로 바꿔 쓸 수 있다. 게다가 이 개념은 남성노동자(즉, '인간')과 여성노동자(즉,'자연') 사이의 관계가 지배관계, 심지어 착취관계 이기도 하다는 점을 숨기고 있다. 122

    - 무임여성노동에 의해 그리고 노예들, 계약직 노동자들, 식민지 농민들과 같은 무임 노동자들에 의해 주로 수행된, 삶의 일반적 생산이나 자급적 생산이, "자본주의적 생산노동"이 구축될 수 있고 또 착취될 수 있는 영속적 기초를 구성한다는 것이 나의 주요 논지다. 12

     

    남성과 여성의 자연에 대한 전유

    - 몸을 생산력으로 전유하면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차이는 광범한 결과들을 낳았다. (135)

     

    근대 이전 여성들은 임신 횟수와 주기를 지금보다 더 잘 조절할 줄 알았다는 증거를 충분히 갖고 있다.(p139) 

     

     

    여성:

    여성이 임신하고 출산을 하고 젖을 생산하는 일은 다른 포유류이 활동과 비슷한 단순한 생리 작용이 아닌 우리의 몸을 인식하고 행하는 의식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으로서 곧 '노동'이다. (생명 생산은 무의식적인 '자연적' 활동이 아니라 일로 규정되어야 한다고 2장 초반에 개념 정리를 해놓았다.) 여성은 그저 아이가 생겨서 낳고 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의 변화를 관찰하고, 몸의 기능에 대해, 생리 주기와 임신과 출산에 대한 광범한 경험적 지식들을 습득하며 전유했다. (138) 가부장제 이전의 사회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임신 주기와 피임을 매우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는 증거가 충분하다. 여성은 출산을 하고 젖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통해 첫 번째 식량 공급자였고 식물, 작은 동물들과 생선을 채집하는 등 매일의 생계를 책임졌다. (140) 곡물이 재배되면서 땅을 파는 도구나 잉여생산을 모으기 위한 바구니 등의 도구를 발명했다. 여성은 처음으로 자연과 진정한 생산적 관계를 발전시켰고, 그것은 사회적 생산이기도 했다. (142)

     

    새로운 생명의 생산자로서 여성은 첫 번째 자급적 생산자가 되고, 첫 번째 생산 경제의 창안자가 된다. 이는 처음부터 사회적 생산과 사회적 관계임을, 즉 처음부터 사회와 역사가 창조된 것임을 의미한다.143

     

    남성의 인간으로서의 자기 인식, 즉 생산자로서의 인식은 기술의 발명과 통제에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도구가 없다면, 남자는 사람이 아니다... 남근은 여성을 대상으로 일을 할 때 사용하는 도구, 쟁기, '물건'이다.144

     

    남성:

    자신의 몸을 통해 여성과 같은 방식의 생산성을 경험할 수 없는 남성은 도구의 의지해 생산성을 경험해야 했다. 여성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우월해 보이는 일정한 유형의 생산성을 개발해야 했는데 여성 생산성을 이용하고 종속시키지 않으면 할 수 없었다.(146) 위험도가 높은 경제활동인 사냥은 일관적이고 규칙적인 식량 공급원이 아니었고 여성의 양식이 80프로를 제공했다.

    "초기 사회가 남성-사냥꾼의 생산성에 주식을 의존했다면 인류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 상식적으로만이 아니라 위의 사례 연구에서 분명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냥꾼-남성이 최초의 도구 발명가이고 식량의 공급자이며, 인간 사회의 발명가이며, 여성과 어린이의 보호자라는 인식이 대중 문학과 영화에서 만이 아니라 진지한 사회과학자와 심지어는 맑스주의자 내에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149)

     

    남성이 발명한 최초 무기는 사냥 도구이며 살육이 사회적으로 남성의 전문분야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남성의 도구는 여성의 도구와 달리 새로운 것을 생산하는데 이용될 수 없었다. 그것들은 기본적으로 파괴를 위한 수단이었다. 이런 사냥 도구의 성격이 불평등하고 착취적인 사회적 관계뿐 아니라 남성의 생산성이 발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53)

     

    이렇게 사냥이 만들어낸 남자들이 자연과 갖는 특별한 대상관계로 인해 여성과의 생산력에 대한 차이가 발생했다. (154)

    물론 사냥 기술 자체가 착취 관계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그저 가능성을 내표할뿐임을 의미한다. (155) 하지만 미즈는 '사냥을 통한 남성들의 긴밀한 유대 규율, 육식의 중요성 등을 기본 전제로 하여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남자들에게 의존하고 사냥꾼이 이런 과정을 통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종속시키고 지배했다'라는 기존의 이론은 기존의 남성과 여성 간, 계급 간, 민족 간의 착취와 지배 관계를 시대를 초월한 '자연적'인 것으로 정당화하는데 기여한다고 비난한다. (151)

    무기를 통해 사냥꾼은 동물을 사냥할 뿐 아니라 다른 자급적 생산자의 공동체를 정복하고, 무장하지 않은 어린이나 여성 노동자를 납치하여 그들을 전유할 수도 있었다. 첫 번째 형태의 사유재산은 가축이나 식량이 아니라 납치된 여성 노예라고 추정할 수 있다.155

     신과 출산에 자신의 정자가 필수적이라는 깨달음은 오랜 숙고 끝에 나타났다. 특히, 가축을 길들이고 번식시키면서 원시 우생학의 비밀을 발전시킨 남성 기술에 의해 여성은 부계 상속 원칙의 새로운 생산양식에 따라, 움직이는 재산의 일부, 가축이 되었다.(p156)

