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책소개
- 피해자성을 무기화 하기 Wronged: The Weaponization of Victimhood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796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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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피해자 담론은 가진 자들의 무기가 되었을까? ‘갈라치기’의 정치공학이 노골적으로 펼쳐지는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타자를 손쉽게 ‘가해자’로 지목하고, 반면 자신은 억울한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보상을 촉구한다. 이같은 경합의 장을 어떻게 읽어내면 좋을까. 이 책은 우리가 피해자성을 둘러싼 담론적 함정에 빠지지 않고, 그 이면에 놓인 구조와 권력을 들여다볼 수 있는 훌륭한 분석틀을 제공한다. 저자는 기득권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새롭게 호명함으로써 불균등한 권력 관계를 재생산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밝히고 있다. 결국 피해자성은 우리 시대의 강력한 무기이자 상징자본이다. 이런 현실 앞에서 저자는 변화를 촉구하며 질문을 던진다. 피해자의 자리가 특권이 된 시대, 우리는 고통의 언어를 취약한 이들의 것으로 되돌려놓을 수 있을까? 이 쉽지 않은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 김정희원 (애리조나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공정 이후의 세계》 저자)

[2] 책 속에서
P. 179~180
힘있는 사람들이 고통의 언어를 사용하는 행위는 이미 “반피해자주의antivictimism”라고 부르는 이론적 연구 대상이다. 앨리슨 콜은 2001년 9월 11일 이후 미국 정치를 연구하면서 극우 세력이 피해자성을 무기화하는 현상을 간결하게 정리한다. 그는 극우 세력이 “인종의 정치, 페미니즘, 그 외 저항적인 정치들을 계속해서 흠집내기 위해” “새로운 피해자 집단을 고안하고 선전함으로써” 자기 고유의 피해자성 브랜드를 내세운다고 말한다. 이어서 “이 운동은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줄이기 위해 설계된 법을 개정하면서 2004년 ‘태어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폭력에 관한 법Unborn Victims of Violence Act’을 집어넣는 방식으로 태아의 피해자 지위를 법에 명시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인다.
콜의 연구는 21세기가 시작될 무렵 고개를 든 반피해자주의를 검토하고 있지만, 그를 비롯한 여러 연구자들은 그 뿌리를 1960년대 중반의 미국 민권운동과 페미니즘 투쟁 이후 그때까지 배제되었던 집단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진 법적·사회적 개혁에 대한 반동적인 불만에서 찾는다. 보수적이고 백인우월주의적인 일부 중간계급들은 이런 운동들 덕에 흑인과 여성을 민주적으로 포용하는 방향으로 사회구조가 확장된 것에 억울함을 느끼고, 피억압집단들이 “피해자성 카드놀이”를 한다고 공격하면서 대신 자신들을 시스템의 “진정한 피해자”로 내세웠다. 이에 로버트 호위츠Robert Horwitz는 “백인 남성들이 특히 소수자 권리의 증진과 여성 혁명의 여파로 자신들이 누리던 사회구조적 특권 일부를 상실하기 시작하자 그 혁명이 피해자성의 정치라며 날을 세웠다”고 주장한다. 이런 의미에서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뒤집힌 사건은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이제야 완성된 반피해자주의 기획이었다. 새뮤얼 J. 알리토 판사의 표현대로 “비판적인 도덕적 질문”을 해결한다는 허울을 쓰고서 복음주의 극우 세력의 당파적인 주장을 많은 주에서 법적인 사실로 현실화하는 데 성공했으므로.
_ 〈피해자성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에서
성폭력 가해자로 여러 차례 고발을 당하고도 연방대법관이 된 브렛 캐버노는 2022년 다른 연방대법관과 함께 여성의 임신중단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번복했다. 자신을 억울한 피해자라고 호소하여 성폭력 고발을 무마한 그는 마찬가지로 태아야말로 무고한 피해자라고 말하며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 여성으로부터 자신의 신체에 대한 통제권을 박탈했다. 가해 용의자가 읍소하는 ‘억울함’을 존중하며 ‘중립’을 지킬 때, 진위를 가리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며 자신의 판단을 유예할 때 가장 취약한 이들은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대신 범람하는 피해의 목소리 중에 취약한 이들의 외침을 발견하고 가해자의 거짓을 가려낼 때, 정치적 무기로 오염된 피해자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3] 참고 자료
① 감정의 문화정치 - 감정은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② 불신당하는 말 - 권력은 왜 피해자를 신뢰하지 않는가
③ 남성 특권 - 여성 혐오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④ 수용, 격리, 박탈
⑤ 캐버노 스캔들과 미국 엘리트의 여성혐오, 한겨레신문 2018.10.04
https://www.khan.co.kr/article/201810030700001
강자가 빼앗아 간 ‘피해자성’…진짜 피해자는 ‘구조’에 있다[.txt](이유진 기자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209883.html
“이 사람 인생을 망치고 싶나”…성범죄자에게 쏟아내는 압도적 수준의 공감 (”남성 특권”을 소개하는 기사)
https://www.khan.co.kr/article/202108271442001#ENT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을 둘러싼 '여성 혐오' 논점 총정리 [젠더무물] [로 대 웨이드 판결 정리하는 영상]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2091613400004372?rPrev=A2022092808360001653
한국일보(hankookilbo.com)'로 대 웨이드' 판결 49년 만에 폐기... 되짚어 보는 낙태권 존폐 결정 과정과 의미 [h알파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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