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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by 책이랑 2020. 8. 14.

우리에겐 통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자연계든 인간 세계든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과거의 ‘잘게 나눠 쪼개어 분석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오늘날의 많은 문제들은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분야의 전문가가 해결하기 힘들고, 학제간 연구가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초국가적 협력이 필요한 지구적 규모의 문제, 일테면 환경오염, 자원과 에너지 문제, 지구 온난화, 빈곤, 지구의 지속 가능성과 같은 문제는 하나의 해법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저자가 제시하는 통합적 개념 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유한한 지구에서 무제한적인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데서 비롯된 문제들의 해결책을, 과거에 그래왔듯 인류가 이뤄낼 ‘혁신’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는 낙관론에 크게 동의하기 어려운 까닭을 제시한 마지막 장은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이 일독할 가치가 있다 

  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 10점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김영사

 

복잡성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답게 웨스트 교수는 책의 곳곳에서 통합적 사고의 필요를 강조한다. 건물을 짓든, 도시를 만들든, 기업을 꾸려가든, 문제를 체계적인 맥락에서 폭넓게 보아야 한다.
런던의 명물 밀레니엄브리지는 이러한 필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새천년을 기념하여 템스강에 건설한 보행자용 다리인 밀레니엄브리지는 저명한 건축가와 조각가가 야심차게 선보인 작품이었다. 그런데 생각지 못했던 설계 결함으로 개통 이틀 만에 폐쇄되었고, 거의 1년 반 뒤에야 통행이 재개되었다. 건너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다리가 좌우로 흔들렸고, 적어도 일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 흔들림에 걸음을 맞추는 바람에 진폭이 더욱 커져 안전상의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공명’이라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물리학자에게는 잘 알려져 있었지만, 이 다리를 맡은 손꼽히는 건축가, 설계자, 공학자들은 이를 제대로 계산에 넣지 못했고, 그로 인하여 애초 들어간 3,000만 달러 외에 추가로 800만 달러를 더 들여 다리를 보강해야 했다.(412-4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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