     

    목축민들:

    - 목축 유목민이 농사를 지으며 동물을 길들이고 사육하는 것을 통해 암컷들은 성적 강제의 대상이 되고 야생의 자유로운 섹슈얼리티가 강제적으로 경제의 대상이 되었다. (156)

    -식량 채집자로서 더 이상 중요한 존재가 아닌 여성들은 오직 생산성이 '출산'으로만 축소되고 남성에 의해 전유되고 조정되었다. (157)

    농민:

    -결혼제도를 통해 남성이 여성과 재산을 축적하는 메커니즘이 있었다. (157)

     

    - 아프리카에서 식민지 이전 시대에 여성이 남치되고 남성의 전유물이 되거나 팔리기도 함으로 사유재산 축적의 직접적인 원천이 되었다. (158)

     

    - 노예제는 무역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 남성이 무기를 독점하면서 등장한 것이다. (158)

     

    -여성 노예는 농업 노동과 출산 노동의 가치 때문에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되었다. (159)

     

    -결론적으로, 불균형한 성별 노동분업은 이런 약탈적 생산양식 혹은 전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이 무기를 독점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의 기초가 되고 이것을 통해 양성 간의 영구적인 착취와 지배 관계가 생성, 유지되어 왔다. (161)

    -자율적인 인간 생산자를 타인을 위한 생산의 조건으로 변형시키는 것, 혹은 '자연 자원'으로 규정하는 것이 인간의 모든 착취 관계 역사의 패러다임이 되었다.

    봉건제와 자본제 아래에서 남성

    -봉건제와 자본제 아래 더 많은 여성을 통제하는 것이 곧 부의 축적으로 이어져왔다. (163)

     

    - 불균형한 성별 노동분업이 폭력을 통해 수립되면 가부장적 가족, 국가와 같은 제도, 이데올로기 체제 등을 통해 유지되었고 종교, 법, 의학 등은 여성을 자연의 일부로 규정하는 일을 도왔다.(163)

     

    -유럽 봉건제는 폭력과 전쟁을 통해 구축되고 토지와 농민은 봉건 영주에게 구속되었다. 구조적 폭력의 '평화로운 관계' (164)

     

    - 자본주의도 이처럼 경제적 강제(구조적 폭력)를 통해 임금노동을 통제하고 착취한다. (그러나 겉으로는 평화로운 생산관계처럼 보인다) (164)

     

    - 유목민 지배계급과 봉건영주는 여성과 농민 자연에 자신이 의존해 있다는 것을 그래도 알았으나 자본가 계급은 처음부터 자신을 자연의 지배자이자 주인으로 보고 자연을 '야만적'이고 착취하고 문명화시켜야 할 것으로 보았다. - 약탈적 취득 프레임 (166)

     

    - 식민지의 노동자 남성과 여성은 모두 자연으로 취급되었다. (166)

     

    - 유럽 노동자의 평화를 위해 임금-관계를 통한 새로운 노동 통제 형태를 수립하고 정치적으로 양보한 것이 남성 노동자를 민주주의 과정에 참여시키고 지배계급의 사회적 패러다임을 나눠준 것이다. 노동계급 남성들의 식민지는 같은 계급의 여성이었다. (167)

     

    - 식민지 여성은 '야만적' 자연의 일부로, 부르주아 여성은'길들여진' 자연으로 남편의 소득에 의존하는 가정주부화되었다. (수 세기 동한 잔혹한 공격을 당한 끝에 이루어진 일이다) (167)

    - 이런 성별 노동 분업과 착취는 남성과 여성, 남성과 자연 사이에서 수립되었고 가부장적 생사 양식이 되었으며 자본주의에 의해 정교하게 보편화되었다. 이 모델의 특성은 통제하는 이가 전유자라는 점이다. 그들의 생산성은 타자, 결국 여성, 생산자의 존재와 종속을 전제로 한다.

    - 이 패러다임의 핵심에 놓여 있는 것은 비생산자가 다른 이들이 생산한 것을 전유하고 소비(혹은 투자) 한다는 사실이다. 사냥꾼-남성은 기본적으로 생산자가 아니라, 기생자이다. (172)

     

    몸으로만 환원된 여성의 삶은 여성으로 태어남, 생리 시작, 처녀성 상실, 임신,출산, 수유, 폐경기로만 단일화한다. 여성의 일생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모성만 부각되고, 모성이 실현 전까지는 불완전한 여성이거나 어머니가 될? 미달 여성으로 간주된다.

    여성성과 관련된 생물학적 과학은 근대이후, '객관적 사실'이라며 거의 '종교화' 되었다. 여성의 성역할은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 신뢰로 정당화되었고, 불평등은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모성 본능 포함 양육은 여성에게 전가시키고 남성은 전유하기만 한다.

     


    신흥 자본가 계급은 여성을 종속시키면서 성장했다. 이 '문명화 과정'이 마무리되는 시기에, 여성은 한 남성을 위한 가정주부이거나 자본가를 위한 임금노동자로, 혹은 둘 다로 훈련되었다. 이들은 수 세기 동안 자신에게 사용된 실제적 폭력을 자신에게 돌리면서 내면화했다. 그들은 이를 자진해서 한 것으로, 사랑으로 규정했다. 자기 억압에서 필수적인 이데올로기적 신비화였다.

     

    [3] 3장  식민화와 가정주부화

    3장 식민화와 가정주부화 174

    ‘발전과 퇴보’의 변증법 174
    여성, 자연, 식민지의 종속 :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혹은 문명사회의 기반 180
    마녀 처형과 근대과학의 발전?/?중세말의 여성 생산성 기록 181
    여성 몸의 종속과 파괴 : 고문 189
    마녀 화형, 자본의 원시적 축적, 그리고 근대 과학의 발전 192
    식민화와 자본의 원시적 축적 202
    식민주의 하의 여성 207
    독일 식민주의 아래 여성 219
    아프리카의 백인 여성 225
    가정주부화 227
     

     

    12~17세기까지 유럽 전역에서 맹위를 떨쳤던 마녀사냥은 여성을 통제하고 종속시키려는 메커니즘의 하나였다. 농민이든 장인이든. 경제적 성적 독립성을 갖고 있는 여성은 등장하고 있던 부르주아 질서를 위협하는 것이었다.

    (...)

    그들은 교회, 국가, 자본의 공격에 다양한 형태로 저항했다. 저항의 한 형태는 여러 이단 분파였다. 여기서 여성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단 분파들은 자유와 여성에 대한 평등을 선전했고, 성적 억압, 재산제도와 일부일처제를 비난했다. 그래서 7백년 동안 존속했던 '자유 영혼 형제단'은 결혼제도를 폐지하고 공동 생활제도를 수립했고, 교회의 권위를 거부했다. 뛰어난 학자들을 포함해 많은 여성이 이 분파의 일원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단자로 화형을 당했다.

    (...)

    만약 어떤 사람이 한 여성을 마녀라고 비난하면, 판무관이 파견되어 증거를 모은다. 모든 것이 증거였다. 날씨가 좋건 나쁘건, 그 여성이 부지런해도 게을러도, 아파도 치료능력이 있어도 증거가 될 수 있었다.

    p.187-188

     

     

    - 마녀재판은 많은 변호사, 판사, 심의관 등에게 일자리와 돈을 제공해주었다. 그들은 권위적인 텍스트에 복잡한 학문적인 해석들을 가하여 재판을 연장시키고, 재판 비용을 높였다. 세속적 권력, 교회, 작은 영주 국가들의 지배자와 변호사는 가까운 관계였다. 194

    - 마녀사냥이 돈과 재산을 모으는 욕망의 원천이라는 사실은 특별위원회로 이어졌고, 특별위원회는 더 많은 사람을 마녀와 마술사로 모함했다. 195

     

    - 교회, 국가, 신흥자본가계급, 근대 과학자는 협력하여 여성과 자연을 폭력적으로 종속시켰다. 19세기의 연약한 빅토리아 여성은 이 계급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조해낸 '여성의 자연상'을 따라 폭력적 수단을 통해 만들어낸 산물이다

    202

     
     

    - 긴 노예제 기간 동안 노예 여성은 노예제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로 반모성적 태도를 내면화했다. 그들은 19세기 중엽까지 일종의 출산 파업을 지속했다. 임신을 하면 독한 약초를 먹어 유산을 했고, 출산을 하면 '자녀가 노예가 되어 평생을 노예주의 부를 위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죽이는 것을 용납받기도 했다. 레독은 이런 노예 여성의 반모성적 태도가 '억압받는 이들이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다른 물질적 이유 때문이기는 하지만, 받아들이는 방식'의 한 예라고 했다.p.208-209

     

    - 프롤레타리아 남성은 같은 계급의 동료 여성을 가정화하면서 물질적 이득을 얻는다. 이 물질적 이든은, 하나는 남성이 쓸 만한 임금노동에 대해 독점적 권한을 주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이 벌어오는 모든 소득에 대해 통제권을 주장하는 것이다.p.244

     

     [4]장 - 가정주부화의 국제화

     
    4장 가정주부화의 국제화?
     여성과 새로운 국제노동분업 247
    국제자본, 제3세계 여성을 재발견하다 247
    왜 여성인가? 254
    ‘번식자’와 소비자로서의 여성 262
    연결고리들 : 몇 가지 사례들 276
    결론 305

     

    외부 식민지에 대한 지속적인 착취, 전에는 직접 식민지를 통해, 현재는 새로운 국제노동분업을 통한 착취가 없이는 남성 '부양자'가 부양하는 핵가족과 여성이라는 '내부 식민지'가 수립되지 못했을 것이다.

     
    - 힘이 약한 백인 남성도 자신의 '식민지', 즉 가족과 가정에 길들여진 가정주부를 갖게 되었다. 무산계급인 프롤레타리아가 마침내 '문명화된' 지위에 오르고, '문화국가'의 온전한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 그 표식이었다. 그러나 그런 성장에는 같은 계급 여성의 종속과 가정주부화라는 희생이 필요했다. 부르주아 법이 노동계급까지 확대되는 것은 무산자 가정에서도 남성이 지배자이자 주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245
     
     
    남성은 임금노동을 찾아 도시로 이주하거나, 돈벌이가 되는 환금작물 생산지역으로 가면서, 여자와 가족은 시골에 남게 된다. 도시나 다른 국가로 이주했던 남성이 20년 씩이나 떠나있는 경우도 있고 가족 부양자로서의 책임을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포기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260
     

    -엄마표 영어, 엄마표 놀이 이런거 다 자본의 실현 비용을 낮추는 엄마표 영어

    -"자본의 실현 비용”이란? 그 집안의 정해진 소득으로 최상의 생산성을 내는 것. 거기엔 여성의 무보수 노동이 들어가며 그 노동은 보이지 않음.

    엄마표 영어의 무보수 노동으로 잘하게 되느냐, 영어 유치원 150만원 보내서 잘 하게 되느냐>>>> 여성의 무보수 노동임!!

     

     여성을 보편적으로 가정주부로 규정하여 그들의 노동력을 값싸게 만들 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통제도 할 수 있게 된다. 가정주부는 개별과 고립화 되어 있다. 그들의 시야는 가족에게 가로막혀 있다. 255

    '번식자'와 소비자로서의 여성

    부유한 산업화된 국가에서 여성은 점점 더 '공식적 분야'에서 쫓겨나면서, 주로 가족을 연상시키는 존재가 된다. 여성이 남편과 자려를 위한 '재생산' 노동을 하고 소비하는 것이 그들의 '타고난' 운명이 된다. 이에 반해 제3세계 여성의 소비자와 출산자로서의 역할은 바람직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소모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264

     

    제3세계 여성을 경제활동에 통합시켜낸다고 하는 표현이 정확하게 의미하는 것은, 여성을 노동자가 아니라 가정주부로 규정함으로써, 그리고 그들의 행위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의 '번식자'로 강조함으로써, 그들의 노동이 자본을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268

     

     

     

    몇년 전 캄보디아에서 대리모 '아기공장'이 적발되어 충격을 주었다. 과개발국가 부부가 돈을 주고 대리모를 이용했다. '가족계획'이라는 미명아래 특히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제 3세계 여성은 다국적 제약회사가 양수천자와 가은 위험한 피임기구나 방법을 테스트하기 위해 기니피그처럼 거침없이 이용되었다(269)

     
     

    성별노동분업과 새로운 국제노동분업이 상호작용하는 일반적 유형은 분명한 것 같다. 다소 불분명한 것은 소비자-가정주부생산자-가정주부 사이에 존재하는 실재적인 연결고리이다. 이것이 불분명 한 것은 상품생산, 그리고 생산과 소비의 구분이 창출해 낸 신비화 때문이다. 상품이 일단 소비자에게 도착하고 나면, 소비자는 그 상품에 어떤 생산관계가 연루되었는지에 대해 더이상 알 수가 없다 276

    지구 양쪽의 여성은 세계 시장에 의해 그리고 국내자본과 국제 자본에 의해, 구분되어 있으면서, 또 실제로는 연결되어 있다. 이 구분에서는, 여성을 한 편에서는 제3세계의 보이지 않는 생산자로, 다른 한 편에서는 개별화되어있고 잘보이는, 그러나 의존적인 소비자(가정주부)로 교묘하게 조작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305

     

     

    전략

    1. 공장과 농업비즈니스와 수출위주 기업의 이주는 생산비용을 가능한 낮출 수 있도록 저개발 국가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순하고 가장 다루기 쉬운 노동자를 찾을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2. 이 기업들은 제3세계에서 생산된 모든 품목들을 구매할 소비자를 부유한 국가에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두가지 전략 모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여성을 동원하는 것이다.

    a. 농축산업의 여성

    b. 수공예업의 여성

    c. 전자산업의 여성

    d. 성매매/관광업계의 여성

    서구 슈퍼마켓에 상품이 지나치게 풍요로운 것은, 통념처럼 산업회된 국가의 노동과 노동자의 '생산성'이 가져온 결과가 아니다. 이 '생산성'은 식민지, 특히 그곳 여성에 대한 착취, 그것도 극도의 착취 결과이다. 국가와 세계자본과 기업이 나서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주도한다

     

    [5] 5장 - 여성에 대한 폭력과 계속되는 자본의 원시적 축적 

     

    5장 여성에 대한 폭력과 계속되는 자본의 원시적 축적 308
    지참금 살해 311
    양수천자와 여성 살해 319
    강간 324
    분석 333
    공물로서의 결혼지참금 341
    남성은 타고난 강간자인가? 346
    결론 359
     
     
     
    결혼지참금 제도는 남성이 직접 한 노동을 통해서나 자기 자본을 투자해서 벌어들인 것이 아니라 갈취와 협박과 직접적인 폭력을 통해 얻는 부의 한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 결혼 지참금은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시장적 가치와 시장성 상품이 확산되는 길을 열었다 346
     
     
    여성은 고유의 정체성을 갖지 않으며, 다른 이들에게, 주로 남편과 아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태어났다. 여성은 자신의 생명, 자신의 몸,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자율성을 갖고 있지 않다. 그녀는 수단이며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다 352

    지속적으로 억압받는 사람들, 그리고 오늘날에도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자율권을 갖지 못한 여성은 자신에게 강요된 것을 자발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 밖에는 심리적으로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다. 인간으로서 자기존엄을 모두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이 자신들을 억압하는 이들과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가장 큰 이유이며, 강간당했을 때, 자신의 '명예'와 가족의 '명예'가 침해당했다는 인식을 받아들이는 이유다. 353
     
    이 계급의 남성은 자기 계급의 여성과 또 하층 계급의 여성에 대해 이전에 갖고 있던 여러 규제와 의무에서 스스로를 '해방' 시켰다. 그들은 근대적 남성의 모델인 서구의 유력자 백인 남성을 모방한다. 양복을 입고, 해외 유학을 하고, 서구 과학을 받아들이는 것도 다 이런이유에서이다. 그들은 외설 영화를 수입하지만, '자신'의 여성이 해방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이들에게 계층상승할 수 있는 수단을 주고, 새로운 국제적인 (남성)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이들 남성은 자신의 여성만은 이른바 '전통적' 문화의 담지자로 남기를 원한다. 여성은 '전통적인' 이상적 여성상을 따르리라 생각한다 356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강압적인 노동관계를 통해 여성 노동을 갈취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부분인 셈이다. 자본주의는 그 축적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 가부장적 남녀관계를 이용하고, 강화시키고 심지어 발명해내야 했다. 세계 모든 여성이 '자유로운' 임금 노동자, '자유로운' 주체가 된다면, 이윤을 착복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게 될 것이다. 363
     

    -”시장을 창출” 한 것.

    -자본주의가 기존의 가부장제를 포섭하며 여자가 남자에게 돈 주는 제도로 굳어버린 것.

    -착취 구조에선 폭력이 필수적이고, 그 폭력에서조차 시장이 형성됨.

    -시장 아닌 곳이 남아있는가? 식량, 의료, 커뮤니티 등.. 이런것들 마지막 남은 시장. 인간에게 꼭 필요한것들까지 자본침투

     
     

    [6] 민족해방과 여성해방

    6장 민족해방과 여성해방 365
    ‘이중 경제’에서의 여성 374
    소련 375
    중국 378
    베트남 390
    여성은 왜 민족해방투쟁에 동원되었는가? 401
    이론적 맹점들 411
     
    민족해방투쟁 이후 여성이 이전보다 정치권력에 좀 더 접근하게 되었는가, 계급 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사회주의자 목표가 성취되었는가, 계급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사회주의자의 목표가 성취되었는가, 착취적이고 억압적인 성별노동분업도 폐지되었는가 하는 점들이다. 370
     
    제3세계여성은, 민족해방투쟁 혹은 그런 투쟁 이후의 국가건설 과정에 관여한 경우, 서구페미니스트의 이런 도덕적 딜레마를 사치스럽다 생각하고, 자신들은 그런 고민할 시간이 없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일부러 현실에 눈감으려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문제를 피할 수가 없다. 지난 해 경찰의 반성매매 검거로 잡힌 짐바브웨 여성처럼, 이것이 그녀의 형제들이 죽어가며 만들어낸 국가인가 하는 것을 물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369
     
     

    무력과 간접적인 강압책의 사용은 타고난 공격성이나 ‘봉건적’ 잔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구조적 모순, 특히 농업경제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 차원에서 추구한 근대화 모델에 내재한 모순에서 나온 것이다. 국가는 농촌에서 좀 더 많은 ‘이윤’을 짜내지 않는다면 근대화의 목표를 성취할 수 없었다. 한편, 국가는 농촌 시민 모두에게 식량, 주거, 노령인구의 복지, 보건의료, 교육 등을 제공할 수가 없다.389

     
    그러니까 여성 착취, 농촌 착취가 봉건적인 악습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구조 자체에 내재하는 문제라는 이야기다. 문명화 되고 선진화된다고 착취가 사라진다는 생각은 안일한 환상일 뿐이었다. 보이지 않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노동이 있어야 자본주의가 돌아갈 수 있다. 여성이 ‘가족경제’ 안에서 농작물을 키우고 수공예품을 만들고 가사와 돌봄을 도맡으면서도 임금노동자로서 충분한 대가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는 공장에서, 회사에서 노동하는 남성 임금노동자에게만 임금을 지불한다. 여성은 집 안팎에서 더 오랜 시간 노동하기에 “여가, 교육, 정치 활동을 할 시간을 잘 내지 못한다. 여성은 고정된 시간과 임금이 정해진 노동자가 아니라 ‘가정주부’로서 실제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397쪽) 여성의 부불 노동은 드러나지 않기에 법이나 정책을 정할 때 고려되지 않고, 악순환은 반복된다. 
    [
     
     
    그런 의식의 변화가 일어날 수 없었던 것은 가부장적 남녀관계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물질적 생산관계에서 거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테제를 내놓고자 한다. 역사이후 세워진 '이중경제'에서, 가부장적 남녀관계의 유지 혹은 창출과 핵가족을 통한 그것의 제도화는 성장 모델이 기초한 '근대적 경제'를 구축하는데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 해방 이후 대부분의 정부가 추종했던 발전 모델은 이런 착취가 지속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409



    자본주의 사회의 이런 '발전'은 이 국가 '자유' 임금 노동자의 착취에만 기초한 것이 아니다. 식민지와 저개발 국가 민중에 대한 약탈과 착취 뿐 아니라 전형적으로 가정주부에 대한 착취에 기초한 것이기도 하다. 
     
     

    이미 살펴본 것처럼, 식민지에 대한 착취, 여성을 비롯한 비임금노동자에 대한 착취는 자본주의적 축적과정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는 우연하거나 주변적인 것이 아니다. 비임금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없이는 임금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412

     
    외부 식민지가 없는 조건에서 그들은 경제를 집단화된 근대적 국영 부문과 '보조적인' 사유 부문으로 나누는 방식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구분은 고전적인 자본주의적 성별노동분업과 거의 일치했다. 임금 노동자와 '부양자'로 규정된 남성이 사회화된 선도적인 부문을 지배했고, 여성은 가정주부로 규정되어 종속되었고, 가족에 기초한, '보조적인' 부문에 관계했다. 이런 분리는 여성해방의 목표를 다른 자본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경제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상부구조, 즉 이데올로기와 문화의 문제로 다루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분리는 그 자체가 모순이다. 416-417
     

     

    [7] 새로운 사회에 대한 페미니스트적 전망에 대하여



    7장 새로운 사회에 대한 페미니스트적 전망에 대하여 419
    중산층 페미니스트운동의 경우 419
    기본 원리와 개념 428
    페미니스트의 노동개념을 향하여 440
    하나의 대안 경제 447
    중간 단계들 456
    소비에 대한 자율권 458
    생산에 대한 자율권 465
    인간의 존엄을 위한 투쟁들 467

    참고문헌 475
    옮긴이 후기 488
    인명 찾아보기 492
    용어 찾아보기 494
     

     

    이른바 중산층 페미니즘에 대한 이런 비판의 배경에는 매일매일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여성은 ‘여성해방’이나 ‘인간의 존엄성’ 등을 위해 싸우는 사치를 누릴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420

     

    그러나 사실은 “중산층에서도 어디에서나 가부장적 억압과 착취, 성폭력과 성폭행이 횡행하고 있”(421)는 게 사실이다. 뉴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으며, 대부분의 여성들이 삶에서 직접 경험했을 것이다. 저자는 오히려 중산층 여성은 “공격받았을 때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으며 “가정에 고립되어 있”고 “자신을 지원해 줄 주변의 여성 혹은 남성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거의 갖고 있지 못”하며 “모든 것이 풍족하기 때문에, 친구나 이웃으로부터 무언가를 빌려야 할 일도 없다”

     

    명확한 시각을 가진 강한 중산층 페미니스트 운동의 존재는, 가정주부와 소비자로서의 여성을 여성해방과 진보의 모델로 보는, 잘못된 여성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확산되는 것을 막는 방패가 된다... 중산층 여성이 여성해방과 모든 억압받고 착취 받는 이들의 해방에 진심으로 헌신하고 싶다면 우선 여성성에 대한 중산층적인 이상화를 비판해야 한다.

    426, 427

     

    폰 벨호프가 지적한 것처럼, 이런 파라다이스는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 여성에 대한 지속적인 착취에 기초한 것이다. 자연과 여성과 식민지에 대한 지배에 기초하여 기술주의 유토피아를 실현하는 것은 백인 남성의 마지막 필사적인 노력이다. 440

     
    공동체에서 가사노동은 공짜 노동이 되어 모두가 분담해야 한다. 당장의 삶을 생산하는 이 노동에서 누구도, 특히 어떤 남성도 돈으로 면제받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들도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자율성과 총체성을 다시 획득하게 될 것이고, 노동이 부담이자 즐거움이라는 것을 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며, 결국은 노동에 대해 완전히 다른 가치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453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가족의 ‘반사회성’을 여실히 폭로한 페미니즘 고전이 한국에서 37년 만에 원제 그대로 출간되었다. 미셸 바렛과 메리 맥킨토시 두 명의 페미니스트는 가족에 대한 신선한 관점과 치밀한 분석으로 ‘정상 가족’의 환상을 뒤엎는다.

    반사회적 가족
    The Anti-Social Family- 

    미셸 바렛.메리 맥킨토시 지음

    ▶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강력한 호소력을 지닌 이유: “가족은 현존하는 사회관계의 어떤 조직에서도 얻기 힘든 정서적‧경험적 만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은 반사회적 기능 
    부와 빈곤의 세습기구 
    ② 가사노동을 통한 여성 착취 
    ③ 사적 공간이라는 미명 아래 벌어지는 개인에 대한 억압을 하고 있다.

     

    가족의 반사회성은 단순히 가족의 현재적 형태가 지닌 비민주성에 머무는 게 아니라,
     가족주의 이데올로기를 통해 전체 사회를 ‘가족화’ 
    ▶ 이성애적 성관계의 특권화,
    혼인관계에서 출산만 허용하는 사회적 규범,
    가족에 양육과 교육의 배타적 책임과 권한을 부여,  
    남성 가장과 여성 주부라는 성역할 구분 등 을 강화
    한다는 점에도 있다.

     

    ■ 한국의 가족과 여성혐오 1950~2020

     
     

    한국사회 ‘여성혐오’의 기원과 역사적 전개 과정 및 발생 원인을 추적함으로써,
    ▶ 한국사회에서 
    ‘여성혐오’는 여성이 정말 그래서라기보다는  
    ▶ 매 시기 
    가족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새로운 가족이데올로기를 형성해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가부장제’의 ‘구조’ 자체보다는  ‘가족이데올로기’의 ‘변화’에 수반되는 혼란이  특정 집단을 혐오적 대상으로 만들어버림 집단 간 갈등이 미디어에 의해 조장되고 심화됨 P. 22
     
     

    ⑥한국의 가족과 여성혐오, 1950∼2020 -

    박찬효 지음/책과함께

     

    1980∼1990년대: 가부장의 권위라는 환상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한 시기라면 2000년대 이후는 사회적으로 그러한 메커니즘이 불가능해졌다.
     
     
    1980, 1990년대: 중산층 전업주부:  교양을 겸비하고 가정의 경제권까지 획득한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나 
    → → → 2000년 이후: 이혼녀와 워킹맘은  이전에 가부장제 질서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였다가 
    경제활동을 하는 존재로서 환영 받게 되고,  가족의 생계,  자녀의 교육,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가정을 지탱해나가는 핵심 인력이 되었다.

     전업주부는 남편에 기생하는 존재로 격하되었다. 

    출처: https://booksreview.tistory.com/1272 [책이랑:티스토리]

     

     

    설득하지 말고 파업하라!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사회는 사회적 재생산과 경제적 생산을 분리하여, 전자를 여성과 결부시키고 그 중요성과가치가 눈에 잘 띄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 사회는 바로 그 사회적 재생산과정에 의존해 공식 경제를만들어낸다. 이러한 분할division + 의존dependency + 책임 회피disavowal의 별난 관계야말로 불안정화destabilization를 야기하는 비법이다. 실제로 D로 시작하는 이 네 단어는 모순을 압축한다. 자본주의의 경제적 생산이 사회적 재생산에 크게 의존함에도 불구하고, 무한히 축적하려는 자본주의의 충동이 바로 그 재생산 과정과 역량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그 장기적 결과는 자본주의 경제에 필수 불가결한 사회적 조건들에 닥치는 주기적 위험이다. P. 121


    가치의 최대 축적을 즐기면서도 자연을 손님으로 초대하지는않으며, 이로써 경제가 (자신이 유발한) 생태적 재생산 비용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도록 프로그램화한다. 그 결과 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록 생태계가 불안정에 빠지며, 주기적으로자본주의 사회의 날림 건축물 전체에 균열을 일으킨다. 자연을필요로 하면서도 하찮게 여김으로써 자본주의는 자기 신체의필수 기관을 먹어 치우는 식인종이 된다. 자본주의는 우로보로스처럼 자기 꼬리를 먹는다.  P. 166

     


    자본주의는 경제가 아니라 사회의 한유형이다. 이 사회에서는 경제화된 행위 및 관계의 무대가 다른비-경제화된 영역들과 분리돼 그 바깥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경제화된 영역은 비-경제화된 영역들에 의존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나 몰라라 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정치‘ 혹은 정치적 질서에 의존하면서도)와 구별되는 ‘경제‘, ‘사회적재생산‘ 영역에 의존하면서도)과 구별되는 ‘경제적 생산‘의 무대, 무책임하게 내버려진 수탈 관계에 의존하면서도)와 구별되는 착취 관계의 조합, 비인간 자연의 물적 토대에 의존하면서도)와 구별되는 인간 행위의 사회역사적 영역이다.  P. 268 

     

    ‘식인[동족포식]cannibalism‘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가장 익숙하고도 구체적인 의미는 ‘인간이 다른 인간의 신체를 먹는 의례‘라는 것이다. 기나긴 인종주의의 역사에서 이 말은 아프리카 흑인들을 묘사하는 데 주로 쓰였는데, 실은 이들이야말로 오히려 유럽 제국주의의 식인적 약탈의 희생자들이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식인종‘을 자본가 계급을 묘사하는 말로 다시 불러내면서우리는 얼마간 복수의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바로 이 집단이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이 단어에는 좀 더 추상적인 의미도 있는데, 여기에는우리 사회를 둘러싼 더 심층적인 진실이 담겨 있다. ‘cannibal-ize˝라는 동사에는 ‘어떤 설비나 사업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이나 부서를 떼어내 다른 설비나 사업을 만들거나 유지하는 데 쓴다‘는 파생적 의미도 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는 자본주의 경제가 시스템 내부의 ‘비-경제적‘ 주변 영역과 맺는 관계와 상당히 유사하다. 그 관계란, 자본주의 경제가 제 배를채우기 위해 가족과 공동체, 생활터전, 생태계의 피와 살을 다빨아먹어 버리는 현실이다.

     

    P. 19가치를 무시당해온 다양한 형태의 돌봄 활동, 자본이 필요로 하면서도 동시에 감축하려 드는 공공재와 공적 권력public power,노동 대중의 열의와 창의력 등이 그런 경제 외적 기둥에 해당한다. 이런 형태의 부는 기업 회계장부에 표시되는 이윤과 수익의필수 전제조건이지만, 정작 회계장부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축적의 핵심 기반인 이런 형태의 부 역시 자본주의 질서의 구성적costitutive 요소다.


    따라서 이 책에서 ‘자본주의‘는 경제의 한 유형만이 아니라 사회의 한 유형을 가리킨다. 투자자와 소유주를 위해 화폐화된 가치를 축적하는 공식적으로 ‘경제‘라 지정된 영역을 인가해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화되지 않은 모든 부를 먹어 치우는 사회 말이다. 이러한 사회는 그 부를 접시에 담아 대기업 소유 계급에게 대접한다. 또한 이 사회는 그들이 우리의 터전인 지구와우리의 창조적 역량에서 먹을 것을 뽑아내도록 해준다. 저들에게는 자신들이 소비한 것을 보충하거나 훼손한 것을 원래대로고쳐놓을 책임은 애당초 면제돼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온갖 곤경이 생겨난다. 제 꼬리를 먹는 우로보로스처럼, 자본주의 사회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마저 먹어 치울 태세다

     

     

    P. 119
    이렇게 광범하게 이해될 경우 사회적 재생산 활동은 모든 사회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는 또 다른, 좀 더특수한 기능을 수행한다. 자본이 잉여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착취할 노동력 보유 계급을 생산하고 보충하는 일이 그것이다. 말하자면 아이러니하게도 돌봄 활동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생산적‘이라 부르는 노동을 생산하지만, 그 자체는 ‘비생산적‘이라 간주된다. 물론 돌봄 활동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다수가 공식 경제의 가치-축적 회로 바깥에 자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테면 가정, 마을, 시민사회 기구, 공공기관 등이다. 그리고 돈을 받고 수행하는 경우에조차 자본주의적 의미에서 ‘생산적‘인 돌봄 활동은 상대적으로 적다.

     

    p.120

    그러나 돌봄 활동이 이뤄지는 장소가 어디인지, 보상으로 돈을 받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회 - 재생산 활동은 자본주의의작동에 필수적이다. 생산적이라 간주되는 임금노동도, 이로부터추출되는 잉여가치도, 돌봄 활동이 없다면 있을 수 없다. 자본이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양과 질을 갖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가사와 육아, 학교 교육, 정서적 돌봄, 그리고 일군의 관련 활동들 덕분이다. 즉, 사회적 재생산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생산의 필수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늦어도 산업화 이후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적재생산 활동이 경제적 생산 활동과 분리됐다. 자본주의 사회는사회적 재생산 활동은 여성과, 경제적 생산 활동은 남성과 결부시킴으로써 특정한 정서적 분위기가 재생산 활동을 에워싸도록 만들었다. 
    그 정서란, 사회적 재생산 활동은 그만의 독특한 보상만 있으면 된다거나,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쥐꼬리만한 보수만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자본을 위해 일하면서(이론상으로는) 노동자가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임금을 받는 활동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자본주의 사회는 여성 종속의 새로운 근대적형태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수립했다. 과거 인간 활동의 더 큰우주에서는 여성의 일이 일정한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자본주의는 여기에서 재생산 노동을 따로 떼어낸 뒤 이를 새롭게 제도화된 가정 공간과 결부시켰다. 이제 이 공간은 사회적 중요성이 탈색된 채, ‘여성다움‘이라는 새로 발명된 관념의 안개에 가려지게되었다. 그리고 화폐가 권력의 1차적 매체가 된 새 세상에서는, 돈을 받지 못한다거나 적은 돈만 받는다는 점이 중요한 진실을은폐하는 역할을 했다. 즉 재생산 활동 덕분에 임금노동이 이뤄질 수 있는 것임에도, 이런 필수적인 재생산 활동을 수행하는 이들이 생계임금을 벌어오는 이들(공식 경제에서 잉여가치를 낳는 노동을 하는)에게 구조적으로 종속된다는 진실 말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사회는 사회적 재생산과 경제적 생산을 분리하여, 전자를 여성과 결부시키고 그 중요성과가치가 눈에 잘 띄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 사회는 바로 그 사회적 재생산 과정에 의존해 공식 경제를 만들어낸다.  

     

    P. 138
    신자유주의 지구화를 추진한 이 체제는 국가와 대기업이 사회복지 투자에서 철수함과 동시에 여성을 유급 노동력으로 대거 충원하고, 결국 돌봄 활동을 가족과 공동체에 떠넘겨 외부화하면서 가족과 공동체의 역량을 위축시키도록 조장했다.
    그 결과 새롭게 이원화된 사회적 재생산의 조직화가 나타났다. 지불 능력이 있는 이들을 위해서는 사회적 재생산을 상품화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을 위해서는 이를 사유화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두 번째 범주에 속한 이들은 첫 번째 범주에 속한 이들에게 돌봄 활동을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저임금을 받는다.
    한편 페미니즘적 비판을 몇 방 맞은 데다 탈산업화가 덮친 결과로 가족임금은 완전히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 사회-민주적 이상은 오늘날 ‘맞벌이 가족‘이라는 신자유주의적 규범에 자리를 내주었다.  

     

    P. 142반면에 재생산은 후진적인 잔여 영역이자, 해방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어떻게든 치워야 할 진보의 장애물로 나타난다.
    페미니즘의 아우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것 때문에, 이 해방 이데올로기는 새롭게 강도를 더해가는 자본주의 내사회적 모순의 현재 형태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금융화된 자본주의는 공적 지원을 축소하고 여성을 유급 일자리로 충원할 뿐만 아니라 실질임금을 낮췄고, 이로써 가족을 지탱하려면 각 가정마다 유급 노동에 보내는 시간을 늘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는 돌봄 활동을 타인에게 맡기려는 필사적인 쟁탈전을 부채질했다. 

     

    모임운영: 이승은

      
    •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 박사 (독일여성문학 전공)   
    •  (前) 서강대학교 독문과 강사.   
    •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문학 담당 교수.   
    •  (前) 김포대학교 국제교류처 한국어과정 강사.  
    •  한겨레문화센터 <Herstory: 여성문학 북클럽> 강사.   
    •  <페미니즘 함께 읽기> <Herstory 여성문학 북클럽> 모임 운영.(숭례문학당)   
    •  (前) 청소년 대상 <책을 통해 자라는 아이들> 독서토론 강사.   
    • 우장산숲속도서관 <페미니즘 함께 읽기> 강사.   
    • 우장산숲속도서관<재난과 불안의 시대, 인문학으로 치유하다> 토론 강사  
    • <여성문학 읽기> 토론 모임 운영 
    • 대안연구공동체
      <문학에세이 쓰기> 진행중 https://cafe.naver.com/paideia21/16652


    • 출간 작품   
      『아버지의 덫』, 『공모자들』,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등 다수의 번역서 출간.   
      『글쓰기로 나를 찾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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